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추계학술대회’ 성황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3일 세브란스병원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유일한 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노인환자에서의 임종과 관련한 문제-의학적 유언 작성법과 의학적 관점에서 본 연명치료, 연명의료 결정에서의 법적 과제, 가톨릭교회에서 본 연명의료, 연명치료에 있어서 재활의학의 역할 ▲치매특별등급 진단과 의사소견서 작성법 연수교육-치매의 정의, 진단과정, 인지기능 검사와 해석(MMSE와 신경심리검사), 뇌여상검사와 치매의 감별진단, 일상생활기능과 문제 심리행동증상, 치매단계(CDR과 GDS), 치매진단과 관련된 법적 문제, 의사소견서 작성요령을 심도 있게 다뤘다.

이번 학술대회를 정리한다면 임종, 치매특별등급 진단, 의사소견서 작성 등을 깊이 있게 접근했다.

고현윤 회장

김용욱 이사

“수명연장은 건강해서가 아니라 의료혜택 때문”
“이젠 연명치료 가치-대응방식 생각할 시점”
“의료인으로선 관여할 법적-제도적 장치 아무것도 없다”

이날 고현윤 학회장(부산의대)는 기자와 만나 “우리 사회가 고령화와 저출산 시기에 들어서면서 수명은 과거보다 길게 늘어났다. 건강해서가 아니라 의료혜택 때문이다. 건강하게 죽음까지 간다면 좋지만 병든 몸으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생을 마감할 것인가 죽음의 가치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한 노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지만 어렵다면 이제는 임종과 관련된 연명치료의 가치와 대응방식을 생각할 시점”이라면서 이번 대회의 기본취지를 알렸다.

고 회장은 “노인들의 질병뿐 아니라 척추질환, 폐 기능, 활동장애를 치료하면서 현실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이 중 대한재활의학회가 다뤄야 할 역할부담과 가치가 있지만 의료인으로서 연명치료를 결정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며 “단지 사회적인 합의만 있을 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법·제도적 뒷받침은 전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에 대한 대안 논의와 함께 급속도로 늘어나 또 다른 사회문제로 떠오른 치매수요를 컨트롤해야 할 치매특별등급 진단연수교육과 의사소견서 작성법 연수교육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치매특별등급 연수교육엔 1차 5월 18일 250명. 2차 140여명이 참여,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용욱 총무이사(연세의대)는 “이런 사정으로 재활전문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환자들에 대한 대안을 찾지 못해 퇴원할 수 없어 아무런 대책 없이 그저 끌고 가거나 끌려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며. “이를 법적, 의학, 경제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이번 대회에 기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재활의학에서 연명의료에 관심 많은 이유는 다루는 질환들이 호흡기를 단다든가, 루게릭병 등 중증 장애 등으로 연명과 밀접하게 관련되는데다 연명 가부를 관여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할 시대적 흐름에 화두를 던지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려는 것”이라면서 “만약 스위스나 네덜란드처럼 안락사가 허용된다면 연명치료의 차원을 넘어서게 된 것이며 우리나라로선 이를 받아들여 윤리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낙상 가이드라인’ 계속 업데이트 중
노인골절 ‘10% 정도 사망’ 심각
“다쳐도 젊은 사람보다 심하게 다친다”

이와 함께 학회는 관절치환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 낙상 가이드라인은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낙상은 미끄러지거나 추락, 넘어지는 것 등을 말한다.
학회에 따르면 낙상으로 다친 고관절 등 골절문제. 대퇴부 노인골절은 10%가 사망할 정도로 심각하다.

균형감각 장애, 신경학적 퇴행이외에 퇴행돼가는 감각장애 등으로 머리를 다쳐도 젊은 사람보다 심하게 다친다.
나이가 들면서 퇴행상태가 동반해 넘어지면 목이나 척추의 경우 골절이 없어도 척수나, 뇌를 다치는 신경계 손상이 많아 겉으로 다친 상처가 눈에 띠지 않는다고 후유증 치료를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되며 낙상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65세 이상 고령대 전 인구의 ‘20%’ 시골농촌은 ‘30%’
건강 체크할 재활의학과 의사 ‘대부분’ 도시에 편중
노인층 대상 ‘공공 의료적 접근’ 필요

또 학회는 노령인구의 지역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초 고령대가 전 인구의 20%, 행정구역으로 치면 시골농촌은 벌써 30%를 차지하고 있다.

고 회장은 “하지만 이들의 건강 체크해야 할 재활의학과 의사는 대부분 도시에 집중, 노인층을 대상할 수 있는 공공 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제도적 발상이 있지 않으면 단기간에 개선이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학문적, 공적인차원에서 들여다보면 의료와 복지를 중간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재활의학이라는 거다.
고 회장은 “노인건강을 다루는 재활의학과 의사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 80%이상이라 본다”며 가령 환자가 집에 있을 때 소변 빼주는 것이 의료냐 복지냐를 따져야 한다면서. 서양은 의료, 취급하지만 우리나라로선 가족이 해야 하는 복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활의학과 의사가 방문한 독거노인을 의료자원으로 인정, 의료로 보면 발전시킬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복지로 본다며 이를 잘 분석,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게 학회의 시각이다.

의료와 복지 잘 구분해 정책 펼치느냐(?)가 관건
“노인재활의학의 관리프로그램이 없다”

고 회장은 앞으로 학회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되겠다는 계획안도 꺼냈다.

그는 “올해 5년째 내외적으로 학회의 활성화에 최선을 다했지만 5년 지나도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는 거리 있었다면서 학술중심으로 보건의료정책과, 노인의료정책과와 긴밀한 협조를 이뤄 정책개발을 주도해나겠다”며 복지부가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단기간에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소개했다.

고 회장은 “의료와 복지의 중간 역할을 잘 제도화시키는 게 중요하며 의료복지나 최첨단 의료기기 등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지만 선진화된 제도적인 저변의 공공성은 많이 떨어진다”면서 “의료와 복지가 첨단기술이 되지 않으면 복지로 가버린다. 앞으로 의료와 복지 잘 구분해서 정책을 펼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정책개선을 제안했다.

여기에 “노인재활의학의 관리프로그램이 없다”며 의료의 견고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놨다.

그에 따르면 의료전달체계의 동선은 1→2→3차지만 노인재활의학은 3차에서 3, 1-2차로 내려온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건강상태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유지되고 관리해야 할 관리프로그램이 없어 의료의 견고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고 회장은 “대한노인재활의학회가 노인학회 중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내과적 질환에 관심 있는 다른 학회와 다르게 재활의료-노인 장애간의 뗄 수 없는 분명한 명분을 가진 학회”라면서 우리는 노인의 신체적 장애, 건강상태가 주된 진료범위이며 관심사다. 많은 노인인구수 만큼 장애가 늘어나면서 에이징 장애 상태의 노인환자가 긴 노년 보내는 것에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또 30-40대의 장애 에이징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학회의 할 일”이라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재활의학회는 오는 10월 24일 힐튼에서 열리는 추계학술대회에서 ‘바람직한 재활의학의 전달체계’를 강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