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희귀 크론병에 ‘인동덩쿨꽃’ 효과 입증

사진 ▲) 크론병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최근 밝혀진 인동덩쿨꽃(금은화).

요즘 염증성 장 질환의 크론병이 주목받고 있다.
이 질환은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명 연예인이 ‘입부터 소화기관 끝까지 염증이 생길 수 있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고 투병 사실을 고백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겨 복통, 설사, 혈변 등을 유발한다.
이 병은 원인이 불분명해 치료가 어려운데다 만성적으로 염증이 지속되며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치질의 일종인 치루나 대장암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크론병 환자 수는 약 1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서양식 식단의 증가로 수가 급증하고 있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원장 박동석)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사진) 연구팀은 크론병(염증성 장질환)에 인동덩쿨꽃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논문이 유명 SCI급 저널 '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게재됐다.

인동덩쿨꽃(논문표기 금은화(金銀花, Lonicera japonica))는 산기슭이나 길가에 나는 겨우살이 넝쿨의 꽃이다.

연구팀은 실험 과정에서 시약(dextran sulfate sodium)을 쥐에게 약 1주일간 음용하게 한 뒤 설사, 혈변 등의 대장염을 유발시킨 후 실인동덩쿨꽃 추출물을 농도별로 투여한 군과 대조군을 비교해 장길이, 체중, 혈변 등 여러 증상의 변화 등을 관찰했다.

이 결과 농도가 높은 인동덩쿨꽃을 투여할수록 체중과 대장 길이를 보호한다는 것으로 밝혀냇다.
대개 대장염은 심해질수록 체중이 줄어들면서 대장의 길이가 짧아진다.
실험 쥐에 인동덩쿨 꽃을 500㎎/kg의 농도로 투여했을 때, 대장염 상태와 비교한 결과 체중 감소는 약 30%, 짧아지던 대장 길이는 약 50%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아래 두 개의 그래프)

▲) 금은화 500㎎/kg를 투여했을 때 5, 6, 7일차에서 체중이 상대적으로 덜 줄어든 것을 나타낸 그래프.

▲) 왼쪽은 전형적인 대장 길이를 보여주고, 오른쪽은 평균 대장 길이를 나타낸다.
흰 그래프는 정상, 검은 그래프는 대장염 상태다. 회색 그래프의 농도가 진해질수록 금은화의 농도가 20, 100, 500으로 높아졌으며 평균 대장 길이는 길어졌다.

또 인동덩쿨꽃은 혈변을 줄여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호전시켰다.

박재우 교수팀은 뚜렷한 치료제제가 없는 난치성 크론병에 인동덩쿨꽃이 항염증 효과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면역 T세포로 인한 염증을 악화(Th1/Th17 pathway)시키는 기전을 억제시킨다는 것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2012년 열린 국제 보완의학 연구 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n Complementary Medicine Research, ICCMR) 등 유명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돼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한국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재우 교수는 “앞으로 다양한 한약재로 추가 연구를 통해 염증성 장질환(크론병)에 대한 한방신약을 개발하면서 한의학적 치료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