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원격의료 “전체 1차 의료기관 공멸 가져온다”

의원협회 ‘3회 추계연수강좌’ 성황

“대면진료를 외면한 의사-환자간의 원격의료는 전체 1차 의원급 의료기관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사진)은 3일 제 3회 추계연수강좌가 치러진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차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사에게서 촉진, 타진, 청진은 물론 검사할 기회까지 아예 빼앗은 채 그저 화상을 통해 환자의 증상이나 상태를 진단, 치료하게 하는 원격의료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방침을 전면 반대한다”며 이같이 목청을 높였다.

윤 회장은 “의료에 가장 근본이 되는 촉진, 타진, 청진과 검사 없이 화상에만 의지해 환자의 증상이나 상태를 진단, 치료하게 하는 의사-환자간의 원격의료는 오진만 부추길 뿐만 아니라 1차 의료기관에 만성질환자, 정신질환자 재진과 노인 장애인, 도서벽지 환자의 초진을 맡게 함으로써 지역 간 또는 의료수요차이로 의원 간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켜 의료질서를 파괴할 잘못된 의료제도”라며 정부의 강행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같이 만성질환자를 원격의료대상에 강제로 편입시키게 되면 부작용으로 이를 전문적으로 다룰 대형 의료법인이나 처방전만 발급하는 의료기관이 생길 것이라는 게 윤 회장의 시각이다.

그는 부작용 피해사례로 검진만 전문으로 하는 비의료기관의 확산을 꼽았다.

윤 회장은 “요즘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이를 전문으로 하는 비의료기관이 곳곳에 생겨 의료시장의 질서를 무너트리거나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이에 모자라 이제는 의료계가 반대하는 원격의료까지 들여와 의원에게서 부정확한 진단을 양산시켜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깨트려한다. 1차 의료를 붕괴시켜 국민에게 피해를 주려한다”며 강행하려는 정부를 겨냥, 맹공을 폈다.

윤 회장은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재벌 IT 기업, 원격의료 디바이스 회사, 대형병원 또는 이와 결탁된 민간의료보험 회사 등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의도로만 보인다”며 “국민건강을 담보삼아 일부 재벌기업을 먹여 살리는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시행 땐 ‘의료의 본질 자체 왜곡→오진양산 →국민건강 악영향’
개원의사 반대 한목소리‥“의료질서 파괴할 잘못된 의료제도”
‘국민건강 담보삼아 일부 재벌사 먹여 살리는 정책’ 힐난
수요차이로 ‘부익부 빈익빈’ 초래‥“오진 양산, 환자의 신뢰 잃게 된다”

이처럼 의료계가 반대하는 원격의료를 시행한다면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

윤 회장에 따르면 환자 수요가 차이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함께 촉진, 타진, 청진, 검사 없이 화상으로만 진료해야 하는 한계에 부딪쳐 오진을 양산, 환자의 신뢰를 잃게 되는데다 원격의료 전문병의원이 생겨 의료질서가 무너져 결국 의원급 의료기관은 공멸하게 된다는 거다.

윤 회장은 원격진료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원격의료 전문병의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초진을 마친 만성질환자에게 디바이스를 무상으로 제공한 후 촉진, 타진, 청진과 검사 없이 때마다 처방전을 발행하는 겉핥기식의 진료만 횡행하게 될 병의원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비 의료 검진기관 같은 대형 원격진료 병의원이나 대형 사무장 혈액투석 의원이 우후죽순 생길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여파에 비례해 원격진료 전문 약국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지금의 원격의료 법안은 의사에게만 적용되지만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약국도 원격진료 디바이스를 설치, 환자로부터 처방전을 제출받아 조제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의료시스템의 총체적인 파국으로 의료의 본질 자체 왜곡→오진양산 →국민건강 악영향으로 이어져 환자가 입는 피해는 극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의원협회는 “원격진료를 반대해왔던 의료계의 의견을 정면으로 무시한 정부와는 더 이상 대화할 의지가 없다”며 “▲환자 편의에서 국민조제 선택분업 강력 요구 ▲원격진료의 심각성대국민 홍보 ▲시민단체와 국회 상대로 입법 저지 활동 ▲입법 예고안에 대한 무더기 반대의견 제출 운동 ▲의료계의 총궐기 요구 ▲신문광고나 인터넷 통해 원격의료 폐해 글이나 조직적 방안 강구 등 대안을 마련, 곧 열린 의협 투쟁준비 위원회에 힘을 모아 원격의료 제지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들 현안을 심도 있게 다뤘던 의원협회의 추계 연수 강좌엔 1,124명이 사전 등록해 성황을 이뤘다.

이에 윤 회장은 “올해엔 지난해 면허등록제 때문에 연수평점을 가수요로 판단, 작년만큼의 참여를 기대하지 못했으나, 회원의 입장에서 서로 듣거나 알고 싶은 내용. 응용할 수 있는 콘텐츠 모은 프로그램, 유명 강사 초빙으로 예상보다 참석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의원협회는 이번 연수강좌의 성공을 계기로 춘계연수강좌를 기획 중에 있다.

의원협회 미니 인터뷰

“소외지역 잘못 알고 있다
군의관 없는 군대 없으며 의사 없는 교도소 없다”

가장 먼저 원격진료의 문제를 꼽는다면(?)

▶ 원격진료대상으로 정한 소외지역을 정부가 잘못 알고 있다.
요즘 군의관 없는 군대가 없으며 의사가 없는 교도소도 없다.
우리나라 의료사정으로는 의사간, 보건소 간호사간의 원격진료로도 충분한데 정부가 원격진료를 추진하면서 의료서비스에서 아예 빠져 소외되는 것 인양 표현하는 것이 불만이다.
이번에 정부안대로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의사가 처방전만 발행하는 전문직으로만 인식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등 의료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정부의 안대로라면 원격진료는 진료에 가장 기본이 되는 촉진, 타진, 청진, 검사 다시 말해 대면해서 치료 받을 필요 없다고 단정해 총체적으로 의료를 왜곡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화상으로만 진료해야 하는 한계에 부딪치게 된 의사로 하여금 오진을 양산하게끔 부추기기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원격진료가 시장경제논리에 맞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 원격의료는 대기업을 위한 것이다. 법안에 담겨 있는 것은 화상진료. 원격의료가 전부다.
정부의 의도는 모니터링 디바이스가 발달하는 만큼 화상으로 가야 한다는 자본논리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기업 병원의 원격의료 추진이 경제적 이득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이미 기업들은 예전부터 준비해왔다.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익 문제로 의료기 회사가 환자 많은 의사들에게 조인돼 의료시장이 혼탁해진다.
정부의 주장대로 원격의료가 국민 편의 정책이라면 의약분업부터 바꾸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나라 의료시장의 실정으로는 원격 의료보다 선택분업을 고려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