보건타임즈 : 한국원자력의학원, 미세플라스틱 '체내 흡수 경로' 세계 최초 규명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 먹인 실험용 쥐, PET로 48시간 생체 내 흡수 경로' 분석
김진수·강충모 박사팀 "미세플라스틱 구체적 체내 흡수 경로 확인"
논문, 최고 권위 학술지 미국 핵의학회 '더 저널 오브 뉴클리어 메디신 온라인판'에 게재

[보건타임즈]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흡수 경로를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김미숙) 김진수·강충모 박사 연구팀(사진)은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 증가로 많은 양의 플라스틱 추정 폐기물이 해양에 유입되고 있으며 자외선이나 풍화에 마모된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물에서 검출되고 있으나, 이를 섭취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미세플라스틱의 흡수 경로, 작용 등의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연구팀은 0.2 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일회용품,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쓰이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의 하나인 폴리스티렌에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Cu-64)를 붙인 60 마이크로그램(μg)의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을 실험용 쥐에게 먹인 뒤 PET 영상으로 48시간 동안 시간 경과에 따른 생체 내 흡수 경로를 분석했다.

마이크로미터(μm)는 100만분의 1m다. 머리카락 굵기가 80μm임을 고려하면 미세한 크기다.
구리-64(Cu-64)는 대표적인 금속성 방사성동위원소로 금속성의 결합력을 이용,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에 표지가 수월한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그램(μg)은 100만분의 1g 크기다.

이후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 섭취 정도를 나타내는 PET 표준섭취계수를 분석한 결과, 위(35/1시간, 36/6시간, 37/12시간, 22/24시간, 0.2/48시간)와 장(41/1시간, 45/6시간, 33/12시간, 15/24시간, 0.7/48시간)에 24시간째까지 머무른 뒤 대부분 빠져나갔으나 반면 간(0.04/1시간, 0.02/6시간, 0.01/12시간, 0.04/24시간, 0.2/48시간)에선 초기 1시간째에 비해 48시간째에 5배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표준섭취계수는 생체 내 주입한 방사성의약품이 신체 내 부위에 얼마나 평균보다 높게 섭취되는지를 평가하는 데 쓰인다.

또 PET 영상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부위의 분포 확인을 위해 쥐의 신체 기관을 적출, 쥐가 먹은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감마 카운터로 측정한 결과, 1시간째부터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이 위, 대장, 간(PET 영상과 동일 분포), 심장(0.07/1시간, 0.21/6시간, 0.22/12시간, 0.20/24시잔), 비장(0.09/1시간, 0.27/6시간, 0.24/12시간, 0.26/24시간, 0.07/48시간), 신장(0.13/1시간, 0.42/6시간, 0.39/12시간, 0.54/24시간, 0.15/48시간), 방광(0.15/1시간, 0.48/6시간, 0.10/12시간, 0.15/24시간, 0.17/48시간), 생식기(0.03/1시간, 0.09/6시간, 0.07/12시간, 혈액(0.04/1시간, 0.08/6시간, 0.08/12시간, 0.07/24시간, 0.03/48시간), 뇌(0.04/1시간, 0.03/6시간, 0.03/12시간, 0.03/24시간, 0.02/48시간) 등 전신으로 퍼져 나간 것을 확인했다.
감마 카운터(측정 단위 %ID/g)는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시킨 시료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측정하는 장비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구분하며, 감마선은 진단용, 알파선과 베타선은 치료용으로 쓰인다.

이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인 폴리스티렌에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Cu-64) 표지를 성공, PET 기술을 활용해 한 번의 방사성 구리-폴리스티렌 경구 투여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분포를 확인한 데다, 향후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 관련 임상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진수·강충모 박사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미세플라스틱의 구체적인 체내 흡수 경로를 규명했다"며, "이를 토대로 미세플라스틱의 생체 독성 평가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원자력연구개발사업으로 진행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응용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 운영', '폴리스티렌의 위암 표적 치료 저항성 마우스 모델평가'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성과를 다룬 논문은 'PET tracing of biodistribution for orally administered 64Cu-labeled polystyrene in mice[김진수·강충모 (책임저자, 한국원자력의학원), 임창근·김현기(제1저자, 한국원자력의학원)]'란 주제로 핵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미국 핵의학회 저널 '더 저널 오브 뉴클리어 메디신(The Journal of Nuclear Medicine)' 2021년 7월 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