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과 건보공단간의 수가협상테이블에서 2.2%(67.5원)인상 합의의 부대조건이 됐던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엔 종교계와 학계로 확산돼 온통 시끄럽다.
이미 국감에서 도마에 올라 한바탕 논란이 된데다 종교계와 학계가 경고수위에 올라온 상태다.
논란은 병협이 지난 17일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에서 건보공단이 2.2%(67.5원)선에서 수가를 인상하는 대신 내건 부대조건에 '만성질환 예방과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국민운동으로 전개'하겠다고 합의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건보공단은 "병협이 목표지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낸다면 별도의 인센티브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두 기관의 이러한 수가협상 합의내용이 공개되면서 고귀한 인간생명 치료에 경제논리가 조건으로 따라붙었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에 휩싸였다.
종교계와 학계의 지적은 이렇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연명치료'가 수가란 경제적 수익에 결부시켰다는 것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 생명윤리위원회는 연명치료 중단이 중대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고귀한 생명과 연결하거나 연관시킬 수 없는 경제논리를 잇는다는 것 자체가 불결하다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며 해선 안 되는 일이 벌여졌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연명치료 중단이란 더 이상 의학적으로 치료가 안 되는 환자에게 최소한의 수분과 영양공급, 통증완화치료를 유지한다는 의미"라면서 "이를 경제논리로 잘못 해석하게 되면 안락사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원회는 "법원은 인공호흡기를 떼 달라는 환자 가족들의 소송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는 있지만 결정권은 없다고 판결했다"며 "경제적인 부담이 있다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몫"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모관계자는 "병협이 좋은 뜻에서 했더라도 자칫 의료계가 생명을 돈과 연결 짓는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은 환자에게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 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면서 "돈 때문에 치료를 중단해선 안 되며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병협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학계도 "연명치료 중단을 수가 인상과 연결 짓는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면서 "수가협상에서 드러난 인간의 가치를 담보로 인센티브를 거론하는 것은 병원이 돈을 벌기 위해 연명치료를 해왔다는 논리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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