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캡슐화 췌도이식 동물실험에 성공, "췌도 다량확보 길 열다"
논문, 국제학술지 'JKMS, Transplantation' 각각 게재
[보건타임즈] 국내대학병원 의료진이 환자에 뇌사자의 췌도를 이식, 처음으로 당뇨병을 완치시켰다.(그림 췌도 모식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췌도이식팀(내분비내과 윤건호·이승환·양혜경·외과 홍태호·영상의학과 최병길 교수)이 당뇨환자 박찬홍(남성, 60세)씨에게 뇌사자의 췌도를 단독으로 이식 후 합병증 없이 정상 혈당으로 돌아온 그에게 투여해오던 하루 총 30~50단위의 인슐린을 중단함으로써 국내에서 처음으로 당뇨병 완치에 성공했다.
환자는 동종췌도 단독이식 후 퇴원했으며, 현재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있다.
동종췌도이식이란 당뇨환자에 다른 사람의 췌도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이식 팀에 따르면 2013년 다른 사람의 췌도를 이식하는 동종췌도 이식 후 2전 3기, 3번째 만에 당뇨병 환자에 계속 투여하던 인슐린을 중단함으로써 당뇨병 완치의 쾌거를 이뤄냈다.
박씨는 30년 전 제1형 당뇨병을 진단받아 하루 4회에 걸쳐 인슐린을 투여 받아오면서 하루 7회 이상 혈당을 측정해야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며 지냈다.
하지만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저혈당과 저혈당 무감지증이 반복적으로 발생, 2008년부터 췌도 이식을 위해 대기해오다가 뇌사자의 췌장을 기증받아 11월 11일 1대1 동종췌도 이식수술을 받았다.
당시 이식팀은 뇌사자의 기증췌장에서 이식에 적합한 고 순도 췌도를 분리한 뒤 박 씨의 간문맥 내에 이식했다.
이후 박 씨는 스스로 인슐린 분비가 가능해져, 심각한 고혈당과 저혈당의 빈도가 확연히 감소했으며, 저혈당 무감지증이 완전히 호전됐다. 정상 혈당을 유지했으며 계속 투여하던 인슐린을 중단했다.
대개는 췌도 이식 후 환자에 투여하던 인슐린을 모두 중단하기 위해선 2~4회의 반복이식이 필요하다.
이번처럼 하나의 기증 췌장에서 분리된 췌도를 1대1로 이식, 인슐린을 중단한 박 씨의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다.
국내에선 주로 환자 자신의 세포에서 이식하는 자가췌도이식 혹은 신장 이식 후 다른 사람 췌도를 받는 동종췌도 이식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박 씨처럼 췌도만 단독으로 이식하는 동종췌도 단독이식은 드물다.
서울성모병원은 이 경우는 선도형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사업단장 양철우)과 세포치료센터(센터장 조석구)가 췌도이식과 이식법 개선을 위한 다학제간 연구를 계속해온 결과로, 진료형 세포치료센터 외래를 개설, 실제 당뇨병 환자에 치료법을 적극 적용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첫 동종췌도 단독이식사례 자는 59세 여성 당뇨환자였다.
여성 당뇨환자는 저혈당에 노출됐으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저혈당 무감지증으로 두 차례 응급실에 실려 간 적이 있었다.
이 환자는 박 씨의 경우처럼 뇌사자의 공여췌장에서 췌도를 분리, 동종췌도 단독이식을 받았다.
이후엔 자체적인 인슐린 분비가 가능해져, 심각한 고혈당과 저혈당의 빈도가 확연히 줄었으며 저혈당 무감지증이 완전히 호전됐다.
이 환자의 동종췌도 단독이식결과는 2013년 학술지 ‘The 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JKMS)’ 7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
심각한 저혈당 '생명 위험한 당뇨병 환자'
'뇌사자 췌도 이식' 유일한 희망
당뇨병은 췌장의 췌도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하는 대사질환의 일종이다. 당뇨병 조절을 위해, 부족한 인슐린의 분비를 강화시켜주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를 투약해야 한다.
제1형 당뇨병, 일부 제2형 당뇨병 혹은 수술 등으로 췌장이 없어 인슐린 분비능이 현격히 저하된 상태일 땐 인슐린을 체내에 주입하는 주사치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부에선 철저하게 생활 습관을 조절하면서 규칙적으로 인슐린을 규칙적으로 투여해도 극심한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돼 고통 받는 환자들이 있다.
