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백만 명 국가단위 '세계최초 코호트 연구결과'
9년간 추적 관찰한 '국내 첫 뇌동맥류 역학 보고'
한국, 1년에 '약 2만7천명 환자' 발생 (2015년 인구 기준)
김택균 교수팀 "맞춤의학의 기초마련에 큰 밑거름" 기대
[보건타임즈] 나이가 많거나 고혈압, 심장질환이 뇌동맥류 발병에 매우 중요한 인자로 확인됐다.
또 여성에게서 뇌동맥류 발병위험도가 남성보다 1.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표 발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여성 60-69세, 남성 70-79세)
게다가 고혈압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1.46배, 심장질환자는 2.08배, 이들 질환의 가족력이 있을 때 1.77배 더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뇌동맥류환자는 2015년을 기준 잡아 전 국민 중에서 1년에 약 2만7천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대규모 국가단위 코호트 연구를 통해 파열성 뇌동맥류와 미파열성 뇌동맥류의 국내 발병률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요인을 밝혀낸 국내 첫 뇌동맥류 역학 보고여서 관심을 끈다. 특히 미파열성 뇌동맥류에 대한 국가 단위 연구보고로는 세계 최초라는 사실과 맞춤의학의 기초마련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택균 교수(사진)팀은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전 국민을 대표하는 약 1백만 명의 의료이용정보를 9년간(2005-2013년) 추적 관찰하며 뇌동맥류가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서 발생하는지 인년법(person-year method)을 적용, 연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뇌동맥류 발병과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를 확인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인년법(person-year method)은 추적조사대상자의 인원수와 관찰기간을 고려, 분모를 설정한 뒤 질병이상의 발생빈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측정법은 대상의 관찰기간이 상이할 때에 사용한다.
대개 1명 1년간의 관찰을 1인년의 단위로 하는 일이 많다.
연구결과 9년간의 관찰기간 동안 약 1백만 명 중 1,960명이 지주막하 출혈, 2,386명이 미파열성 뇌동맥류로 각각 진단됐다.
이를 통해 국내 뇌동맥류의 표준화 발병률은 인구 100,000명 당 1년에 52.2명(52.2/100,000인년), 지주막하 출혈의 발병률은 23.5명(23.5/100,000인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를 이끈 김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지주막하출혈의 역학정보는 국가별로 매우 상이하다. 이번에 한국의 지주막하출혈 발병도가 핀란드, 일본 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 뇌동맥류 선별검사에 대한 지침은 매우 제한적이나, 여성, 고혈압환자, 심장질환자와 가족력이 있는 경우엔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향후 고위험군 환자의 뇌동맥류 선별검사를 개정, 맞춤의학의 기초마련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라면 뇌혈관질환 전문가와 사전 또는 미리 선별검사를 상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질환의 일종으로, 뇌혈관 벽이 돌출되거나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혈관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어느 순간 갑자기 혈관이 파열돼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지주막이란 사람의 뇌를 감싼 뇌막 중 가장 바깥에 있는 경막과 가장 안쪽에 있는 연막 사이에 있는 중간 막을 지칭한다.
지주막과 연막 사이에 있는 지주막하 공간은 뇌의 혈액을 공급하는 대부분의 큰 혈관이 지나다니는 통로다. 이곳에 뇌동맥류 파열 등 뇌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게 되면 가장 먼저혈액이 고이게 된다.
뇌동맥류는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출혈 순간 극심한 두통과 구토,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며, 뇌압 상승으로 인하여 의식 저하 또는 혼수상태 등 갑작스러운 징후를 경험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처럼 뇌동맥류는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생존하는 경우에도 중증 장애 발생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꾸준한 건강검진으로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연구논문은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뇌졸중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2016년 10월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이달 13~15일 개최된 대한신경외과학회 '제35차 춘계학술대회'에서 뇌혈관분야 최우수 논문에 수여되는 '청송 심재홍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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