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골 대사 분야의 최신지견’ 발표
대한내분비학회(이사장 강무일)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2014’(SICEM 2014 Seoul International Congress of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15일부터18일까지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전 세계 당뇨, 갑상선, 신경내분비, 골대사분야 등 내분비 관련 의료진과 과학자 약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번 학회에선 내분비학회 박성우 회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의 ‘비타민D와 대사성질환’ 강연과 함께 총 3회의 기조강연과 14건의 심포지엄 세션이 마련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학회는 미국내분비학회(ENDO, The Endocrine Society)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며 튀니지 내분비학회와 합동 세션이 따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또 아시아태평양 당뇨비만연구회(APDO, Asia-Pacific Diabetes and Obesity)가 16일~17일, SICEM 2014와 동시에 개최됐으며 총 5가지 주제로 30여 개의 논문이 발표됐다.
학회 강무일 이사장(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지난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로서 성공적 첫발을 내디딘 SICEM이 올해는 내분비분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학회들과 협력을 통해 국제대회로서 기반을 더욱 다지게 됐다”며 “앞으로 대한내분비학회를 명실공히 세계적인 학회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16일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서울국제내분비학술대회의 의미와 주요 발표, 그리고 갑상선 분야, 골대사 분야의 최신 연구경향을 발표했다.
임신 중 ‘요오드’ 너무 부족하거나 넘쳐도 ‘문제’
부족 시 ‘태아 신경인지능력발달 장애, 미숙아 위험
’과잉 땐 갑상선 질환’ 유발‥적정량
이날 서울대병원 김경원 교수(사진 죄측/내분비내과)는 “임신 중 요오드가 너무 부족하거나 넘쳐선 안 된다”며 “산모의 갑상선 건강을 지키는 것이 자신과 태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요오드는 해조류나 어패류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성분이며, 체내에 남아있는 요오드의 80%는 갑상선에 저장된다. 체내에선 요오드를 이용해 갑상선호르몬을 만들게 돼 갑상선호르몬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면서 “산모가 태아에게 유일한 요오드 공급원이 되기 때문에, 임신 전보다 요오드 필요량이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는 국가다. 요오드는 해조류를 비롯해 천일염 등에 함유돼 있어 이를 이용해 만든 장류를 통해 요오드를 섭취할 수 있다. 한국은 외국에서 권장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게 됨으로써 임신 후에도 별도의 요오드공급은 필요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임산부 체내에서 요오드가 부족하거나 넘쳐도 산과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김 교수는 “요오드가 부족할 경우 산모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겪을 수 있다. 임신 중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태아의 신경인지능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줘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로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의 경우 60% 유산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 따르면 연구결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임신합병증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숙아로 태어날 위험이 증가하거나, 저체중아 출산하거 유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태아나 산모의 건강을 위해 갑상선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요오드가 지나치게 과다 섭취했을 때도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요오드 섭취량이 많은 편이지만 과다 섭취하게 됨으로써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들의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요오드 섭취와 갑상선 질환에 대해선 여전히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갑상선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갑상선암의 종류, 크기, 환자의 나이와 병기에 따라 아주 초기이거나 특수 상황에선 갑상선의 일부만, 이외엔 거의 전부를 제거하게 된다. 수술 후 최종 병리소견을 고려해 추가적으로 방사성요오드치료 및 외부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갑상선암은 항암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항암제 치료는 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표적 치료가 발전하면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방사성요오드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진행속도가 빠른 경우의 환자들에게 치료옵션이 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개발된 갑상선암 표적치료제로는 소라페닙(Sorafenib), 파조파닙(Pazopanib), 반데타닙(Vandetanib), 카보잔티닙 (Cabozantinib), 렌바티닙(Lenvatinib)이 있다고 소개했다.
‘골대사와 에너지대사’ 상호영향
‘렙틴 분비 증가→골형성 활동 감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사진 우측)는 골대사 분야의 최신 연구 경향이란 주제로 골대사와 에너지대사의 상호영향이란 최신 지견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렙틴은 주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면서 섭취한 음식물을 통해 체내 지방 세포가 많아지게 되면 렙틴 분비량이 높아지고, 식욕을 억제하는 신호를 전달하게 돼 체내 에너지 항상성을 유지하게 된다”며 “인류는 역사적으로 생존을 위해 음식물을 통해 에너지를 섭취하게 되면 지방세포에 충분히 축적하도록 설계돼있다. 그러나 경제사정이 좋아진 지금은 음식 섭취에 어려움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과도한 에너지를 섭취하게 돼 지방 세포가 많아져 렙틴의 분비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지만, 오히려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뇌에서 렙틴을 인지, 반대로 떨어뜨리는 ‘렙틴 불응성’상태가 된다”고 강조했다.
렙틴 불응성(Leptin insensitivity)이란 렙틴이 증가하면 식욕이 억제되면서 에너지 유입이 적어질 것을 대비해 우리의 체내에선 에너지가 사용되는 활동들을 중단하려는 현상을 말한다.
골 형성 작용도 이중 하나이며 렙틴의 분비가 증가하면 골형성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상태에서 렙틴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 중추신경 내에서는 뉴로펩타이드 Y라는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게 된다.
이때, 체내에선 골형성 활동이 감소하게 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에너지 섭취가 많아지면 렙틴의 분비가 증가하게 됨으로써 뉴로펩타이드 분비가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렙틴 불응성으로 뇌에선 기아상태로 인지하게 돼 오히려 뉴로펩타이드의 분비가 늘어나 골형성 활동이 억제된다.
즉, 식욕을 조절하는 신경조절 물질들이 에너지대사뿐 아니라 뼈의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최근엔 이와 반대로 뼈 대사가 거꾸로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뼈의 대사가 췌장에 영향을 줌으로써 인슐린 분비가 달라져 결국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체내 에너지 항상성에서 에너지대사가 뼈의 대사와 상호 작용을 하는 것이다.
뼈도 에너지대사를 조절하는 하나의 내분비기관으로서, 비만, 당뇨 등 내분비질환 치료 시 고려해야 하는 잠재적 요소로 볼 수 있다는 거다.
비스포스포네이트, 플라시보 대비 ‘고관절 골절 약 51%’ 감소
반면 이상반응시 ‘비전형성 대퇴골 골절 발생’ 주의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 약 613만 7천 702명으로 전체 인구의 12.2%를 차지했으며, 2050년 1천799만 1천52명을 기록, 전체 인구의 37.4%에 이를 것으로 예측돼 노인성 질환에 대비, 대표적 질환 골다공증으로 생긴 골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골절 중 대퇴골 골절의 경우 고관절 주위 골절 발생 후 1년 내 사망률은 평균 약 20%이며 85세 이상에선 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다.
이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가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골절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며 플라시보 대비 고관절 골절을 약 51%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상 반응으로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비전형적 대퇴골절은 전자 하부, 허벅지 쪽의 장골에 발생하는 수평 혹은 짧은 사선 골절을 말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비전형적 대퇴골 골절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알려졌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비스포스포네이트의 처방 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하는 동안, 전형적 대퇴골 골절의 발생률이 비슷한 반면, 전자 하부 골절의 발생률은 고령의 여성에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이러한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 후 발생하는 비전형적 대퇴골절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결과에 따르면 골밀도 측정 시 대퇴골 량뿐 아니라 전지하부 쪽의 영상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 환자의 비전형적 대퇴골절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17: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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