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찾을수록 실패 줄이는 대신 성공 가능성 높인다“
"제약, 업계 간 성과 공유 '한국형 R&D 전략'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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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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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타임즈] 국내 제약 산업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요즘 제약 계에선 지난해 한미약품의 8조 원대 신약대박이 한국제약 산업의 성공신화로 회자되며 온통 따라 하기에 나서 롤 모델로 자리를 잡은 기세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이 2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1회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개방형 혁신) 포럼'에 국내외 의약계의 시선이 온통 쏠렸다.
이날 포럼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 학계, 병원 관계자 700여명을 초청,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4조8000억 원에 수출하게 된 당뇨신약의 기술을 공개하는가하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엔 정기적으로 협력 업체나 경쟁 업체 등을 한자리에 모아 설명회나 토론회를 여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제약 계에선 서로 경쟁체계로 엮여 있거나 제약사의 규모가 작은데다 신약 개발구성원이 대부분 내부 인력 위주로만 이뤄져 자신들이 구축해놓은 신약정보를 공개적으로 외부에 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꺼려해 왔거나 거의 없었다.
겨우 입소문을 통해 전해지는 신약노하우를 듣거나 귀동냥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런 폐쇄적인 국내제약사의 관행은 한미약품의 총 8조 원대 신약 기술 수출을 계기로 뒷전으로 사라지게 될 것 같다.
이를 국내 메이저급제약사들이 공감하는 것은 물론 제약시장 내에 상생기류가 뚜렷해서다.
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은 "신약개발기술과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얻은 협상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며 다른 회사들과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면서 "5년 전부터 자신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매년 참석,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과 기술을 꾸준히 알려왔다"며 정보공유가 신약대박의 시발점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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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순 사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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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웅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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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선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에 있는 기술을 공개하며 이를 투자자들이 마치 투자처를 찾듯 유망 기술을 살펴보게 됨으로써 기술투자시장이 형성된다.
지난해 콘퍼런스에서 한미약품이 발표한 당뇨병 신약 기술은 사노피에 낙점돼 4조8000억 원에 수출되는 성과를 올리게 된 것이다.
이번포럼에서 한미약품이 권장하는 개방형 혁신은 외부의 벤처나 중소 제약사의 기술을 도입, 신약을 개발한다거나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개발을 협력하라는 뜻이다.
한미약품은 이번을 시작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신규로 추가한 비만, 당뇨, 항암, 자가 면역 분야의 7개 전 임상 프로그램을 비롯해 총 29개의 신약(복합신약 포함) 파이프라인 운영에 총력을 쏟고 있다.
임성기 회장은 직접 행사에 참석 "평소 제약 산업은 연구·개발(R&D)이 없으면 죽은 산업이라고 생각해왔다. 적자를 보는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계속해 오늘의 성과를 이뤄낸 것 같다"면서 "국내 제약사의 R&D 투자액을 모아도 글로벌 제약사 한 곳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업계가 서로 돕는 한국형 R&D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9년부터 진행해온 신약기술 개발방향과 수출 전략도 공개했다.
정리하면 이렇다.(사진 포럼)
첫째 국내는 물론 전 세계시장으로 시각을 넓혀 가장 수요가 많은 만성질환, 당뇨병, 심장질환 등 질환치료 신약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투자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는 거다.
국내제약사로선 신약개발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무엇보다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0.01%이하로 극히 낮아 실패할 리스크가 크지만 수조원의 매출을 가져다줄 '돈 버는 신약'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뜻이다.
'돈 버는 신약'은 연구개발, 허가등록, 출시, 마케팅, 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의 역량이 집결된 산물이기 때문이다.
돈 버는 신약이란 수요가 커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치료약을 말한다.
두 번째 정확한 정보망 가동이다. 개발될 신약의 판매와 직결될 질환의 시장수요와 제약시장의 흐름을 늘 파악하라는 것이다.
가령 전 세계가 한국처럼 노인인구수가 증가하면서 노령화로 생기는 노인질환 즉 만성질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거다.
미국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1946년 출생)의 고령화로 의료비가 GDP 성장률을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2017년까지 매년 약 6.7%의 의료비가 증가해 미국 경제의 약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는 미국 의약품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세계 제약시장을 늘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의약품소비수요가 가장 큰 중국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여기에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 없는데다 개발 기간이 짧아 약값이 저렴한 제네릭과 Biosimilar 시장’진입, 신약개발제약사와 R&D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미약품의 당뇨신약대박도 이 부류에 속한다.
요즘엔 각국 정부조차 제네릭의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부담이 되는 의료비 재정 적자를 덜기 위한 중요한 수단 제네릭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의료비 재정 축소에 도움이 되는 Biosimilar 시장의 성장도 빨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대신 보호막이 될 수 있는 특허가 없어 제약사간의 제품경쟁이 치열해 자연스럽게 가격경쟁으로 번져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부분은 국내제약사들도 너무 잘 안다.
다국적 제약사는 투자 포인트로 상대제약사의 ▲합성신약, 바이오의약품, 천연물의약품 등 신약개발력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돈 잘 버는 신약 ▲정부 약가정책에 민첩하게 대응할 능력 등 3가지를 집중 살펴본다.
이 점은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로선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정보다.
이 3가지 신약 후보 약은 각각 물질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연구개발 시스템과 노하우를 요구해 투자자로선 투자협상에서 개발사 파트너의 저력을 꼼꼼하게 따져 성사가 쉽지 않다.
손지웅 부사장은 "한 개의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 판매하기 위해 최소 다섯 파트너와 만나 협상한다는 것은 마케팅의 기본원칙"이라면서 "더 많은 투자자를 찾을수록 불확실성을 줄이는 동시에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신약개발의 핵심 성공 요인과 경험을 전했다.
이후엔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들이 개발해온 기술을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브릿지바이오 이정규 대표는 바이오텍의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KIST 심태보 연구센터장은 표적 지향형 신약개발, 레코켐바이오 김용주 대표는 신약벤처의 후보물질 발굴과 국내 제약사의 임상 중기 개발, 글로벌 제약회사의 profit-sharing이 연결되는 '3자 분업방식'의 오픈이노베이션, 압타바이오 문성환 사장은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췌장암, 혈액암, 간암 등 자체개발하는 신약 후보 물질을 공개, 발표했다.
이밖에 국내 중소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 성과와 신약 개발 현황을 전시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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