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한국형 국제보건의료원조 모델 첫 결실

우리나라가 50여 년 전 미국으로부터 전수받은 보건의료분야의 의술과 시스템을 이제는 개발도상국에 돌려주는 첫 번째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한국형 국제의료원조 모델로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종욱-서울프로젝트’는 한국형 보건의료 원조모델로 초청연수, 장비지원, 방문을 통한 컨설팅과 공동학술회의, 장기적인 교류를 위한 인프라 구축사업의 4개축으로 구성된다.

사진) 왼쪽부터 노정일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장, 신꽃시계 보건복지부 국제협력담당관실 과장, 임정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한광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캄라 자야착 라오스 대사관, 정진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무부학장.

서울대병원 병리과 박인애 교수가 라오스국립대 의대 교수들에게 현미경에 나타난 유방암 병리조직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 프로젝트는 서울대 의과대학(학장 임정기)이 주관하고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사장 한광수)이 지원했다.

행사는 이날 21일 오후 5시 의대 제 1 교수 회의실에서 한광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캄라 자야착 라오스 대사관, 신꽃시계 보건복지부 국제협력담당관실 과장, 임정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장과 8명의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 초청연수 수료식과 장비 기증식으로 치러졌다.

이번에 수료하는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는 Somsouk Phanhkongsy(미생물학), Bounleuang Kousonh(병리학), Sysavanh Ratypanya(약리학), Dalounny Phatthananouluck(해부학), Chanhpheng Pathana(생리학),Vilounna Sanaphay(소아혈액학), Phimmasone Sirimanohtham(산부인과) Somchine Sisavath(내분비학)으로 총 8명이다.

이번 연수는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와 라오스 보건부 간의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서울의대와 라오스 국립의대가 서명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WHO(세계보건기구) 전 사무총장의 이름을 딴 ‘이종욱-서울프로젝트’는 서울의대가 1950년대 중반 미국 미네소타대가 주도한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구미 선진 의료기술을 만나국내 보건의료인력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보건의료지식과 기술을 나눔으로써 개도국의 보건의료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한국 원조 프로그램 일환으로 미네소타대에 의뢰, 지난 1955년부터 1961년까지 7년 동안 서울대 의과대학 등에 교직원의 자질향상과 장비지원 등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총 226명의 서울대 교수요원은 3개월에서 4년까지 미국 연수를 받았으며, 총 59명의 미네소타대 자문관들이 15일에서 길게는 7년여 동안 한국에 상주하면서 대학 교육체계 전반을 자문하고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과 서울대병원의 초석이 됐다.

이번에 수료하는 라오스 국립의대 8명의 연수교수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21일까지 서울의대에서 개인별 전문과별 교육과 한국어, 영어 교육, 의학교육과 리더십, 의학연구의 기초, 보건통계와 역학, 의료정책과 지역사회의학 등 공통교육을 이수했다.

공통교육은 워크숍과 현장 견학의 형태로 운영돼 개인별 상담, 멘토링, 코칭을 통해 연수교수 개개인의 맞춤형 교육으로 치러졌다.
전공별 교육은 개인별 맞춤 강의, 실습 프로그램을 편성시켜 운영하되 각 교실의 저널클럽, 세미나, 컨퍼런스, 전공의 교육프로그램, 외부에서 개최되는 학회 등을 활용했다.

또 연수효과가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연수를 마친 교수들이 귀국 후 학술과 진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 연수교수들에게 필요한 교재, 초음파 기기, DNA 분석 장비, 학생 실습용 장비등도 지원한다.

컨설팅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 5월, 서울의대 교수 4명이 라오스 국립의대를 방문, 워크숍 개최와 현장 교육, 컨설팅을 한 바 있다.
서울대 의대는 앞으로 장단기 계획에 따라 지속적인 교수요원을 파견, 시스템 구축을 도울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19년 말까지 총 9년 동안 진행된다.
내년에는 연수생 7명을 선발, 연수할 계획이다.

라오스는 국립의과대학이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보건의료수준이 낙후돼 있다.
라오스 국립의대는 한 학년 학생전원이 한 교실에 들어가 실습도 제대로 못하고 강의만 듣다 졸업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사회주의 교육시스템과 의료시스템을 겨우 갖춰 최신 기술 습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솜숙 교수는 “한국의 수준 높은 의학, 의료시스템. 의료기술을 전수받게 돼 영광” 이라며 “이번 연수를 통해 라오스의 질병 사망률을 낮추고 건강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현지 보건의료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임정기 서울의대 학장은 “이종욱-서울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우리가 의료선진국으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개발도상국에 돌려주는 위상을 갖는 보건의료분야의 한국형 국제원조의 좋은 모델로 정착 시키겠다. 동시에 이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한국의 의학, 의료시스템 및 의료기술 수준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또한 향상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