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내년도 의료수가인상 폭 ‘합리적인 線서 타협’ 기대

성상철 이사장 “순조로운 협상 되도록 소통, 상생방안 강구하겠다”

건보공단, “심평원이 구매자(?)” 뭔 소리

입소문 퍼진 구매자론에 발끈‥건보당국 간 ‘이상기류’
모르쇠 일관하던 보건복지부 ‘지난 3월 양측 불러 조율’
성상철 이사장, “건강보험료 내는 국민이 실 구매자” 쐐기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사진)이 1년 전부터 지금껏 의약계에 나도는 심평원 발(發) ‘구매자론’을 직접 겨냥,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이 실지 구매자”라며 정면으로 반박하는 쓴 소리를 냈다.

그의 지적은 국민을 상대로 한 건강보험 관장업무를 둘러싸고 건보공단과 심사평가원 직원간의 묘하게 흐르는 이상기류에 확실한 선을 긋겠다는 의도로 비춰져 관심을 끈다.
이를 정리하면 법에 정해진 업무분담대로 공단은 건강보험의 재정 관리를 총괄하는 보험자 역할, 심평원은 심사평가에 충실해야 한다는 거다.

성 이사장은 2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심평원이 약 1년 전부터 ‘구매자’라는 용어를 은연중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원을 따진다면 실지 구매자는 건강보험료를 내는 국민”이라면서 “공단은 법에 따라 유일한 보험자로서 건강보험 가입자들을 대리해 예산 집행, 심평원은 심사와 평가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성 이사장은 “구매자가 되려면 법집행에 따라 재정이 확보돼야 하지만 심평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일본,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보험자가 진료비를 직접 심사하거나 아니면 전문심사기관에 위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 이사장은 “손명세 심평원장은 과거부터 잘 아는 사이다. 최근 국회 업무보고 이후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면서 “서로 소통의 창구를 통해 적극 협력함으로써 우리나라 건보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두 기관의 건강보험 관장업무를 둘러싼 잡음은 관할하는 보건복지부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 3월 심상치 않은 이상기류를 눈치 챈 복지부는 지난 3월 두기관의 관계자를 입소문 없이 불러들여 문제를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복지부는 이 문제를 제기하며 양측에 관할 업무에만 충실해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후 두 기관의 건강보험 관장업무를 둘러싼 잡음을 전해들은 공단노조까지 심평원과의 이상기류에 휩싸이면서 의약계 전체로 소문이 퍼져 확산된 상태다.

내년도 의료수가인상 폭이 예정대로 오는 5월31일 건보공단이사장과 의약단체 대표 간의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또 수가협상은 건강보험법이 정한 절차대로 재정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게 되며 인상폭은 건강보험재정상황과 병원의 경영수지 등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제시된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순조로운 수가협상이 되도록 건보가입자와 공급자가 충분하게 소통, 상생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의약계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내년도 의료수가협상은 법이 정한대로 진행해나갈 것이며 인상폭은 건강보험 재정상황과 병원경영수지 등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삼아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총 누적수지 12조8천억 원’
미 청구 4조9천억 원 빼면 7조9천억 원 ‘요양기관에 지불되는 2개월치’

성 이사장은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중 당기수지 4조6천억 원 등 총 누적수지가 12조8천억 원에 이르지만 아직 요양기관에 지급이 안 된 미 청구 진료비 4조9천억 원을 빼면 7조9천억 원으로 평균 월 지불되는 2개월 치에 불과하다”며 “공단이 법에 따라 적립해야 할 연간 급여비의 50%까지에 크게 밑돈다”고 덧붙였다.

7조9천억 원으론 건강보험법으로 정해놓은 연간 급여비의 50%까지 적립하기조차 어렵다는 거다.
이 액수를 연간 급여비와 따지면 3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상존하는 적자요인 대비 ‘건보재정재원 확충-재정누수방지’ 적극 추진
‘한시적 지원 법 폐지, 사후 정산제, 보험료부과체계 개선’
‘건강관리사업 활성화 등 사전 질병 예방’

이와 함께 앞으로 저 출산, 고령화로 생기는 재정적자요인이 상존해있다는 게 성이사장의 설명이다.

성 이사장은 “전 국민의 저 출산,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건강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는 적용인구가 크게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비중이 늘어나 치료에 들어갈 만성질환의 진료비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진다”며 “중기보장성 계획에 따르면 2018년까지 진료비가 약 24조원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비 그는 “국가가 세금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20%를 지원하도록 한 한시적 지원 법 폐지, 사후 정산제, 보험료부과체계 개선, 등 재원 확충과 재정누수방지, 건강관리사업 활성화 등 사전 질병 예방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이사장이 재원 확충 차원에서 먼저 제시한 한시적 지원 법 폐지를 정리하면 이렇다.
국가가 세금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20%를 지원하도록 한 국민건강보험법에 규정된 조항이 2016년 말로 만료됨에 따라 연장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현행 건강보험법에 의거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를 일반회계, 나머지 6%는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떼어내 모두 20%를 지원해왔다.

건강보험재정에 국고지원은 의약분업이 단초가 돼 재정건전화법안이 제정되면서 만들어졌으며 이후 건강보험법에 도입됐다.

이 제도는 당시 정부가 의약분업에 반발, 병의원 경영의 어려움을 사유로 집단 휴진에 들어간 의사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의료수가를 올린 인상 폭 만큼 들어간 건강보험 재정에 펑크가 나 파탄에 이르자 재정건전화법안이 한시법으로 제정되면서 새로 만들어졌다.

이후 2016년까지 재정지원을 한다는 내용으로 건강보험법에 의해 시행되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국민건강과 보건, 의료에 국가가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선 건강보험 재정 국가지원 규정은 필요하다”며 연장하는 쪽으로 입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 이사장은 “이처럼 국정과제 중증질환과 비급여 등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부임 때부터 강조해왔다”면서 “현행 보험료부과체계를 저 소득층의 부담을 낮추는 대신 능력 있는 피부양자에 더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선,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도록 할 것이며 국고지원 확보 등 수입재원 안정화와 동시에 건보재정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부정수급을 방지하는 대신 국민의 편의를 도울 수 있는 IC카드 도입 같은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가입자, 공급자, 정부, 공단 등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논의체를 통해 소통, 상생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학습시스템을 강화시켜 상호이해와 전문성을 높여가도록 하겠다”면서 “향후 10년간 건강보험의 미래를 열어갈 뉴 비전을 7월 1일 창립38주년 행사에 선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