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다학제 진료 통해 '희귀난치 유전성 망막질환 원인' 찾는다

강남세브란스 한진우 교수 연구팀[설동헌 교수, 세브란스 이승태 교수, 원동주 교수]

유전성 망막질환자 264명 엑솜 염기서열 재분석 '166명만 원인 유전자' 찾았다

안과 임상의, 참여‥환자 22명에게서 '추가 원인 유전자' 찾아냈다

재분석 과정서 환자 증상과 소견 등 종합 '추가 원인 유전자' 규명

논문, JAMA Network Open 저널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이 유전성 망막질환의 원인 유전자 진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진단법을 제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안과 한진우 교수(사진 상단 좌) 연구팀[안과 설동헌 교수(우),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승태(하단 좌) 교수, 원동주 교수(우)]은 임상의를 참여시킨 다학제 진료를 통해 희귀난치 유전성 망막질환 원인을 찾는 진단법을 공개하면서 12일 이같이 발표했다.

망막은 고도로 발달한 신경조직으로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으로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성 망막질환은 망막세포 혹은 신경을 전달하는 세포에 유전자 이상이 발생해 시력이 점차 떨어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는 희귀질환이다.

안과 계통의 희귀질환으로는 망막색소변성증이 대표적이며 황반이상증, 원뿔세포 이상증, 스타가르트병 등 약 20여 종 이상이 있다.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에서 원인 유전자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에 따라 약제 등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280개 이상의 원인 유전자가 밝혀졌으며, 돌연변이는 10만 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전자 진단에 도입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덕분에 약 60%의 환자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찾았으나, 40%의 환자에게는 원인 유전자 변이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엑솜 염기서열을 재분석했다.

최초 분석에 환자 264명 중 166명(62.9%)만 원인 유전자가 규명됐으나, 환자를 담당한 안과 임상의가 엑솜 염기서열 분석의 전 과정에 참여, 재분석한 결과, 환자 22명(8.3%)에게서 추가로 원인 유전자를 밝혀낼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임상의는 재분석 과정에서 환자의 증상과 소견, 새로운 유전자 변이의 보고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구조적 변이, 미토콘드리아 변이 등 일반적인 엑솜 염기서열 분석으로 확인이 어려운 변이가 의심돼 맞춤형 분석(focused approach)을 통해 원인 유전자를 추가로 규명해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진료실에서부터 환자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임상의의 주도로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협업하면 진정한 의미의 환자 맞춤형 치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희귀질환을 겪는 환자들은 진단이 될 때까지 다양한 임상검사를 비롯해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만 한다. 이번 연구가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떠도는 환자와 보호자들 수고를 줄이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유전성 망막질환 환자에서 임상의 주도 엑솜 재분석의 유용성(Clinician-Driven Reanalysis of Exome Sequencing Data From Patients With Inherited Retinal Diseases)'이라는 주제로 'JAMA Network Open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