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장기이식활성화 나눔 정신에 있다

다노비치 교수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고 대기 중인 한국인 장기이식희망자가 약 1만 3,000명에 이르고 있다.
하루하루 연명하는 이들의 장기이식을 활성화하려면 어떤 묘책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함께 펀드마련이 필요하며 이식 희망대기자에게 실질적인 희망을 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장기기증자를 확산시키는 나눔의 정신이라고 입을 모은다.

◆홍보와 교육 필요
이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의료인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동이 미미한 편이다.
이유는 재정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 대한이식학회를 비롯해 생명잇기,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생명나눔실천본부 등 많은 전문가 단체가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사업들이 보류되거나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단체에 적극적으로 펀딩을 하려는 기업도 쌍벌죄가 시행되면서 대가가 있는 리베이트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벽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기증활성화는 곧 삶의 질 향상
정부가 장기기증 활성화에 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경제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병을 앓게 되면 가족 모두가 환자로 살 수밖에 없는 여건 때문이다.
최선의 방법 중 하나가 장기이식이다.
투석환자의 경우 1주일에 3번씩 받으러 가는 것보다 신장이식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족 전체에 생기를 불어 넣을 수 있고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이식을 받은 많은 가족들은 “수술 전에는 집안의 분위기가 우울했지만 이식 후에는 집에 생기가 돈다”고 밝힌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비용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한이식학회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신장이식환자의 경우 약 2년 내에 치료로 인한 비용보다 이식을 통해 거둘 수 있는 비용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를 주도했던 연세대의대 김순일 교수는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이식활성화는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원정 이식은 상대국 이식대기자의 기회 뺏는 것
이식활성화는 국내 의료진의 수준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세계의 이식문화흐름을 알리려고 한국을 찾은 다노비치 박사는 “기증자가 없어 다른 나라로 원정을 가는 것은 상대국 이식대기자들에 대한 기회를 뺏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기증자의 동의를 받아 이식 수술이 더 발전된 나라를 찾아가 수술 받는 것은 이스탄불선언에서도 보장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기증자를 동반해 한국으로 오는 장기이식수술자의 방한이 늘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료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경제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동반하는 기증자와 이식대기자의 관계가 확실하게 검증된 뒤 국내 이식 환자와 같은 수준으로 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이식학회 조원현(계명대의대) 이사장은 “장기기증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전문가 단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현장에서의 문제를 최소화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기증자 안전망 확보…이식 성패 결정

생체이식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기증자의 안전이다.
이를 보장할 수 없다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또 기증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는 이식활성화의 중요한 안전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다.
이 때문에 시스템부족이나 무리한 이식수술 시도 등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노비치 박사는 기증자의 안전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식전후 기증자 관리 프로그램 개발 추진 중
이식전후 기증자의 관리는 상당히 중요하다.
잘 끝난 이식이라도 기증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수술은 실패다.
다노비치 박사는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제정이 필요성을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 핵심적인 가이드라인은 문제가 발생하면 병원을 방문하라는 정도다.
체중, 혈압조절 등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정도다.
지금도 통합된 컨센서스도 없다. 단지 이식수술을 받은 인종, 수술 경과 후 정상여부, 소득만 기록에 남긴다.
유색인종이나 고혈압 등이 있는 공여자의 데이터는 아예 없다.
이 때문에 주기적인 미팅과 가이드라인 제정을 진행하고 있다.

◆기증자 관리, 정부역할 중요
기증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는 생체 장기기증 활성화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기증자의 안전이 보장되면 기증희망자들에게 신뢰감을 줘 기증자 확보가 쉬워질 수 있다.
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병원간 표준화-공정분배
이와 함께 장기기증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식수술을 하는 의사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해야 하고 병원간의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순수 기증자로부터 넘겨받은 장기의 공정한 배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정해야 한다.
국가기관이 제정한 가이드라인을 채택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이런 모든 작업에 대한이식학회를 비롯한 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야 불필요한 규제를 없앨 수 있다.

다노비치 교수는 “장기기증은 이식환자에게는 새 삶, 기증자에게는 나눔의 기쁨, 가족에게는 평화와 행복을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며 “모든 사람들이 이런 희망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