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 목소리 변하면서 목 아픈 정도 미약, '조기 발견' 어렵다
'목에 혹 육안으로 드러나거나 호흡곤란 생겨야' 갑상선암 의심
[보건타임즈] 남성 갑상선암이 늘고 있다. (사진 갑상선암 이미지,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갑상선암이 11% 늘었다.
이중 남성 환자는 2018년 6만3,937명에서 2022년 7만8,944명으로 23.4% 급증했다.
이 수치는 여성 환자가 29만0,257명에서 31만4,144명으로 8% 정도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폭이다.
갑상선암은 환자의 약 80%가 여성으로 알려져 남성은 이 질환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남성 갑상선암이 여성과 비교해 치료가 어려운 데다 예후가 좋지 않은 사례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암이 어떤 질환인지를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이동진 병원장(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자세하게 알아봤다.
증상 없어 병 키우는 '남성 갑상선암'= 갑상선은 기도 앞에 자리한 나비 모양 내분비기관이다. 이 부위에선 체온 유지, 성장 발달 등 몸속 신진대사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암은 초기에 목소리가 변하면서 목이 아픈 정도의 미약한 증상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어렵다.
암 덩어리가 커지며 목에 혹이 보인 것처럼 육안으로 드러나거나 호흡곤란이 생겨야 병을 의심하는 사례가 많다.
이마저 남성의 목젖이 여성보다 커 암이 5㎝ 이상 커지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 병원장은 "남성은 신체 구조상 암을 조기 발견하기가 더 어려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악화가 된 상태가 많다"며 "이 탓에 치료를 해도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남성 정기검진에 관심 가져야 한다= 남성 갑상선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여성에게 잘 생기는 암'이란 선입견 탓에 검진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많지만 ▲ 목소리, 목 통증 등 증상이 있다거나 ▲ 가족력이 있다든지 ▲ 어렸을 때 얼굴과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을 때는 정기검진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한 식습관 개선과 운동량 조절도 필요하다.
몸속 대사조절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호르몬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예방할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실제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갑상선암 위험이 15~58%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있다.
목 절개는 옛말‥입속에 로봇 삽입 흉터 없이 수술= 갑상선암이 생겼다면 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엔 암이 생긴 부위와 범위에 따라 목을 5㎝ 이상 넓게 절개한 뒤 갑상선을 절제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부위인 만큼 흉터로 생기는 불편함이 큰 데다 합병증 위험이 있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지속 개발되고 있다.
흉터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가슴, 겨드랑이 등을 짼 후 수술하는 방법도 개발됐으나 환자 불편감이나 합병증이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흉터가 거의 없는 '경구 로봇 갑상선 수술(Trans-Oral Robotic Thyroidectomy, TORT)'까지 나왔다.
큰 절개 없이 입술과 치아 사이로 3개의 정밀 로봇수술 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절제한다.
수술 범위를 10~30배 확대, 살피면서 얇고 세밀하게 움직이는 로봇 팔로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이 병원장은 "흉터를 없애면서 목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의 방점"이라며 "가슴, 겨드랑이 등을 째는 수술법보다 절제 부위부터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짧아 신경 손상 등과 통증, 목소리 변화 같은 합병증이 적다"고 조언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6-28 18: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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