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병리진단결과' 환자 치료 결정짓는 중요 잣대

'의료수가' 양성, 악성일 때만 적용‥음성 아예 제외
고난도의 병리검사행위 편파적인 불이익 받고 있다"
"제대로 병리검사 할 수 있게 적극 개선"

[보건타임즈] "병리과의 진단결과는 환자에 처방할 치료약이나 수술여부를 결정짓는 잣대가 된다. 즉 병리과 의사의 검사결과는 내·외과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치료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지표, 눈 역할을 한다.
이렇듯 병리과 의사의 검사행위가 환자의 치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현행 의료수가 심사과정에선 병리검사 결과가 양성이나 악성일 때 의료수가로 적용하지만 음성이 나왔을 땐 아예 대상에서 제외시켜 개선이 필요하다.
양성이나 악성 또는 음성이 나왔더라도 고난도의 병리진단 술기 등을 해야 하는 만큼 의료수가로 적용해달라는 거다"

김한겸 회 장

이건국 이사장

이연수 총무이사

대한병리학회(회장 김한겸, 이사장 이건국)는 3일 The-K(더-케이) 서울호텔에서 개최된 제69차 가을학술대회 중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병리검사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학회 임원진은 "양성, 악성임이 확진됐을 때 의료수가 적용여부를 심사하지만 같은 고난도의 병리검사를 통해 나온 결과가 음성일 땐 아예 심사대상에서조차 제외시킴으로써 편파적인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제대로 병리검사행위를 할 수 있도록 서둘러 적극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왜 의료수가를 적용해야만 하는 지 사례로 조직구축학적 병리검사를 꼽았다.

"조직구축학적 병리검사의 경우 종양의 진단과 예후 판정을 위해 시행하는 고난도의 병리진단 술기인데다 절제된 검체를 영상장비 등을 사용해 검체의 원형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하며 병변 부위를 모두 절제, 진단하는 병리검사"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만약 부분생검에서 선종으로 진단되더라도 전 절제된 뒤 악성종양으로 진단될 수가 있기 때문에 선종의 조직구축학적 병리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며 병리진단 결과와 관계없이 검사행위를 의료수가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회는 "고형암의 병리진단을 맡아 해온 병리과가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는 분자병리검사까지 해야 한다"면서 "이 결과는 처방될 치료약제를 결정하는 근거로 사용돼 환자의 치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유효성이 인정된 혈장 검체를 대상으로 한 고형암 유전자 검사를 비롯해 고형암 조직검체에서 시행한 분자진단과 비교-검증을 같은 실험실과 동일한 검사 플랫폼으로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어 환자에게 더 큰 이득이 된다"며 "그간 노하우를 쌓아 온 병리과가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학회에 따르면 과거엔 병리과가 생검 수술조직검사를 주로 해왔다.
그러나 암이 악화됐을 때 조직검사조차 어려워진다.

이에 대한병리학회는 "이미 해온 유전자검사 노하우와 데이터로 고형암 유전자 검사를 담당해온 병리과가 혈액이나 오줌, 흉수, 복수 등 암 발생과 밀접한 유전자 변이 검사 등을 판별해낼 수 있는 만큼 (병리과가) 맡아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는 곧 정확한 검사로 환자에게 이득이 된다"고 내다봤다.

학회는 미래병리의 역할도 제안했다.
학회는 "미래병리가 정밀의료, 유전체 분석과 이미지 디지털화를 통한 빅데이터 화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병리분야도 인공지능의 의존도와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병리과가 양산하는 '데이터'의 운영과 관리의 주체가 당연히 병리과의 몫이 돼야 하며 디지털 병리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확대시켜 병리 전문의의 최대 강점인 이미지 데이터와 유전체 데이터를 결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 요람 역할을 병리과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회 이건국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하나인 AI가 의료계에 확산되면 병리과 의사들의 역할이 적어질 것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인공지능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맡길 수 있는지 모르지만 인공지능에 투자, 개발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와 이점을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면서 "인공지능 중 가장 중요한 장점 중의 하나가 사람이 실수로 놓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받아 진단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좀 더 안정적이면서 세련된 병리진단을 보조해주는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