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호 교수팀, 심리학적 평가에 타액 속 바이오마커 분석 접목 '우울증 진단 객관성↑'
마인즈내비 '우울증 진단 정확도 97.9%' 매우 우수
마인즈내비 주요우울장애 분류 환자 '모두 우울증 진단(민감도 100%)'
건강대조군 12명 중 '11명 비우울증, 1명 우울증 분류'(특이도 91.7%)
우울증군 타액 내 '코르티솔 양', 비우울증군보다 ↓
논문,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발행하는 'Psychiatry Investigation'에 게재
[보건타임즈]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정신과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약 3.8%가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약 5.7%로 추정된다.
여기에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선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2020년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11.5%만 제대로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우울증이 인류에 퍼져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정신과 질환을 타액(침)으로 진단해내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솔루션은 우울증을 기존 방식보다 객관적이면서 과학적인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사진) 연구팀은 침 속 호르몬 코르티솔을 기반으로 우울증을 진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마인즈내비(Minds.NAVI)'를 개발, 매우 정확한 데다 우수한 효용성까지 입증해냈다.
마인즈내비는 설문 평가 도구 PROVE 검사와 타액 내 바이오마커 분석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우울증은 심리학적 설문 평가와 면담을 통해 진단한다.
자가 보고에 기반한 방식이어서 편향과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정신의학계에선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도 다른 신체질환처럼 생물학적 지표를 포함해 진단을 객관화하려 노력해 왔다.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석 교수 연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에게서 코르티솔의 농도가 낮게 나타나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우울증이 심할수록 신체 기능이 스트레스에 대응할 준비 상태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타액 호르몬 분석 결과를 우울증 진단 과정에 접목했다.
기존의 심리학적 평가 설문 도구도 새롭게 구성했다.
생체지표를 활용, 정신질환을 정확히 진단함과 동시에 진단의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해 객관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 심리전문가의 평가와 면담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환자 35명과 건강대조군 12명을 선별했다.
이후 정신건강 보호/취약 요인을 평가하는 설문 도구 PROVE 검사로 심리지표를 수집한 다음 생물학적 지표 측정을 위해 타액과 혈액을 채취했다.
마지막 단계에선 마인즈내비 소프트웨어로 심리지표와 생물지표를 통합 분석했다.
마인즈내비는 연구 참가자를 비우울증-우울증으로 나눴으며 비우울증군은 건강(녹색), 유의(황색), 우울증군은 경도(주황색), 중증(적색)으로 각각 분류했다.
이 결과, 마인즈내비의 진단 정확도는 97.9%로 나타났다.
마인즈내비는 주요우울장애로 분류된 환자 35명을 모두 우울증 환자군으로 진단했다(민감도 100%).
건강대조군은 12명 중 11명을 비우울증 환자군, 1명은 우울증 환자군으로 분류했다(특이도 91.7%).
우울증군에서 코르티솔의 양이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다시 검증됐다.
우울증군 타액 내 코르티솔의 양은 비우울증군보다 낮았다.
코르티솔의 양은 우울증 환자의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낮게 나타났다.
코르티솔 농도가 낮아 부신 기능이 소진 단계에 속하는 환자의 비율도 우울증군(경도 발현 50.0%, 중증 발현 57.1%)이 건강대조군(16.7%)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석 교수는 "그간 우울증 진단 과정에서 평가법의 객관성을 확보, 보완하려는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다"면서 "이 연구는 자가 보고식 심리학적 분석에 생물학적 지표를 더해 우울증 진단의 과학적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다룬 논문은 'Exploratory Clinical Trial of a Depression Diagnostic Software That Integrates Stress Biomarkers and Composite Psychometrics(스트레스 바이오마커와 종합 심리평가를 통합한 우울증 진단 소프트웨어의 탐색적 임상시험)'란 주제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Psychiatry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7-01 18: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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