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교수 연구팀, 국내와 아시아 '최다 시술 경험' 보유
국내 유일, 전극 위치 재교정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수술 기법 '풀백 테크닉' 적용
수술 전 영상 기반으로 개인별 달팽이관 크기에 따른 '맞춤별 인공와우 수술법' 시행
소아 난청 대표 유전자 돌연변이 SLC26A4와 GJB2 난청 '진행양상 차이' 세계 첫 수치화
최 교수 "유전자 돌연변이 주파수별 잔존 청력 진행 패턴 고려, 인공와우 수술 시기 결정"
논문,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와 이과학 최고 학술지 'Ear and Hearing'에 게재
[보건타임즈] 귓속 달팽이관(와우, 蝸牛)의 손상이 심한 난청 환자에게는 보청기로 아무리 소리를 증폭시켜도 어음 변별이 신통치 않다.
이때 손상된 청신경 세포의 기능을 대신 청신경에 직접 자극을 주는 인공와우 장치를 달팽이관에 삽입, 이식함으로써, 말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줘 대뇌가 이를 소리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처럼 인공와우 이식을 받게 되면 청각 기능을 다시 사용하게 됨으로써 난청 환자는 언어발달과 의사소통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환자의 개인마다 수술 후 호전되는 정도가 매우 다양해 최적의 수술 효과를 얻기 위해선 적절한 장치의 선택과 수술 기법, 인공와우 이식 시기의 결정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사진 왼쪽) 연구팀[교신저자, 제1저자 이상연 전문의(사진 오른쪽)]은 다수의 연구 결과(논문 1, 2, 3)를 통해 영상과 유전자에 기반을 둔 정밀의료적 인공와우 수술 기법을 세계 최초로 정립, 주목받고 있다.
정밀의료란 개인의 유전정보, 생활습관 등 건강정보를 기반으로 해 맞춤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서비스하는 진료수단을 말한다.
최근 많이 상용화된 인공와우 수술도 정밀의학적 치료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전극 삽입 시 달팽이관의 손상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신경원 세포를 가장 효율적으로 자극하는 얇은 전극(slim modiolar electrodes)'을 이용한 인공와우 수술을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해 약 300여 건 시행하는 등 국내와 아시아권에서 최다,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 교수가 시행해온 전극을 이용한 인공와우 수술 시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거리는 치료 결과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최 교수는 이 전극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풀백 수술 기법(그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 기법은 전극의 위치를 재교정, 전극과 신경원 세포의 접근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현재까지 최 교수의 술기를 통해 수술받은 환자들에서 전극(전선)의 꼬임이나 전극 전위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으며 잔존 청력도 잘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돼 국제적으로 인공와우 수술 기법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 수술 기법을 통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38명(소아 난청 19명, 성인 난청 19명)을 분석했다.
이 결과, 달팽이관의 크기가 작을수록 같은 수술 기법 사용 시 전극 삽입 후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간격이 멀어짐을 확인, 개인별 달팽이관의 크기를 고려해 전극 삽입 깊이를 조절해야 한다는 개선점을 도출해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거리를 한눈에 확인할 새로운 영상 평가 지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수술 과정에서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살펴보며 접근성을 최적에 맞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최 교수 연구팀은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난청 진행양상의 차이점을 분석한 연구를 통해 정밀의학적인 인공와우 수술법의 근거를 제시했다.
소아 난청에서 가장 흔한 원인인 SLC26A4 유전자(에바스 기형의 원인 유전자)(22명)와 GJB2유전자(8명) 돌연변이에 의한 난청 환자를 비교, 분석했다.
이 연구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난청 진행양상의 차이점을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수술 전 저음역에서 잔존 청력이 유지된 소아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3년 이상 청력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한 결과, SLC26A4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난청의 진행 속도는 1년 평균 10dB 이상인 반면, GJB2 유전자는 1년 평균 5dB로 유전자에 따라 상이한 것을 밝혀냈다.
또 대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라 할 수 있는 이 두 유전형에 따른 난청 진행 속도를 저·중·고주파수 별로 수치화해, 향후 인공와우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최병윤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전 영상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철저한 개인 맞춤별 인공와우 치료를 하는 만큼,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난청은 최대한 청각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청력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적극적으로 검사에 참여해 자신의 달팽이관 크기가 어떠한지, 난청 유전자 유무는 어떠한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 치료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다룬 논문은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와 이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이어 앤 히어링(Ear and Hearing)'에 각각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