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 학회' 24일 창립

홍승철 학회창립 조직위원장 "연구, 예방과 전문치료 방향-지침 제시"
이정희 한국수면학회장 "낮졸림증 유병률 전체 인구의 10%"

사진) 왼쪽부터 홍승철 조직위원장, 이정희 회장

[보건타임즈] 아시아 기면병 과수면증 학회 출범과 함께 제1회 학술대회가 지난 24-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4일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 학회 홍승철 창립 조직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낮 졸림증으로 수면 클리닉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면서 낮 졸림증을 유발하는 수면장애에 관심이 더욱 높아져 이 분야를 깊이 연구, 예방과 전문치료 방향과 지침을 제시해야 할 다급성과 필요에 따라 5개국의 기면병 연구회 수면전문의들이 모여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 학회를 창립하게 됐다"며 학회 출범을 알렸다.

그동안 아시아 기면병 연구회는 2006년 서울에서 1회 심포지엄을 개최한 이후 2016년 대만에 이르기까지 8회에 걸쳐 해마다 빠짐없이 개최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기면병과 과수면증의 이해의 폭을 넓히며 연구수준을 높여왔다.

낮 졸림증은 인구 중에 유병률이 10%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낮 졸림증으로 발생하는 개인과 사회의 손실(낮 졸림증으로 유발된 교통사고, 재해사고, 작업손실, 치료비용 등)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하지만 사회적 대책 시스템과 연구실적은 아직까지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아시아 기면병·과수면증 학회는 낮 졸림증의 연구와 진료의 질을 향상시켜 이 증상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 재해사고, 작업손실, 치료비를 줄이는 것에 기여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날 한국수면학회 이정희 회장은 낮 졸림증에 대한 사회적 대응 방안과 현황이란 주제로 "낮졸림증의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10%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개 밤에 못 자는 불면증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이란 생각을 안 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충분하게 수면을 하지 못하면 낮졸림증,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판단력 저하 등의 인지기능장애가 생기는 것은 물론 당뇨, 고혈압, 비만, 뇌에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단백질 축적(동물실험결과) 등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아직도 수면부족으로 발생하는 각종사고와 피해의 근본원인을 중요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는 정책입안자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수면의학을 하는 의사와 학회가 이 부분을 좀 더 심층 연구한다거나 교육을 통해 사회적 정책으로 발전시키도록 하는 노력이 부족한 점도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버스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많은 승객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 교통사고들이 줄지 않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성 빈센트 병원이 조사한 연구결과 버스회사 운전기사 120여 명 중에 30%정도가 낮 졸림증을 유발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에 따르면 이를 통해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으로 최소한의 치료가 필요한 운전기사들의 평가와 치료가 필요함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로써 "근본적으로는 대중교통 운전자의 낮 졸림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면상태와 수면장애의 screening 평가, 고위험군 발굴, 고위험군 운전자의 교육과 치료가 선행돼야 하며 이에 대한 법제정이 절실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학회는 최근 법으로 제정된 대중교통 운전자에 휴식시간 제공, 2011년도부터 고속도로와 일반국도에 쉼터 250여 곳 이상을 마련해 운전자들이 쉬면서 수면을 취한 뒤 운전할 수 있도록 한 조치가 졸음운전사고를 줄이는데 많은 효과를 거뒀다고 하지만 좀 더 쉴 곳을 늘려 많은 운전자들이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회는 학생들에게도 수면건강을 배려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봤다.

학회는 경기도가 지난 2015년 가을학기부터 시행하는 오전 9시 등교 제처럼 학교등교시간을 늦춰 학생들의 수면패턴을 조정하는 것과 같이 낮잠을 자게 해 밤에 못 잔 수면을 보충하게 한다거나 필요할 때 잠을 잘 수 있는 수면실을 운영하는 방안도 수면부족으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낮 졸림증을 일으키는 원인과 수면장애는 ▲하이포크레틴과 같은 각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저하(기면병) ▲야간 수면의 질 감소(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교대근무 관련 수면장애) 등 ▲수면시간의 부족 등이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학회는 이런 원인이 생산성과 재해, 교통사고 등의 근본이 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증상이며 반드시 평가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면병의 유병률은 0.05% 정도로 약 25,000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병 자체가 낮 졸림증 이외에 웃거나 화가 날 때 온몸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가위눌림, 입면 시 환청과 환각, 밤에 잘 때 자주 깨는 증상 등을 동반,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힘들어하거나 기능 저하가 종종 있으며 몹시 심할 땐 몸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증상으로 직업조차 갖기 힘든 환자들도 있다.

주 약물치료로는 프로비질, 페니드 등의 중추신경계 흥분제와 벤라팍신 등의 항우울제가 있으나 일부 심한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제(Zyrem, 자이렘)는 구매요청 시 수입이 늦어 기다리고 있는 상태가 많다.

기면병 진단과 치료에서 사회적 보호 장치와 문제로는 병역, 운전, 취업, 산정특례, 장애인 등록 등의 이슈들이 있다.
먼저 병역문제를 들여다보면 입대를 앞둔 환자들은 병무청 신체검사 부령에 의거 주로 공익근무로 가게 돼 있다. 단 운전이나 취업은 제약이 없다.
기면병 환자는 산정특례로 지정돼 국가의 혜택을 받고 있으나 5년마다 시행해야 하는 수면다원검사와 입면잠복기반복검사를 재검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기면병 환자들은 심한 낮 졸림증으로 삶의 질이 많이 저하되는 것으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가족 또는 사회가 기면병의 이해를 높여 환자들의 증상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면병 이외에 심한 낮졸림증이 있는 특발성 과수면증 환자는 기면병에 준하는 심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전문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적용 안 돼 약값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학술대회엔 초청 연자로는 기면병의 hypocretin 병태생리를 처음으로 밝힌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Mignot 교수와, 기면병의 임상경험이 가장 많은 Christian Guilleminault 교수, 기면병 치료약물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하는 Jed Black 교수, 중국의 Fang Han 교수, 홍콩의 Wing 교수, 일본의 Inoue 교수, Honda 교수, Kanbayashi 교수, 대만의 Huang 교수 등 기면병에 뛰어난 연구업적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 수면전문의들이 참석, 최신지견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