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사이에 ‘구구팔팔(9988)’ 이라는 신조어가 흔히 통용되고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 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9988 하게 살기 위해 하고 계신 건강관리가 무엇인가?’ 라는 어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45%가 걷기 등 가벼운 운동, 13%는 등산, 7.5%는 헬스클럽 등 운동기구를 사용한다고 답변했고, 10%는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의 경제사회학적인 수준이 점점 좋아지고 일반인들의 교육정도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당연히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됐다.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정신이 튼튼하고 사회·환경적으로도 안녕한 상태를 말한다.
의학도 이제는 단순히 질병만을 치료하려는 것이 아니라 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치료를 할 때에도 환자의 삶의 질까지 생각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 말은 건강을 유지하게 위해서는 의사의 치료 뿐 아니라 환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인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규칙적인 운동이다.
운동을 통해 신체는 튼튼하게, 체력은 강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분도 좋아지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좋다. 또 어울려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사회활동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누구든 항상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운동을 한가지 이상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운동은 산소를 많이 소모하게 되는 유산소 운동과 주로 근력을 강하게 하는 무산소 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은 심폐기능(심장과 폐기능)을 강화하기 때문에 혈압, 심장병, 고지혈, 폐활량 등에 도움이 되며 지구력도 증진된다.
유산소 운동에는 걷기, 가볍게 달리기, 등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속하는데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량 (천천히 걷기 또는 천천히 자전기 돌리기 등)일 경우에는 매일 50분에서 1시간 정도 운동해야 한다.
더불어 빨리 걷거나 자전거 타기 또는 수영 등을 하여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최소 일주일에 3번 정도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노인들이 좋아하는 골프나 게이트볼 등도 주로 걸으면서 하는 운동이므로 유산소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무산소 운동은 역기들기나 헬스클럽에서 주로하는 기계운동 등이 해당된다. 젊은이들처럼 식스팩 복근을 만들 목적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기계운동은 근육의 탄력을 회복시켜주고 관절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노인들이 흔히 생기는 오십견 또는 관절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외에도 관절운동과 스트레칭 운동은 노인성 통증 및 관절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아주 간단한 운동이다.
목, 어깨, 허리, 고관절, 무릎, 발목들의 관절을 아침, 저녁 각 20분씩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최대 범위로 관절운동하거나 주위근육을 스트레칭해주면 오십견, 근육통, 관절통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등산, 배드민턴, 테니스 등의 가벼운 스포츠 또는 취미활동을 하기 전에 관절운동과 스트레칭을 미리 해야만 운동 중 흔히 발생하는 사고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은 몸과 마음에 좋은 영향을 주고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혼자서 하는 운동은 별로 재미가 없으므로 더욱 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그룹을 만들어서 같이 걷거나, 낮은 산을 같이 오르거나, 게이트볼이나 베드민튼 등의 가벼운 스포츠를 같이 하면 서로 격려가 되고 자연스럽게 사회생활로 연결되어 2배의 효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몇 달전 필자가 대만을 방문했을 시 아침시간에 학교내, 아파트, 공원에서 남녀노소 상관없이 삼삼오오 모여 대만 전통 무예인 ‘우슈’를 하는 것을 보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의 ‘국선도’와 비슷한 종류라고 보여진다.
우리나라도 전 국민적으로 언제 언디서나 즐겁고 손쉽게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국민체조화해 국민의 건강증진은 물론 어르신들이 ‘9988’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아울러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평소 건강상태를 확인해보고 질병예방과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작성 :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재활센터 소장 재활의학과 전문의 정희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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