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의료중심 “구라파 중심에서 ‘아시아’로 이동”

‘韓中日국제학술대회’ 유명철 조직위원장

“모든 분야의 중심이 구라파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의료도 예외가 아니다. 인공관절분야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인공관절은 고도의 정밀한 제조기술에 재료, 디자인 등이 겸비되지 않고선 수술에 사용할 수 없어 그동안 미국이나 구라파, 일본이 리드를 해왔다. 그러나 한국 등이 이들 나라와 기술정보나 학문교류,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춘 임상 경험이 풍부해지면서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유명철 조직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韓中日 인공관절 국제학술대회’의 성과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명철 위원장은 “과거 아시아지역은 기술축적이 안 돼 경험부족으로 인공관절분야에서 미국과 구라파가 주도해왔고 아직도 같은 상태지만, 의학, 과학지식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황은 차츰 바뀌어 가고 있다”며 “의학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아시아 의사들의 많은 수가 미국이나 구라파에 유학을 다녀오고 외국에서 발표할 기회와 교류가 많아지면서 의료기술이나 지식에서 이런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인공관절분야에선 한국이 다른 분야보다 굉장히 발달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의학연구결과가 외국에서 발표할 기회가 많아지고 내용이 우수해 외국인들이 관심 있게 보고 연수코스대상국으로 추천한다. 중국에서 이런 현상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결과가 ‘韓中日 인공관절 국제학술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유 위원장은 “정식으로 수교하기 전부터 중국과 처음으로 교류를 했던 한국의사가 정형외과의사다. 서로 초청하며 관계를 다진 기간만 20년인데다 인공관절분야는 다른 진료 과보다 돈독하다”고 전했다.

그는 종전에 아시아지역에서 인공관절을 교류하는 기회가 있었다. 인공관절분야만이라도 학술토론을 통해 학문을 발전시킨다면 미국이나 구라파 못지않게 우리가 앞서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를 제안한 적이 있다면서 중국에서 먼저 자연스럽게 제안해왔고 한국도 화답을 보낸 것이 몇 년 전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이런 와중에 작년 처음으로 아시아지역의 인공관절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확대모임을 갖게 됐다”면서 “이전에 서로 의견이 일치가 돼 지난해 제1차는 중국, 2차는 한국에서 개최하게 됐다. 범위를 넓혀 일본에 참여를 제의했으나 자신들의 위치가 미국이나 구라파와 동등한 수준에서 격하된 것 같이 여겨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고 털어났다.

유 조직위원장은 “본과 접촉을 많이 했다. 반응이 신통치 않게 나온 데다 요즘 정치적으로 안 좋은 분위기여서인지 이번 학회에 몇 사람만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참석 인원수가 동등해야 한중일 대회라는 의미을 나타내는데 주로 중국과 한국이 축이 됐다”면서 “놀란 것은 중국 측 대표를 비롯해 140명이 넘게 참여하는 열의를 보여줬다. 일반인들은 빼고 한국까지 합치면 약 450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음은 유 조직위원장과 인터뷰를 Q&A로 정리했다.

카카오톡=유명철 조직위원장

Q=이 학술대회에 관심을 갖는 중국인 정형외과의사는?

A=사실 중국 정형외과의사학회 회원 수는 잘 모른다. 중국 학회회장도 정확한 회원 수를 잘 모른다고 들었다. 현지 정형외과 개원의가 상당수라는 것만 안다. 정형외과 분야는 예전부터 중국과 교류를 해왔다.
학술대회 프로그램은 인공관절분야에 국한돼 내용이 깊고 전문성이 높게 구성됐다. 또 다른 특징은 A라는 다시 말해 인공관절의 핫 이슈를 주제로 잡아 찬성, 부정내지 반대의견을 발표 하게 함으로써 같이 토론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져 반응이 좋았다. 제목이 인공관절이지만, 고관절 인공관절, 무릎인공관절 깊이 들어가면서 달라져 참석자간의 열띤 토론이 전개됐다. 1회 땐 이번 대회와 달리 방향성을 정하지 않은 채 다양하게 발표하는 것으로 치러졌지만, 올해엔 성격을 부여해 참석자가 주제에 집중하면서 찬반의 의견을 꺼내 서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돼 의미가 더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Q=이번 학술대회 프로그램의 장점은?

