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생각보다 심각한 병, 다한증

자율신경계 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

과도한 땀 상대방에 혐오감, 대인기피증 초래

다한증(多汗症) 환자 10명 중 9명이 심한 땀 때문에 사회생활과 학업에 상당한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중 51%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을 꺼린 적이 있으며, 40%는 꺼리지는 않지만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혀 다한증을 앓고 있는 대다수의 환자가 땀으로 인해 대인관계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한증으로 인해 가장 꺼려지는 장소를 묻는 질문에 버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30%), 극장 및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장소(12%)를 꼽아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 다한증 클리닉 김원옥 교수가 이 병원 다한증 클리닉을 찾아 치료 받고 있는 10대부터 40대 남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응답자중 50%가 평상시 보다 심리적으로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장 많은 땀을 흘린다고 답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기나 입사면접 등 긴장된 상황을 자주 접하게 되는 시기에 특히 주의를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한증 환자의 60%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부모나 가까운 친지가 다한증이 있을 경우 자녀가 땀이 많다면 세심한 주의와 치료가 요구된다.
땀이 가장 많이 나는 부위를 물어본 결과 손(28%), 발(19%), 겨드랑이(18%), 머리(16%) 순이었고, 악수 또는 키보드 사용, 필기 등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직장생활 및 학업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가지 재미있는 결과라면, 젊은 층의 최대 관심사인 이성교제에서도 심한 땀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전체의 53%가 이성교제 시 지나치게 나는 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으며, 52%의 응답자는 이성친구가 다한증이 있다면 사귈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땀이 없어지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서 이성친구의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걸어보고 싶다거나 자신 있게 악수하고 싶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다한증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1차 치료제인 알루미늄 클로라이드를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며,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먹는 약, 보톨리눔 톡신 주사, 알코올에 의한 교감신경절차단 등을 하게 된다. 다한증이 심하거나 생업에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신경절제술 등의 외과적 수술을 할 수 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다한증 클리닉 김원옥 교수는 “흔히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하면 ‘체질'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방치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며 “다한증은 생명을 좌우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 특히 청소년기의 학업에도 치명적인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신경계 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

무심코 응한 악수에 축축한 땀이 배어 무안한 사람들, 한껏 멋을 내고 사진을 찍었지만 겨드랑이에서 흐른 땀 때문에 공들여 쌓은 이미지가 무너진 사람들. 여름철 사무실에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일어서면 땀으로 인해 바지가 젖어 민망한 사람들. 우리 주변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땀으로 인해 겪는 수모이다.
뿐만 아니라 땀과 더불어 악화되는 액취증 때문에 땀냄새로 진동하는 여름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괴롭게 한다.
이 때문에 다한증 환자들은 땀으로 인해 심각한 대인기피증까지 보이기도 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남녀교제나 회사생활 등 대인접촉이 한창 활발한 20~30대 젊은 학생과 직장인들이 많다.

땀, 체온 조절하는 냉각장치

원래 땀의 배출은 정상적인 생리현상으로, 체온과 감정 등의 변화에 따라 우리 몸의 자율신경인 교감신경이 작용하여 그 흐름을 조절한다.
필요한 만큼의 땀은 체온을 유지하고 노폐물을 내보내고 피부의 윤활작용도 하는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이 다. 땀은 99%이상이 수분이고, 나머지가 염분이다. 이외 요소나 유산 등도 들어있다. 염분은 약 0.65%인데, 발한의 정도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어 0.3%에서 0.9%까지 변화를 보인다.
땀은 피지와 함께 피부의 건조를 막고, 그 표면을 정상으로 유지하며, 섭씨 37도보다 체온이 올라가면 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 체온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운동' 할 때의 땀과 '찜질방' 땀 서로 달라

적당히 땀을 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으로 흘리는 땀은 체온 조절뿐 아니라 혈액 순환에도 큰 도움을 준다.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활발해져, 산소와 영양 물질이 충분히 공급되고 땀과 함께 노폐물과 탄산 가스는 제거된다. 그러나 찜질방에서 땀을 빼게 되면 수분과 함께 체내에 필요한 중요한 성분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인 등도 함께 배출한다.

땀의 종류 체온조절성 발한 : 전신에서 발생
정신적 발한 : 손, 발바닥, 겨드랑이에서만 발생

발한은 온열성 발한, 정신성 발한으로 나뉘어

온열성 발한은 체온조절에 관여하는 땀으로서, 기온이 높을 때나 근육운동에 의해 열이 많이 날 때에 생긴다. 이 발한은 손바닥·발바닥이외의 전신에서 난다.
정신성 발한은 긴장 할 때에 일어나는 발한으로서, 손바닥·발바닥 및 겨드랑이에서 나타난다. 긴장했을 때 "손에 땀을 쥔다"라는 말은 정신적 발한을 의미한다.
어떤 동작을 할 때 손에 침을 칠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성 발한은 손바닥·발바닥에 습기를 주어, 수족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한다는 생물학적인 의미가 있다.

땀샘은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두가지

에크린샘
에크린샘은 입술의 경계부, 손발톱, 음부를 제외한 피부 어디에나 존재하며, 특히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및 이마에 많이 존재한다. 에크린샘의 주기능은 땀을 생산하여 몸의 표면에서 증발시키는 작용을 해 체온을 낮춰준다.
뜨거운 욕조에 앉아 있을 때 저절로 땀이 술술 흘러내리는 수동적인 땀샘이기도 하다. 온몸에 분포된 수동적인 땀샘에서 나오는 '더운 땀'은 수분 증발을 통해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한다. 이 더운 땀은 물과 소금, 칼륨, 중탄산염, 유산염, 요소, 암모니아 등 여러 전해질(피 속에 녹아 있는 광물질)의 혼합물이다.

아포크린샘
체취를 내게 하는 기능이 있는 아포크린샘은 이러한 체취를 내게 하는 기능은 동물에게선 방어나 성적인 기능을 하지만 사람에게서는 어떤 기능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아포크린샘은 에크린샘과는 달리 털과 함께 존재하며 주로 겨드랑이, 외이도, 눈까풀, 유방에 존재한다. 분비 당시에는 냄새가 없으나 피부 표면에서 세균(혐기성 디프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불쾌한 냄새가 나는 지방산을 만들기 때문에 액취증(땀이 나면서 냄새가 나는 병, 암내)이 발생한다.

다한증의 종류
국소 다한증과 전신적 다한증이 있으며 국소다한증은 땀이 흐르는 부위에 따라 손·발바닥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안면 다한증 등으로 나눈다. 그 외에 드물게 이마, 코끝, 흉골 주위 등의 다른 부위에 나타난다.
손발 다한증은 환자의 약 60%에 달하고, 겨드랑이 다한증은 30-40%로 분포한다. 얼굴 다한증은 보다 적은 수의 환자에서 나타나며 다한증 환자의 1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얼굴 다한증은 미각 다한증과 다르게 분류하며 미각다한증이란 음식에 대한 반응으로 얼굴에 나타나는 이차적 다한증이다.
전신에 걸쳐 과도하게 땀이 많이 분비되는 것을 전신적 다한증이라고 한다. 전신적 다한증은 당뇨, 갑상선기능항진증 같은 대사성 질환에서 이차적으로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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