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외과 왕희정, 내과 김효철 교수팀
국내에서 혈우병환자가 ‘간이식’을 받고 간암을 동시에 치료한 첫 사례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외과 왕희정, 내과 김효철 교수는 2006년 11월 내원한 박모씨(41세)를 진찰한 결과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혈우병으로 수혈해오면서 합병증으로 발생한 B형 간염이 간경변증을 거쳐, 크기 5cm의 간암으로 이환된 것을 진단하고, 간이식을 권장했다.
그러나 의료진에겐 수술 도중 불가피하게 일어날 작은 출혈이 대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박씨의 ‘혈우병’이 골칫거리가 된데다 큰 난관이 됐다.
수술에 나설 외과 왕 교수와 종양혈액내과 김 교수는 간암의 완치는 간이식이고, 혈우병을 동시에 완치한 외국의 성공 사례에 비추어 ‘생체 간이식’을 결정했다.
의료진은 2007년 1월말 공여자 친동생으로부터 생체 간이식을 시행하게 됐다.
수술전 응고인자 제제를 충분히 보충한 의료진은 정교한 지혈을 계속해가며 수술한 결과 적은 출혈로 간이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동생으로부터 간이식을 받은 박씨는 2주후부터 결핍됐던 제Ⅷ(8) 응고인자가 정상(100%)으로 유지됐고 간암이 제거됐을 뿐아니라 B형 간염 항체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60일이 지난 현재 박씨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다.
인구 1만 명당 1 명꼴로 나타나는 혈우병은 제Ⅷ(8) 응고인자(혈우병 A) 또는 제Ⅸ(9) 응고인자(혈우병 B)의 결핍으로 생기는 선천적 유전성 출혈질환이다. 국내혈우병환자는 약 2,000여명에 이른다.
이에 김효철 교수는(종양혈액내과) “혈우병의 직접적인 원인인 제Ⅷ(8) 응고인자(혈우병 A) 또는 제Ⅸ(9) 응고인자(혈우병 B)는 모두 간에서 만들어진다. 박씨의 경우 정상 간의 이식으로 간암은 물론, 제Ⅷ(8) 응고인자(혈우병 A)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치료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혈우병으로 인한 출혈ㆍ근골격계 합병증, 고가의 치료제, 수혈로 인한 감염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면 앞으로 간이식이 혈우병의 치료방법으로 선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간이식을 집도한 왕 교수(외과)는 “국내에서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간이식은 박씨가 처음으로 결과도 만족스럽다. 환자는 현재 혈우병으로부터 완치됐으며, 앞으로 더 이상의 응고인자 치료는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혈우병을 의식해 간이식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왕 교수는 그러나 박 모씨와 같은 혈우병 환자들의 응고인자 보충을 위한 지속적이고, 반복된 수혈은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등의 높은 감염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또 관절강내의 잦은 출혈로 인한 관절 장애와 운동 장애 등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진다. 과거와 비교해 현재 간이식술은 월등히 향상된 기술, 높은 성공률 등을 보여 앞으로 혈우병 완치의 목적으로 환자의 간을 일부 제거하고 건강한 간의 일부를 이식해 주는 보조부분 간이식을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6-28 1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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