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현행 ‘인삼산업법’으론 기준과 관리체계 미흡”
한의계가 관리돼야 할 의약품대상에서 ‘인삼’만큼은 빼선 안 된다며 지적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는 인삼을 ‘약사법’이 아닌 ‘인삼산업법’에 따라 제조, 검사, 판매, 유통하자는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반대한다며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사항으로 이 개정 법률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1년 1월, 안전성을 강화, 판매와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는 취지에서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규정’을 개정, 농산물 한약재까지 엄격하게 규제하는 동시에 관리해왔으나, 지난 2012년 8월과 11월 국회에 ‘인삼의 제조, 검사, 판매 유통을 인삼산업법에서 관할토록 법안’이 발의돼 논란에 휩싸여왔다.
다시 말해 의약품대상에서 ‘인삼’을 빼 식용 농산물이나 가공식품으로 관리하자는 뜻이다.
이에 한의사협회는 “인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약재로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약사법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감독돼야 한다”며 “이중 인삼만 검사기준과 관리체계가 미흡한 인삼산업법으로 관리, 감독하려는 것은 국민건강은 도외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반대의 목청을 높였다.
한의협은 반대하는 이유로 약사법보다 미흡한 인삼산업법의 의약품 검사기준과 관리체계를 꼽았다.
한의협은 “현행 약사법의 경우 제조업 허가기준에 제조관리자로 약사 또는 한약사 의무배치와 입출고 시 총 2회 품질검사를 거치토록 하게 한 반면, 인삼산업법에선 신고로만 제조, 검사, 판매 유통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질병치료나 처방에 중요약재로 사용되는 인삼의 오남용 소지를 법제화시키는 오류를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의협은 인삼산업법엔 제조관리자 배치규정조차 없는데다 단 한 차례의 품질검사만 허용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의약품의 관리․감독보다 인삼의 오남용 소지를 남긴 법 개정에 결코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불량 의약품 적발 시 약사법에선 회수나 폐기명령을 할 수 있으며, 대상도 기준치 이상의 잔류농약과 중금속, 잔류이산화황, 곰팡이 독소, 벤조피렌 등이 검출됐을 때로 매우 엄격하지만 인삼산업법은 농약잔류허용기준을 초과 시에만 수거, 폐기대상이 된다”면서, “재검사도 연근검사 착오 율(4년 근, 5년 근, 6년 근 등)에 따라 실시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의협은 “만일 인삼산업법으로 관리한다면 인삼이 약사법상 ‘한약규격품’에 들어가는 여부도 지금으로선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이처럼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내용을 국회가 왜 입법화하려는 이유조차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한의협은 “인삼의 경우 다른 한약재처럼 오남용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의약품으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다른 한약재와 형평성 문제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한약재 관리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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