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최근 미용성형에서 "보톡스에 이어 치과의사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이 구강악안면외과의 범위"라며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잇따라 나옴으로써 의료계가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이유는 이렇다.
첫째는 대법원의 판결이 의료계의 영역을 불법으로 침범한 치과의사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을 구강악안면외과의 범위로 인정, 직종의 면허체계를 무너뜨렸다고 봐서다.
프락셀은 피부 진피까지 레이저로 수 천 개의 미세구멍을 만들어 여드름 흉터와 같은 가벼운 흉터, 색소 질환을 치료하는 피부과와 성형외과의사의 시술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 두 분야가 직종직군 면허 상 피부과와 성형외과의사들의 전공과목인데다 지금껏 고유영역으로 여겨왔던 보톡스에 이어 프락셀 레이저 시술분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치과의 침탈을 당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부과와 성형외과의사들이 전문적으로 종사해온 분야이기에 프락셀 레이저 시술이 의료계의 영역인 것을 확실하게 가려줄 것으로 기대했던 대법원 재판부가 치과 쪽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말 그대로 어긋나서다.
이와 반대로 치과계에선 "대법원 재판부가 치과대학 또는 치의학대학원에서 가르치는 프락셀 레이저 시술의 이론과 실무, 이를 범위로 둔 국가에서 치르는 치과의사 면허시험을 확실하게 인정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처럼 재판결과에 희비가 명확하게 갈리듯 의료계와 치과계는 보톡스를 둘러싼 영역마찰이 법정으로 옮겨질 당시부터 의료계와 치과계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으로 번져 두 직역은 물론 국민들까지 29일 대법원의 최종판결결과에 주목해왔다.
이날 대법원 재판부(주심 대법관 이기택)는 "자신의 면허 범위를 벋어나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전문분야 안면 레이저 시술을 했다"며 이씨의 의료법 위반혐의를 상고한 3심에서 "치과의사 이00씨가 한 안면 레이저 시술은 구강악안면외과의 범위에 들어가는 진료행위로 사람의 생명, 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기각, 무죄를 확정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9년 이 씨가 치과 치료가 아닌 미용목적에서 프락셀 레이저를 사용, 환자의 안면 부위의 주름과 피부 잡티를 제거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면허이외의 의료법 위반혐의로 입건되면서 비롯됐다.
이 씨의 사건은 재판에 넘겨져 2012년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2013년 2심 재판부에선 안면피부성형술과 레이저 성형술, 필러와 보톡스 시술 등 얼굴 모든 형태의 미용성형술이 치과대학 또는 치의학대학원의 교과과목의 내용인 점, 국가 치과의사 면허시험과목 인 것을 인정, 이 씨를 무혐의로 처리, 무죄를 판결했다.
당시 이 씨가 면허이외의 의료행위를 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의료계와 정당한 구강악안면외과 진료를 했다는 치과계가 서로 대립한 가운데 법원에 3년째 계류 중이었던 이 사건을 맡은 검사가 상고함으로써 29일 3심 재판의 일정이 확정되기에 이르렀다.
이 씨의 무죄소식을 전해들은 추무진 의사협회장을 비롯해 의료계는 "의사들로 하여금 다른 직종의 영역을 찬탈하라는 것과 같다. 아예 면허영역을 무너뜨리려는 대법원의 판결로 의료계로선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이렇듯 면허체계의 근본부터 흔드는 판결이 나와 우리나라 헌법적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며 재판결과에 불만을 쏟아냈다.
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는 성명서를 통해 "안면이 치과의사의 진료영역인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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