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세계최초로 개발한 '질식 하이푸 치료기'로 자궁근종 치료

김기동 교수팀, 국내 초음파 전문기업과 협력, 서울대병원과는 '안-유' 공동 연구
2017~2019년 자궁근종 여성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 입증
고강도 초음파 투과시켜 열로 근종 소작 '자궁' 보존하는 대표 비수술
김 교수 "고통받는 자궁근종 여성 삶의 질 개선에 유용할 것"
논문, 유럽 산부인과 '생식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 연구진이 세계최초로 개발한 질식 하이푸 치료기로 자궁근종을 안전하게 치료할 기회가 만들어졌다.
치료성적은 특별한 부작용 없이 기존 복식 하이푸 치료기와 유사, 효과를 입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사진) 연구팀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계최초 질식 하이푸 치료기를 활용해 자궁근종을 치료한 연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세포가 자라 형성된 양성 종양이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의 약 5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
게다가 단독으로 생기거나 다발성으로 발생하며 크기가 다양한데 다, 근종이 작을 땐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클 때는 생리나 임신 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근종이 커질수록 심한 생리통이 동반하며 과다한 생리량으로 빈혈을 유발뿐 아니라 자궁을 변형시켜 불임이나 반복적으로 유산을 일으켜 반드시 서둘러 치료할 필요가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과 비수술로 나뉘며, 최근엔 비수술적 치료의 대표 방법으로 하이푸(HIFU;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치료 측면에선 수술치료가 근종을 물리적으로 제거해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 있으나,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의 근종이 있을 때는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
이때는 전신마취를 한 후 수술하게 돼 여성호르몬 불균형, 불임 등의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수술치료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하이푸 시술은 고강도의 초음파를 한 점으로 모아 복부에 투과시켜 자궁근종을 열로 소작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해 수술과는 접근 방식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여기에 개복과 절개의 과정 없이 치료, 출혈과 수술 흉터가 생기지 않을뿐더러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이에 부담과 부작용 등의 우려가 적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하이푸 치료기는 모두 복부를 통해 초음파를 전달해 치료하는 자궁근종 사이에 장이 끼어 있거나 자궁근종이 골반 깊이 위치했을 땐 수술치료를 해야만 사례가 종종 발생,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필요했었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교수 연구팀이 국내 초음파 전문기업과 협력, 세계 최초로 질식 하이푸 치료기를 개발한 후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재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자궁근종으로 심한 증상이 앓던 여성 13명을 대상으로 질식 하이푸 치료를 시행, 치료 직후 비관류용적률과 증상의 호전 정도, 부작용 여부를 분석했다.
이 결과 근종의 괴사율을 나타내는 비관류용적률(자궁근종이 치료되어 피가 통하지 않는 부피)은 76%로 기존 복식 하이푸 치료기와 유사한 성적을 나타냈다.
자궁근종으로 발생하는 증상 정도를 평가한 항목에선 치료 전 67점에서 33점, 치료 후 생리통증도 51점에서 21점으로 호전됐다.
또 자궁근종으로 피해를 본 삶의 질을 평가한 항목에선 치료 전 41점에서 73점으로 향상됐으며 치료 후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 교수는 "질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복부 하이푸로는 하기 어려운 자궁근종을 치료할 수 있다"면서 "근종 부위를 정밀하게 초점을 맞춰 치료 범위를 설정한 뒤 적은 에너지로 자궁근종을 소작하게 돼 합병증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기술로 세계최초의 질식 하이푸 치료기를 개발,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면, 앞으로 자궁근종으로 고통받는 여성에게 다양한 치료 선택지를 제공,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를 다룬 논문은 산부인과 분야 저명 저널 '유럽 산부인과 생식의학회지(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