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C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취업난 격화 등 진로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젊은 층 불안감 증폭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 각각 '30.0%, 30.5%', 60대(14.4%)보다 2배 이상
코로나 블루 '우울→불면', 공황증상 유발
오주영 교수 "활동 저하와 불규칙적 생활 습관 우울 증상 악화 '악순환 고리' 끊는 게 좋다"
[보건타임즈] C19가 장기화하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 현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넓게 확산추세에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정상적인 삶에 위협을 받는 수준에 이르러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이 분야의 전문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사진)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 블루 대처법을 자세하게 알아봤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1분기 C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0%, 30.5%로, 60대(14.4%)보다 2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노년층보다 '코로나 블루 타격감' 크다
코로나 블루는 전 연령층이 겪는 문제이지만,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노년층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노년기 우울증도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노년층은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을 통해 심리적 위기 상황에서 비교적 긍정적으로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달리 젊은 층의 경우 수업, 직장 등의 근무 환경이 비대면 위주로 바뀌면서 일, 공부, 휴식 간의 경계가 무너진 데다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대면 환경에서 긍정적 정서 교류 기회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됐다.
또 해외 입출국에 제약이 생기면서 자기 계발이나 전공 공부 등 개인적인 커리어나 계획에 차질이 일어나는 사례가 많아졌다.
게다가 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어든 데다 때로는 인력 감축으로 취업난이 격화되는 등 현실적인 진로 문제와 경제적인 어려움이 젊은 층의 불안감을 증폭됐다.
이에 더해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타인과 비교하게 돼 이 때문에 자존감 저하가 우울증이 급증하게 된 원인이 되고 있으며 코로나로 바깥 활동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매체에 더 자주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울→불면→공황' 코로나 블루 증상 공식
자영업을 운영하는 20대 여성 A 씨는 코로나 19로 영업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가게를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폐업하게 됐으며 현재 아르바이트로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소한 일에 예민해져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 잠자리에 들어도 중간에 4~5번 이상 깨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공황증상까지 동반,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적지 않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여기에 가족과 남자친구 등 인간관계 갈등이 심해져 정신과 약제를 처방받거나 약국으로부터 조제 받는 젊은 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A 씨처럼 정신건강 문제뿐만이 아니라 식이 장애 등이 동반,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가 많다는 거다.
'비난은 금물, 가족들 공감(共感)' 필요
자칫 환자 최근 행동이나 모습에 부정평가와 참견으로 오인 '유의'
오 교수는 "우울증은 의지가 부족하거나 나약해서 걸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환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되며 우울 증상이 있으면 무기력감과 의욕 저하가 동반해 아예 바깥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집에만 있게 된다"며 "불면 때문에 불규칙적 생활을 지속하거나 식욕 저하가 찾아와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때로는 오히려 너무 많이 자거나 폭식을 하기도 한다). 활동 저하와 불규칙적 생활 습관이 우울 증상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기에 악순환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이러한 환자의 우울 증상으로 생기는 행동을 교정, 저지해 주는 치료를 한다.
"무엇보다, 주요 우울 증상들을 숙지, 증상 발생 초기에 환자를 설득해 전문가에게 빠르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병원에 내원할 것을 바로 권유하는 것은 자칫 환자의 최근 행동이나 모습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와 참견으로 비쳐 유의해야 한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없는지 물어보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 교수는 "이때 섣불리 괜찮아질 것이라거나 잘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환자 감정에 공감하는 자세, 즉 ‘많이 힘들겠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적극적 치료·걷기·사회관계 형성 통해 '우울증' 극복
대개 우울증은 항우울제 기반의 약물치료와 상담 치료를 병행, 치료한다.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것으로서 증상을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항우울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2~4주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해 급성기의 불면, 불안 조절을 위해 빠른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병행하기도 한다.
오 교수는" 약물치료 이외엔 부정적으로 왜곡된 인지를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며, 최근엔 경두개자기자극술(TMS)과 같은 뇌 자극 치료를 시행해 비약물적으로 치료 효과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다.
휴대폰 앱을 통한 활동량을 살펴봤을 때, 우울 증상이 심한 환자는 진료일 이외에 일주일 내내 매일 100보도 걷지 않을 때가 많다.
반대로 활동량을 높이면 우울감이 빠르게 회복됨을 보인다.
우울하면서 무기력하다고 움직이지 않은 채 아예 바깥 활동을 하지 않으면 우울증을 극복하기 더 힘들어져 자연스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야외 활동을 권장하는 것이 좋다.
활동도 좁은 실내 공간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는 넓은 공원에서 산책하기 등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활동을 시행함이 기분 전환에 도움 된다.
또 대면 인간관계를 많이 가질 수는 없지만, 비대면으로라도 좋은 사람들과 교류를 지속하면서 인간관계를 통한 기분 전환, 혹은 예술 감상, 독서 등의 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방식대로 좋은 기분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식욕이 떨어졌다고 대충 음식을 먹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의 음식을 잘 섭취하는 것이 우울증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코로나 상황에선 추가로, 적극적으로 손을 씻는다든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예방 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규칙적인 수면과 생활 습관을 유지,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처럼 위기의 코로나 상황에 너무 많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불안을 가중할 수 있어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둬 꼭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정도의 뉴스 접촉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면과 식욕에 영향 미치는 증상 있을 땐 '우울증' 의심
오 교수는 "일상적으로 누구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기에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는 없다"면서 "대개 수면과 식욕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이 많아 우울감과 함께 수면과 식욕에 변화가 생겼을 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아픈 것도 우울증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아 내과와 외과적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통증 또는 신체 증상이 있을 때는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밖에 우울 증상이 아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잔잔한 우울감이 2년 이상 지속 되면 만성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 체크리스트 참조)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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