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데이터모델(CDM) 활용, '항경련제 부작용 발생빈도와 약제별 특성' 확인
뇌전증 클리닉 환자 1,344명, '복용한 항경련제와 약물 사용 기간 중 혈액검사 자료' 분석
이미 알던 '부작용 정확한 빈도 +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던 문제' 찾다
제약사 '시판 후 조사(PMS, Post Marketing Surveillance)' 대체 가능성도 검증
논문, '국제뇌전증 퇴치연맹(ILAE) 공식 저널(Epilepsia)'에 게재
[보건타임즈] 장기(長期) 약 복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빈도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더욱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희(사진 왼쪽), 김헌민 교수(오른쪽), 디지털 건강관리연구사업부 유수영 교수 연구팀은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을 활용,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항경련제를 장기 복용하는 소아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약물 부작용의 빈도를 분석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통데이터모델(CDM, Common Data Model)은 빅데이터 분석 방법이다.
과거 간질이라고도 불렸던 뇌전증은 경련,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만성질환 중 하나다.
이 질환은 한국인의 0.8~1.2% 정도가 앓고 있다.
이 질환자는 약물 복용을 통해 뇌전증 발작을 예방하는 것이 주된 치료인 만큼 수년 혹은 이상의 장기간 항경련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약물을 복용하다 보면 비교적 가벼운 이상부터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약물, 특히 장기간 사용하는 약에 대해선 부작용의 양상과 정확한 빈도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약물 부작용은 시판 전 임상시험 단계나 시판 후 조사와 같이 매우 제한된 숫자의 환자에게서만 평가가 이뤄진다.
실제로 약물을 사용하는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비식별화, 구조화가 완료된 의료정보시스템 빅데이터의 분석도 해냈다.
공통데이터모델이란 의료 데이터를 다양한 임상 빅데이터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비식별화해 데이터 구조와 용어를 통일해 분당서울대병원 약 170만 명 환자의 OMOP(오몹)-CDM 데이터베이스가 연구에 사용했다.
OMOP-CDM은 의료기관별 다른 용어, 형식 등의 전자의무기록 정보를 표준화된 구조로 변환하는 데이터 모델이다.
연구엔 2003년부터 2017년까지 14년 동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뇌전증 클리닉에서 치료받은 약 5,000명의 환자 중 1,344명의 환자가 실제 복용해온 항경련제와 약물 사용 기간 시행한 혈액검사 자료가 활용됐다.
가장 많이 사용된 다섯 가지 항경련제를 기준으로 복용 기간에 이뤄진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빈혈, 혈소판 감소증, 백혈구 감소증, 저나트륨혈증, 갑상선 기능 이상, 간 기능 이상 등의 이상소견을 분석해 들어갔다.
통상 약물의 부작용을 연구할 때는 대상자 한 명 한 명의 익명화된 의료정보를 수작업으로 분석, 이상소견을 확인해야 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CDM 데이터를 활용해 소아 뇌전증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항경련제로 나타난 혈액검사 이상소견 전체 정보를 분석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미 알던 각 약물이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의 정확한 빈도는 물론, 이전에 잘 알려지지 않던 약물 부작용도 확인했다.
이 연구를 주관한 황희 교수는 "단일 기관에서 1년 이상은 수행해야 하는 약물 부작용 사례 관찰을 새로운 빅데이터 접근 방법인 공통데이터모델을 통해 수개월 안에 마쳤다"며 "분산형 연구 모델인 공통데이터모델의 속성상 향후 다기관 연구로 확산할 시 단시간 내에 기존 제약사들의 시판 후 조사(PMS, Post Marketing Surveillance) 일부를 적은 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김헌민 교수는 "CDM 분석이 빠른 데다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색 조건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세심한 설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논문은 공통데이터모델을 이용한 항경련제 부작용 분석의 세계 최초 연구로 국제뇌전증 퇴치연맹(ILAE) 공식 저널(Epilepsia)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2 18:46:06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