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태우다 화상 55%, 1년간 학업 중단‥치료 위해 ‘한국행’
“비행기 조종사 돼 하늘 날고 싶어요”
11살 몽골소년이 바라던 비행기 조종사 꿈을 꿀 수 있게 됐다.(사진 진군과 어머니)
한림대한강성심병원(병원장 전욱)과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이사장 윤현숙)이 미래의 비행기 조종사를 꿈꿔왔던 몽골 소년의 화상 치료에 힘을 모음으로써 영원히 잃어버릴 뻔했던 장래의 희망을 또다시 품게 됐다.
주인공은 몽골국적의 진군(11․남)이다.
이 아이는 사고로 화상을 입은 건 2013년 6월 12일이다.
사고는 가벼운 장난으로 시작됐다.
진군은 형, 동생들과 집 앞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장난을 하다가 뜨거운 불길에 휩싸여 몸과 오른쪽 어깨, 겨드랑이, 얼굴과 턱 밑쪽에 화염화상 55%를 입었다.
이 아이는 사고로 입은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몽골에 있는 울란바트로병원에서 피부이식수술을 4차례 받았지만 현지 의료기술로는 한계에 부딪혀 아픈 몸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던 데다 가정형편도 그리 좋지 못해 부모조차 자포자기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 소년과 가족들의 사정이 몽골에서 활동 중에 있는 허성환 선교사에게 전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허 선교사가 화상치료에 입지가 단단한 한림화상재단에 이 아이의 치료를 의뢰하게 됐다.
재단은 진군을 한국으로 초청하게 됐으며 지난 4월 28일 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진군은 화상으로 겨드랑이와 팔, 몸에 근육이나 힘줄이 심하게 수축돼 구축이 일어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했다.(사진/환자카드)
게다가 그의 겨드랑이 부위에 구축이 많이 진행돼 당장 피부이식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구축이란 다른 사람이나 기계 또는 외부의 힘을 빌려 관절 운동을 하더라도 비정상적으로 제한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성형외과 이종욱 교수가 오른쪽 어깨 부위와 턱 부위 2번의 피부이식수술을 시행, 26일 현재 드레싱 치료를 하며 회복에 힘쓰고 있다.
4남매 어려운 가정 형편
‘비행기 조종사’ 꿈꾸며 힘든 치료 견뎌내는 진군
현재 어머니와 함께 한국 땅을 밟은 진군의 가정형편은 그리 좋지 못하다. (사진 의료진)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화상 치료를 받느라 1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한 진군은 고등학교 1학년의 형과 초등학교 1학년 여동생, 어린이집에 다니는 막내 동생이 있다.
아버지는 자동차관리사로 일하며 월 40여만 원의 월급을 받아 6명의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진군의 가족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한국에 입국조차 힘들었지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나눔의료사업의 대상자로 올해 초 추천돼 다행히 항공료와 방한 중에 체재비를 지원받아 치료의 기회를 얻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사회사업팀 황세희 사회복지사는 “진군의 성격이 내성적이라 표현이 서툴며 낯설어하기도 하지만 힘든 치료를 잘 이겨내고 있다”며 “다시 몽골로 돌아가 건강하게 또래 친구들과 학교를 다니고 뛰어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다”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과 한림화상재단은 진군을 위해 치료와 치료비를 각각 맡아 후원에 나서 치료비 마련을 위한 온라인 모금을 펼치고 있다.
진군은 오는 30일 퇴원해 몽골로 돌아갈 예정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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