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병실서 촬영 ‘극중 밝고 개방된 정신과 병동 이미지’ 부각
지난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사진 캡쳐 컷/이하 ‘괜사랑’)가 그동안 우울하고도 어둡게만 인식됐던 전신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벽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재열(조인성 분)과 지해수(공효진 분)가 펼치는 달달하면서 가슴 설레는 로맨스의 전개와 함께 정신과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마음의 병을 앓는 환자들이 매 회 등장, 각 아픈 사연을 그려가며 공감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극중의 정신과 병동은 명지병원 해마루에서 직접 촬영돼 사실감을 높였다.
이 드라마 자문을 맡았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국소담 교수(tkwls)는 이번 드라마가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논평했다.
조현병(정신분열증)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함께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이 정신분열증은 예후가 좋지 않는데다 만성적인 경과를 보여 환자나 가족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준다.
국 교수는 “드라마에서 조현병이 누구든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잘 그려냈다. 멀리 꺼려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보여 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다만 드라마 내용이 의학적인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조현병의 주된 증상은 환청(幻聽), 장재열에게서 나타나는 환시(幻視)로 나타난 것)를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할 부담 때문에 환청보다는 환시 쪽에 포커스를 맞춘 제작진의 시도를 충분히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방송을 타기 전에 가진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노희경 작가가 밝힌대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또 다시 폭력적으로 다가서는 우리 사회의 편견과 무지를 깨는 것”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들 입장에선 처음부터 정신병에 대한 이해가 있을 수는 없었다.
당시 예고편과 제작발표회 등을 통해 정신병의 사례가 등장한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었다.
의학적 관심은 뚜렛증후군 박수광 역(이광수)에 대한 질문과 염려를 넘어서, 같은 증상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의 이광수 출연 중지 요청이 쇄도했다.
시청자 중 뚜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부모라고 밝힌 조00씨는 ‘괜사랑’ 홈페이지 게시판에 “배우 이광수 씨가 극중 틱장애우로 나온다고 들었다. 혹시 틱장애에 관한 좋지 못한 선입견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져 힘겹게 버티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많은 틱장애 아와 부모에게 아픔과 상처가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면서 “이러한 어려운 입장을 헤아려 희망의 메세지로 그려주시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또 드라마가 시작돼 박수광의 뚜렛 증세가 과장되자 시청자들은 퇴출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으며, 방송국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였다.
하지만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서서히 조현병(스키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종영 후엔 스키조 환자라고 밝힌 이00씨가 “환자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통해 일반인들의 정신분열증에 대한 편견이 조금이나마 깨졌다. 많은 위로와 희망을 얻었다”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좋은 환자들을 다뤄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임00씨는 “과거엔 정신병 하면 ‘미친X’로 여겨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괴물 같은 존재로만 여겼지만 ‘괜사랑’이 전해 준 정신분열증이란 ‘마음의 감기’라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 교수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일반인들의 조현병과 정신과 병동에 대한 편견을 줄일 수 있던 것은, 평소 가지고 있던 폐쇄적이며 어두운 이미지를 개방적이면서 자유분방한 정신과 병동을 사실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말끔하게 해소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괜사랑’에서 장재열이 입원했던 장면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의 반 개방형 정신과 병동 ‘해마루’에서 촬영된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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