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노인재활’ 활기 찬 노년의 삶 트렌드로 ‘각광’

김상범 이사장

“요즘 병원에선 주력하던 내과와 외과 등 치료학 중심의 진료시스템에 예방의학과 재활의학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도 예방의학과 재활의학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고 여러 정책입안에 신경 쓰고 있다.
노인재활의 경우 2010년 걸음마 단계의 치료개념을 넘어 서 이제는 건강하고 활기 찬 노년의 삶을 위한 노화방지(안티에이징)에 장수의학이 더해지는 트렌드로 바뀌어 가고 있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 김상범 이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Well aging)이란 주제로 심도 있는 강의를 펼쳐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8일 추계학술대회의 의미와 성과를 공개했다.

김 이사장은 “추계학술대회에서 좀 더 건강한 노인이 되기 위한 치료법엔 무엇이 있고 의학적 관점에선 어떻게 평가를 받는지, 나이에 걸맞게 활기찬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 등의 최신 지견을 폭 넓게 다뤘다”고 전했다.

이날 김 이사장은 먼저 노인재활의학의 개념부터 설명에 들어갔다.

그는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가 남아 사용하지 못하는 기능을 되찾아 주는 의료분야가 재활의학이라면 노인재활은 노령으로 떨어진 신체적 기능, 심리적, 사회적 생활능력을 회복시켜 주거나 유지하게 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활기찬 노년의 삶을 증진시키는 의학이다. 정상 노인에겐 건강한 삶, 장애노인에게는 사고나 만성질환으로부터 입은 인체 기능의 손상을 줄여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야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장은 “이를 요구하는 사회적 니즈가 늘면서 불가피하게 노인의 삶 증진에 노하우를 갖춘 학회의 출연이 필요하게 됐고 의료진 400명을 포함해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사를 회원으로 둔 600명의 노인재활의학회로 발전하게 됐다”며 “진료와 연구를 통해 지난해 우리 실정에 맞는 낙상방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홍보와 함께 대국민 보급에 나서 왔다”고 말했다.

낙상이란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넘어지거나 떨어지고 부딪쳐 상처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낙상은 노년층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골절이나 뇌출혈,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등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거나 후유증을 남기는데다 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세계적인 통계상 65세 노인의 약 30%, 80세 이상은 약 40%가 낙상을 당한 적이 잇다.
낙상 후 약 10%는 척추나 고관절, 손목 등의 골절, 뇌출혈 등 중증을 일으키며 우울증 등 낙상 후 증후군이 발생,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거나 제한을 받는다.

학회는 2009년 노인 낙상의 문제의식을 갖고 발기인 대회를 가진 뒤 2010년 작업에 들어가 연구위원을 중심으로 TF팀을 구성, 미국을 비롯해 호주, 영국, 캐나다, 세계보건기구, 미국과 영국의 노인의학회 등이 발표한 낙상관련 가이드라인과 국내외 문헌, 논문을 분석, 2011년 구체화시킨 한국인형 낙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냈다.

가이드라인은 규칙적인 운동프로그램을 시작하라, 의사 약사에게 약을 검토하라, 시력을 검사하라, 집안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라 등의 구체화된 내용이 담겨졌다.

이 가이드라인은 보건관계자 전문가용, 노인, 가족, 도우미 일반용으로 제작됐다.
전문가용의 경우 2010년 3월 주제 별로 보강했으며 재활의학 교과서에 챕터를 만들어 넣다.

김 이사장은 “많이 알리자는 취지에서 일반용엔 운동세션을 만들어 운동가이드라인을 넣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인에게 맞는 스포츠를 구체적으로 선정한 뒤 이 가운데 일부 운동의 효과와 영향 등을 알아내기 위한 시험에 들어갔고 나온 결과를 갖고 운동가이드라인을 구체화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대회의 주제도 노인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골다공증과 변비, 소화불량 등 소화기계 질환에 대한 약물치료, 재활의학적 관리방법, 노년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전문 강의)등을 다뤄 의료인은 물론 어르신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 간병 등 종합적인 대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노인들의 건강을 연구하는 학문이나 홍보도 중요하지만 고령화시대가 되면서 현실로 다가온 요양 또는 간병 등의 문제를 재활측면에서 풀어나갈 국민적 종합대책을 학회는 물론 대한노인회와 보건복지부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르신에게도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앓고 있는 성인병 등을 병으로 여기지 않고 나이 탓으로 돌리거나 정상이지만 노령으로 떨어지는 신체기능을 자신의 연령대에 맞게 유지하게 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겠다는 인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낙상방지 가이드라인

1. 규칙적인 운동프로그램을 시작하라.
-운동은 낙상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낙상예방 운동 프로그램은 점진적으로 단계를 높여야 하고,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낙상 위험이 높은 노년층뿐만 아니라 모든 노년층이 운동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
-균형과 조화를 증진시키는 운동이 낙상예방에 중요하다. 근력 강화 운동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2. 의사·약사에게 약을 검토하게 하라.
-현재 복용하고 있는 모든 약을 의사나 약사에게 검토하게 한다.
-최소한 1년에 한번은 모든 약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용하는 약이 4가지 이상이라면 6개월마다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항우울제나 신경안정제, 수면유도제와 같은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은 졸리거나 어지럽게 만들어 낙상의 위험성을 높인다.
-담당 의사와 상의해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시력을 검사하라.
-최소한 1년에 한번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시력을 제한할 수 있는 녹내장과 백내장 질환은 낙상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가능하면 빨리 받는 것이 필요하다.
-평지나 계단을 보행할 때 다 초점 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력이 떨어져 안경을 통해 교정할 때는 새로운 시력에 익숙할 때까지 특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4. 집안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라.
-욕실 : 물기나 비누거품 등으로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고무판을 깐다.
들어가거나 나올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욕조 안이나 세면대 옆에 지지 봉을 설치한다.
-집안 : 밝은 전구로 교체하고, 여러 개의 등보다 한 개의 등을 사용해야 한다. 집안의 통로는 그릇이나 물건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정리해 둔다.
애완동물을 집안에서 기른다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문턱이나 작은 계단도 없애고 가능하면 평평하게 한다.

-부엌 :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높은 선반에 두지 말고 낮은 선반에 보관한다.
의자는 등받이가 있는 것을 이용한다.
-계단 : 계단이 있는 곳에는 양 끝에 전등을 달거나 계단을 이용할 때 자동으로 켜지는 등을 설치한다.
계단 손잡이는 양쪽에 설치하고, 흔들리거나 부러진 것이 있으면 교체한다.
이밖에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요실금이나 요도염 등이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치료하고,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천천히 일어나도록 한다.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을 위해서는 비타민D와 칼슘을 복용하고, 외출 시 굽이 낮고 바닥이 넓은 신발을 착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