더 나아가 반복적으로 저혈당에 노출되면 저혈당 무감지증이 발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식을 잃어 응급실로 실려 오는 등 혈당 조절에 어려움이 크다
췌도이식이란 뇌사자의 공여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건강한 췌도세포만 분리한 뒤 당뇨병 환자의 간문맥에 주입시켜 당뇨병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를 통해 생리적인 인슐린 분비가 가능해짐으로써 저혈당 발생이 줄거나 없어져 혈당이 안정화된다.
췌도이식에도 제한되는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전신 마취 없이 중재시술을 하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타인의 세포를 이식하게 돼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한다는 불편이 있다.
면역억제제 중 많은 약제가 혈당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있는데다 이식된 췌도 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줄 위험이 산재, 당뇨병 환자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두 번째는 췌도 공급원 부족이다.
췌도이식은 고형장기이식과는 달리 반복이식이 필요하며, 생체이식이 불가능해 오직 뇌사자의 췌장을 기증받아 분리한 췌도를 이식해야 해 한계가 있다.
뇌사자의 췌장을 확보했더라도, 분리된 췌도의 수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모두 폐기해야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5%미만이다.
'면역억제제·장기부족' 한계
'동물췌도 캡슐이식 기술'개발로 극복
이식팀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든가 장기부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물의 췌도 세포를 면역보호막으로 둘러싸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앉은자리 좌측부터 세포치료센터장 조석구 교수,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 환자 박찬홍 씨,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 영상의학과 최병길 교수]
생체적합성이 높은 캡슐을 개발, 동물모델(쥐, 개)에 성공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Transplantation 10월호에 발표했었다.
이 신의료기술은 췌도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췌도를 캡슐 안에 탑재, 이식 췌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면역보호막으로 둘러싼 기존 췌도이식과 달리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는 큰 장점이 있다.
이식팀은 키토산-알긴산 캡슐을 제작, 작은 동물(쥐), 중동물(비글견)에 이식 후 1년 이상 관찰했다.
이식팀에 따르면 돼지의 췌장에서 분리한 췌도를 당뇨병이 유발된 쥐에 이종 캡슐화췌도를 이식한 결과 면역억제제 없이 1년 이상 정상 혈당을 유지했다.
뇨병이 유발된 비글견에 캡슐 동종 췌도를 이식한 결과, 총 3마리에서 이식 후 최장 231일까지 인슐린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록은 당뇨병 중동물 모델에서 인슐린 없이 유지시킨 기간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길다.
이식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복강 내를 관찰했을 때, 캡슐이 주변 조직에 유착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복강 내에 떠다니는 것을 확인해 생체적합성의 우수성도 재확인했다는 이식팀의 설명이다.
이처럼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이는 캡슐을 췌도이식에 사용하게 되면, 당뇨병 환자가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식팀은 현재 당뇨병 원숭이를 이용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는 서울성모병원 선도형면역질환융합연구사업단(사업단장 양철우)과 서울대학교 2단계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사업단장 박정규)의 캡슐화췌도이식을 위한 공동연구를 통해 나온 성과다.
두 사업단은 지난 2014년 MOU 체결 후 이종췌도이식과 면역억제제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캡슐화 췌도이식에 대한 전임상 연구와 함께 임상 진입을 준비해오고 있다.
이종췌도이식은 돼지의 췌장에서 췌도를 분리, 쥐에 이식하는 것처럼 다른 종의 췌도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공여자의 수요가 태부족한데다 찾기 어려워 동물의 췌도를 당뇨환자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임상 진입이 준비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자가췌도이식은 환자 췌장에서 분리된 췌도를 자신에게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동종췌도이식은 다른 사람의 췌도를 받는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동물췌도 캡슐이식은 면역억제제 사용과 장기부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물 췌도를 면역보호막 캡슐로 둘러싸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윤건호 교수는 "췌도이식은 다른 장기이식 환자들이 받는 산정특례 혜택이나 면역억제제 의 건보급여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켜 환자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가 하면 뇌사자의 숭고한 뜻으로 기증받은 췌도를 수량이 적다는 이유로 무조건 전량 폐기토록 하는 문제가 발생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기증된 췌장에서 분리된 췌도를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이식방법을 연구토록 권장하고 있다.
윤 교수는 "공여 장기의 부족, 면역억제제 부작용과 높은 비용으로 동종췌도이식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캡슐화 췌도이식 기술에 이종췌도세포를 접목시켜 무균돼지에서 분리된 췌도를 이식 원으로 사용하거나, 이종췌도를 면역차단 캡슐화해 면역억제 없이 이식할 수 있다면, 당뇨병과의 싸움에 지친 환자들에게 복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1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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