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 ‘중요’‥인플루엔자, 폐렴구균백신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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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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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기침과 객담이 심했던 김00(72·남)씨는 계단을 오를 때면 쌕쌕 소리가 거세지면서 숨이 몹시 심하게 찼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세 달 호흡곤란과 함께 증상이 악화되면서 병원을 찾았다.
그는 폐기능 검사 결과 중증단계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
현재 금연과 함께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해 치료 중에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하루 종일 거친 숨소리와 기침에 시달린다.
악화되면 스스로 숨쉬기조차 힘들어진다. 발을 내딛는 것조차 어려워 외출은 물론 혼자 씻고 밥 먹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COPD는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다 기도가 좁아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병이다.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이에 속한다.
병명은 생소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악명은 높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0초에 한 명씩 사망하는 병으로 세계 사망 원인 4위에 올라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이면 3위로 오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망원인(통계청, 2011년 사망원인 통계) 7위로 랭크돼 치료에 들어가는 국민건강보험료 지출액만 연간 600억 원에 이른다.
원인은 ‘흡연’‥ 65세 이상 남성COPD환자 ‘전체 47.7%’
이외 공해나 매연, 조리 시 발생하는 타는 연기도 ‘유해’
이 병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흡연이다.
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폐를 구성하고 있는 기관지와 폐포(허파꽈리)에 달라붙어 반복적으로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 염증은 폐 기능을 저하시키는데다 기도를 막아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는 “흡연 이외에 공해나 매연, 조리 시 발생하는 유해 연기 등도 COPD의 원인”이라며 “흡연자가 모두 이병을 앓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흡연자”라고 말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1년)에 따르면 COPD의 유병 율은 40세 이상에서 13.2%, 만 65세 이상에서 27.8%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남성은 40세 이상에서 20.2%, 65세 이상에선 47.7%로 여성보다 비율이 높았다. 이중 흡연자는 24.7%, 이전에 담배를 핀 경험이 있는 사람은 17.7%로 비흡자연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교수가 진행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폐기능 검사 결과 40세 이상 중 13.4%가 COPD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 교수는 “조사 결과 65세 이후에서 4.4배 증가하고 한 번도 흡연하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흡연자의 유병 율이 현저히 높았다”고 말했다.(논문 한국의 COPD 유병률, prevalence of choronic obstuctive pulmonary disease in Korea(2008))
흡연자, 만성폐쇄성폐질환 몰라 “치료 늦어진다”
40세 이상 10명 중 한명, 65세 이상은 10명 중 3명 꼴
COPD는 40세 이상에서 10명 중 한명, 65세 이상에선 10명 중 3명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이 병은 악화될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한 만성질환이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2012년에 발표한 설문자료에 따르면 흡연하는 45세 이상 COPD 잠재 환자군 737명 중 75%가 이병을 잘 몰랐다.
공해에 노출된 택시운전자 287명 중 90%는 아예 COPD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아는 사람이 적은 탓에 진단율도 낮다.
유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COPD로 진단된 환자의 2.5%만 병원을 찾았다.
나머지 97.5%는 COPD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뜻이 된다.
유 교수는 “중증 환자도 진단받은 비율이 15%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COPD 진단을 받아도 병에 대한 아는 것이 적어 호흡곤란계수 5(숨이 너무 차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음)인 환자 중 65.2%만 자기 병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며 지난 1년간 병원에 한 번도 가지 않는 환자도 19.2%에 달했다.(논문= 한국의 COPD 유병률, prevalence of cho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in Korea(2008),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의 COPD 영향력, North America and Europe in 2000-subject’s perspective of Confronting COPD International Survey(2002)
악화되면 ‘회복 어려워’‥조기발견 ‘중요’
상당수는 ‘경증환자’‥걷기에 숨이 찬다면 ‘폐 기능 50%’ 손상
진단을 받지 못한 환자의 상당수는 경증의 환자다.
초기 COPD증상은 비탈길을 걸을 때 숨이 차다가 이후 병이 악화되면 평지를 걸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이를 운동부족이라고 여겨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다.
유 교수는 “걷을 때 숨이 찬다면 이미 폐 기능의 50%는 손상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OPD는 경도부터 최대산소소모량이 감소하는 등 생리학적 변화가 생기면서 사망률이 증가하며 운동을 할 때 호흡곤란을 느낄 때가 많아지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서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OPD의 가장 무서운 것은 한번 시작되면 회복되지 않고 서서히 심해진다.
이에 따라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확진을 받았다면 악화를 막는 것도 가장 중요한 치료목표가 돼야 한다.
대부분의 COPD 환자는 평균 1년에 1회 정도 급성악화를 경험한다.
유 교수는 “급성악화는 폐 기능을 급격하게 나쁘게 하며 환자를 사망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악화를 막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목표”라고 전했다.
조기발견을 위해선 정기적인 폐 기능 검사가 필수다.
10년 이상 흡연한 40세 이상이나 택시나 버스 운전사 등 유해 기체에 노출이 많은 직업인들은 고 위험군이다.
경미한 호흡곤란이나 쌕쌕거리는 천명음, 객담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COPD 예방치료는 가장 먼저 ‘금연’
약물치료로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 사용
치료는 어떻게 할까.
시작은 금연이다.
예방의 첫걸음이며 COPD 치료의 핵심이 된다.
금연은 COPD의 사망률을 낮추며 폐 기능 감소를 늦춰준다.
가래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도 있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도움이 된다.
유 교수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COPD에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줄여주며 사망률을 50% 감소시킨다”고 강조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65세 이상 COPD 환자에서 패혈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연구에서 증명됐다.
간염학회는 폐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50세 이상이면 인플루엔자,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약물치료도 있다.
대부분은 약물치료로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한다.
경구용에 비해 적은 용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은반면 작용이 빨라 효과적이다. 기관지 확장제는 폐기능을 개선시켜주면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적어지며 급성악화를 예방한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COPD는 고위험환자조차 질환을 아는 사람이 적다”며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는 통해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는 병인만큼 병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면서 “고위험군은 주기적으로 폐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19: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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