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워 ‘생로병사의 비밀’ 등 공중파 방송 건강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전국 지자체를 돌며 특강을 해온 윤00씨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식이요법 등 건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수려한 말솜씨까지 갖춰 방송사의 건강프로그램 등에서 인기 강사로 통했다.
하지만 그의 학력은 가짜로 드러났다.
그가 화려하게 포장해온 이력은 이렇다.
‘서울대 졸업, 서울대 보건학 박사, 서울대 의대 겸임교수,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의료과정 수료…’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14일 허위 학력을 기재해 강사 섭외 전문기관에 등록한 뒤 전국의 시·군청 등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특강을 하면서 수천만 원의 강사료를 챙긴 혐의(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윤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공직자나 시민을 상대로 강연 활동을 하기 위해 2005년 12월과 2010년 7월 인간개발연구원과 한국평생교육원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력서에 서울대 농과대학(학사)과 서울대 의료학과(석·박사)를 졸업한 뒤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의료과정을 수료했다고 써 넣었다.
경력엔 자신을 서울대 의대 겸임교수라고 소개했다.
윤씨는 이 같은 경력을 내세워 인기 강사로 부상했으며 1회 강연료로 최고 187만원을 받았다.
그는 2006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국의 지자체와 농협, 여성단체 등 56곳에서 건강 강의를 하면서 지금까지 8,000여만원의 강연료를 챙겼다.
그는 ‘생로병사의 비밀’ 등 방송사 건강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MBC 라디오 건강프로그램 ‘약이 되는 음식이야기’ 등을 여러 차례 진행해온데다 서울 강남에 대규모 건강클리닉을 열고 건강 관련 책도 펴냈다.
그의 허위 학력은 익명의 제보자가 최근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이 났다.
경찰의 조사결과 윤씨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의료 최고경영자 과정(6개월)을 2000년 수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은 일반인들도 신청하면 들을 수 있는 단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미국 하버드대 학력도 허위였다.
서울대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강할 당시 하버드대를 5일간 방문, 수업을 청강한 게 전부다. 서울대 겸임교수 경력은 가짜였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지상파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의 건강 프로에 170여 차례 출연했으며 한 방송사 유명 건강프로그램의 편집위원으로 참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2005년 1월~2011년 1월 서울 강남에서 건강기능식품 유통전문회사를 운영한 점으로 미뤄 매출증대 등을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윤씨가 학력을 부풀린 부분을 모두 인정했다”고 전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사기 등의 혐의로 윤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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