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발견에는 늘 우연이란 변수가 끼어들게 마련이다.
‘딴 짓의 발견’이란 제목에서 보여주듯 책은 괴짜 과학자가 엉뚱한 일을 하다 인류의 삶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된 사례를 담았다.
볼로냐 병원의 외과 의사였던 루이지 갈바니는 몸이 아픈 아내를 위해 개구리 수프를 만들다가 우연히 전기를 발견한다.
껍질을 벗겨낸 개구리가 근처에 있던 전도체에 닿자 다리 근육에 심한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전압계와 전류계가 생기기 전 ‘개구리의 넓적다리’는 ‘자연 전류계’로 전기 기구가 만들어지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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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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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도치 않은 데다 순수하고 다소 낭만적이기까지 했던 이 과학자의 ‘딴 짓’이 생명을 살리고 천체의 운동과 자연현상을 해석하는 이론을 끌어내게 된다고 소개한다.
‘딴 짓’이 현대인의 삶을 풍요롭게 한 기술과 과학 발전의 디딤돌이 됐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우리가 ‘딴 짓’에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 책에는 에드거 앨런 포 자신의 ‘딴 짓’이 세기의 발견을 이끌게 됐지만 명성은 얻지 못한 불운한 과학자의 이야기도 실렸다.
르네 뒤보스는 항생제의 개념을 만들었지만 페니실린 연구에서 빠져 노벨상을 놓쳤다.
오늘날의 압력솥에 속하는 ‘고압 가마솥’을 만든 프랑스의 과학자 드니 파팽은 증기 기계의 선구자였지만 후발 주자 제임스 와트에 가려 모든 명성을 와트에게 넘겨줘야 했다.
진화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찰스 다윈이 사냥중독자였다는 사생활도 담겼다.
추리소설 작가로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가 위스키와 연금술에 조예가 깊었고, 조금만 부유한 집에 태어나 수학과 천문학 공부를 더 할 수 있었다면 과학사의 한 페이지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란 이야기는 흥미롭기까지 한다.
실험실에 쳐 박혀 진지한 표정으로 연구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과학자의 맨 얼굴을 만나는 느낌이다.
니콜라 비트코프스키 지음/양진성 옮김, 애플북스/260쪽, 1만3000원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15: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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