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국내에서 확인된 이후 10여일 남짓 지난 지금은 2명 사망에 25명이 감염돼 온통 메르스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진원지로 알려진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빼고는 세계에서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다.
이에 메르스 첫 발병지역이었던 경기도 평택, 수원 주변 소재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 환자를 치료했던 의료기관 9곳의 주변 학교 20여 곳은 예방차원에서 2~3일부터 임시휴교에 들어갔거나 돌입한다.
여기에 의심받았거나 확진 환자가 응급치료와 검사를 받았던 의료기관 9곳(사진)이 즉시 감염될 경계병원으로 명단에 올라 인터넷상에 나돌면서 메르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메르스가 확산되자 중국, 홍콩, 일본 등 주변국들은 일제히 방역 경계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사정은 3차 감염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메르스의 입소문이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는 “전날을 기준 잡아 밤사이 메르스 환자가 총 25명으로 늘었으며 이중 6번째 환자와 25번째 환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6번째 환자 000(71)씨는 지난달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그는 5월15일 최초 환자 접촉 전부터 발열 등 증상으로 입원치료 중이던 사람으로 B병원에서 지난 달 15~17일 사이 최초환자와 접촉 후, 2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자로 2011년 신장암으로 신장적출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담당 주치의는 "사망자의 기저질환이 면역력 약화나 호흡기 질환의 발병과 관계가 있으며, 메르스 감염 후 임상 경과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5번째 환자 000(57)씨는 천식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입원치료 중이었다.
그는 B병원에서 같은 달 15~17일 사이 최초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으며 이후 상태가 악화돼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이 환자는 천식, 고혈압, 관절염에 의한 스테로이드 복용이 원인인 의인성 쿠싱 증후군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었다.
그는 지난 20일 첫 환자 발생 직후 당국이 격리 조치한 밀접접촉자명단엔 들어가지 않았다.
이후 당국은 추가 조사를 통해 지난달 31일이 되서야 첫 환자와 접촉한 사실을 안 뒤 격리 조치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숨진 이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메르스 3차 감염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추가 감염자는 모두 6명으로 4명은 B병원에서 첫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한 환자 또는 가족이었다.
이들 모두가 첫 환자로부터 메르스 균이 옮겨진 2차 감염자다.
나머지 2명은 D병원에 있던 2차 감염 16번째 환자와 지난달 28~30일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다.
이들은 3차 감염자가 되는 셈이다.
이에 민관합동대책반은 "2명의 경우 의료기관 내 감염이다.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기는 이르다거나 어렵다"고 말했다.
韓 메르스 확산에 놀란 주변국 ‘일제 방역’ 강화
중국, 홍콩, 일본 ‘한국발 입국자 감시체계’ 준비
한국에서 메르스가 확산되자 중국, 홍콩, 일본 등 동북아 주변국들이 일제히 메르스 방역강화에 들어갔다.
이들 국가는 메르스 의심 환자가 아무런 제지 없이 중국 여행을 하는데다 사망자와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한국사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한국의 방역시스템에 불안한 시선을 바라보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한국 발 항공기를 탄 승객들이 드나드는 베이징 국제공항 등을 중심으로 방역체계 강화에 들어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과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등 방역기관들이 메르스에 대응할 조치 등을 지시한 공동 문서를 하부 기관에 발송, 본격적으로 방역체계 강화 준비에 착수했다.
홍콩 보건당국은 한국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서울을 다녀온 여행객을 특별 감시하는 등 방역 체계를 강화했다.
2~14일 전 서울의 의료시설 등 메르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을 간 적 있는 여행객이 고열과 호흡기 질환 등 메르스 유사 증상을 보이면 치료를 위해 즉시 격리 조처하는 것은 물론 발 빠르게 바이러스 검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보건당국은 또 병원 응급실과 외래 진료소 방문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한국의 메르스 환자가 진료 받던 서울의 의료시설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고열 등이 있는 환자에겐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서 인플루엔자 유사 환자 격리구역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일본은 한국에 머물다 입국하는 이들을 상대로 중동 방문자와 같은 수준의 방역을 적용할지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후생노동성이 몇 주 사이에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난 한국사정을 감안해 머문 후 일본에 입국한 이들에게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공항 검역소 등에서 상담 후 확인 즉시 격리토록 방역체계에 들어갈 것을 검토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조치는 현재 메르스 다발지역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물론 주변국 등 중동에 체류하다 일본에 온 이들에게 시행되고 있다.
이처럼 메르스 공포가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으로 퍼져가고 있지만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기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일 의학계와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함께 투여하고 있지만 뚜렷한 치료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다.
문제는 메르스의 임상이 어려워 백신 개발에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거나 에볼라 백신처럼 개발에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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