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마음먹게 되면 76%가 한 달 전에 의사를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1차 의료에서 자살을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처럼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들의 적극 참여하는 우리나라 자살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자살예방 전문교육 강사 양성 워크숍’이 19일 의협 동아 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워크숍은 전국 각지에서 약 60여명의 의사가 참석해 국내 자살 현황과 자살예방에서 의사 역할의 중요성, 자살의 법적 책임, 자살의 원인과 예방 전략, 자살의 위험요인, 자살위험성 평가와 대처방법 등에 대한 강의로 치러졌다.
이 행사는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와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가 공동주최하고 의협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위원장 김형규)와 한국자살예방협회(회장 하규섭)가 공동주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자살한 사망자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만 5566명으로 33분마다 1명꼴이며,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는 42.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워크숍의 강사로 나선 이유진 가천의대 정신과 교수는 "자살 사망자의 90% 가량이 사망 1년 전에 1차 의료서비스를 찾았으며, 1달 이내 이용자는 76%에 달한다”며 "동네의사들이 자살 고위험 군을 자주 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살예방에 관한 교육은 겨우 18.8%(35명)만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 예방 교육의 필요성은 93.5%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 교수는 “자살은 여러 원인 중 우울증과 알코올, 약물의 사용이 가장 큰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일차의료기관 의료인들이 자살 예방 교육을 받으면 자살률을 연간 22%에서 많게는 73%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며 자살 고위험자들을 자주 만나는 동네의원의 1차 의료 단계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국립서울병원과 국립정신보건교육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한 ‘일차의료의사를 위한 자살예방 교육’ 연구에서 자살 위험요인을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으로 나눠 각각의 원인과 대처방안들을 설명했다.
신체질환의 경우 신경과, 내과, 가정의학과를 방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경험자가 약 23%이며 7.4%는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질환은 자살한 사람이나 시도한 사람의 80~90%가 진단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환자의 67%가 자살사고를 일으켰다.
조현병(정신분열증)은 최근에 퇴원하거나 우울증상이 있고, 과거 자살 시도력이 있는 경우 위험성이 증가했다.
이 교수는 자살의 원인으로 정신역동·인지행동·사회심리 등 심리적 원인과 이기적, 이타적이며, 모방 등 사회적 원인을 비롯해 세토로닌계·노르아드레난린계와 도파민계·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 축과 코르티졸 이상·혈중 콜레스테롤 감소와 유전적 등 생물학적 요인을 꼽았다. 이와 함께 그는 단일 원인으로 우울증과 알코올이나 약물 사용 등이 위험인자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살의 단일 원인 1위 우울증 치료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이 교수는 우울증을 치료받지 않으려는 원인으로 "우울증의 경우 의지의 부족이나 나약함이 아닌 뇌의 물리적 구조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임을 알지 못하고, 의사에게 이야기할 때 증상을 모호하게 이야기하거나 정신질환이라는 낙인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1차 의료 단계에서 자살의 위험징후를 파악, 공감하고 경청함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감정표현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죽고 싶다거나, 사후세계를 동경하는 등의 언어표현을 자주 하거나, 중요한 소유물을 남에게 주고, 일상 활동에서 흥미와 즐거움을 상실한 상태에서 활기가 없는 등의 행동이 보이는 환자들에게는 공감대를 형성해 지지하는 자세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위험 군에겐 인근 정신과 병의원으로 진료의뢰, 지역자살예방센터로 안내해 줄 것을 권유했다.
의협은 앞으로 자살예방협회와 공동으로 전국 병의원에 자살예방 포스터와 브로슈어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또 전국 시도와 시군구의사회, 전문학회, 각과 개원의협의회의 연수교육 또는 학술대회 시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이번 워크숍 참가자들이 각 교육에서 강사로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의협 신민석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의사들이 앞장서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통해 절망에 빠진 이들을 죽음이 아닌 삶의 길로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향위 김형규 위원장은 “이번 워크숍 참가자들은 각 지역과 병의원에서 자살예방 전문 교육 강사로써 적극적으로 활동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살예방협회의 하규섭 회장은 “의료계가 의료인 대상 자살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함께 이 자리에 동참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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