A=프로그램과 관계없이 한중일이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로 왕래하기 쉬워 앞으로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 대표 왕옌 중국정형학과 학회장과 어떻게 학술대회를 아시아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게 하고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핵심이 체계적으로 미래의 우수한 의사정형외과의사를 키우는 교육 또는 학술대회나 공동연구를 통해 교육, 기술개발, 재료개발의 수준을 어떻게 더 올리고 확대시켜 아시아지역에 많은 인공관절이 필요한 환자들을 치료할 것인가에 맞춰졌다. 이에 공감하고 공동으로 노력하기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북경 학회에서 다시 모여 의논하기로 했다. 이것이 의료인으로써 해야 할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가?

Q=지난해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북경에서 열린 중국정형외과 학술대회 규모 그리고 다음개최지는?

A=학회 참석인원이 2만 명 정도다, 다음 학술대회 개최지는 북경이 될 것 같다. 내년에 만약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도를 보인다면 일본도 할 수 있다. 아직 동남아시아가 약하지만 인도네시아 태국들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Q=이번 학회를 평가한다면?

A=많은 학회에 참석해봤지만, 우리처럼 채널이 있고 개념이 있게 뭘 해야 하는가를 당위성까지 확실히 정하는 국제모임은 없는 것 같다. 아시아 지역의 젊은 의사들에게 교육시킬 기회를 주고, 장학금이나 전문가 교수들이 그룹을 짜 돌아가면서 필요하면 순회강연이나 시연을 해 기술을 전수시켜, 젊은 의사들의 교류를 더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야 미래가 보장된다. 원로만 모여서는 제자리걸음만 걷게 될 뿐이다. 우린 요즘세대에 있지 못했고 누가 이끌어주지 못했지만 이런 자리에 있어보니 젊은 의사들을 빨리 교육을 시켜 이를 통해 아시아의 많은 국가에 값싸고 좋은 혜택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도 유로공동체처럼 할 때가 움직임을 보일 때가 됐다.

Q=이번 대회에서 달라진 현상이라면?

A=예전엔 영어발표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엔 젊은 의사들 층에서 영어가 많이 발전해 발표 후 질문 받아 답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과거 발표는 원고를 읽는 식이며 토론에선 꼭 통역이 있어야 했다.

Q=세계적인 권위자로서 현재 인공관절을 생기는 문제를 들춰낸다면?

A=인공관절이 비싸다는 거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예전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한 나라가 돼 정부가 의료보험으로 많이 커버해주고 있지만 들어가는 치료비가 적지 않아 아직은 비싼 수준이다. 돈이 없는 사람은 참 받기가 힘들다. 우성 아시아 지역을 꼽을 수 있다.
아시아권엔 약 47개국 정도가 있다. 이 지역에 세계인구 70억 명 중 약 48억 정도가 살고 있지만 의료여건이나 경제적 여건이 열악해 이들 가운데 25억 이상이 의료혜택을 못 받고 있다.
인공관절이 필요한 경우는 엄청나게 많다. 미국이나 구라파의 10분의 1정도가 겨우 수술 혜택을 받는다. 이런 열악한 상태에 있는 환자들에게 제대로 혜택이 돌아 갈수 있도록 앞장서서 개선해야 하는 게 우리의 임무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 같은 현실을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초청하는 특강 때마다 꺼내왔다.
이런 목적에서 국가 간의 협력하고 도와 가는 것이 글로벌 헬스의 합당한 방향이라고 본다.
나이가 들면서 느낀 것은 기술 지식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혜더라
이를 슬기롭게 풀어 나가려면 매개체가 소통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같이 대화가 되고 관계를 잘 맺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젊거나 바쁠 때면 이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기술 지식만 가지고 있으면 최고라는 생각이 빠져 버린다. 이것이 사람마음을 교만하게 만든다. 지금은 옳다고 인정받고 있을지 몰라도 10년 후 바뀔 수 있다. 이때 누가 책임일 질 것인가?
그러나 지혜와 소통을 앞세우면 절대 교만해 질 수 없다.
인공관절뿐 아니라 의료인이라면 직업인으로서 이 같은 철학을 갖고 환자를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