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베이비플랜 결혼계획보다 ‘더 중요’

박문일 센터장

박문일 센터장 “정자 3개월 전에 생성된 사실 모른다”

“건강한 아이를 가지려는 베이비플랜은 결혼계획보다 더 중요하다.
'베이비 플랜'은 신혼부부가 임신 전에 갖춰야 할 생활 습관부터 임신과 출산, 육아를 남녀의 몫으로 여겨야 한다는 문화 운동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난임은 건강의 중요한 3대요소인 영양, 습관, 운동을 제대로 지키고 실천하면 해결된다”

10일 한양대병원 여성종합진료센터 개소 4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만난 박문일 센터 장은 베이비플랜의 개념을 이같이 밝혔다.

박 센터장은 "임신을 여자만의 몫으로만 돌리려는 잘못된 풍토가 저 출산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남성도 산아계획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출산과 육아에 일정 부분을 분담하게 하는 문화, 베이비 플랜 확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임신과 출산이 마치 아내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아예 버리라고 지적했다.
박 센터장은 “산아 계획이 섰다면 남편 물론 건강한 정자를 위해 몸만들기를 명심해야 한다”며 “웨딩플랜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태아의 100년 건강을 지키기 위한 베이비플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센터장은 "이런 개념의 베이비 플랜이 확산되면 저 출산, 출생아의 건강, 임신계획으로 생길 중절수술 감소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며 "우리사회에서 임신 문화가 그나마 조금씩 바뀌어 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센터장은 "웨딩 플래너가 유행하는 것처럼 이젠 각자 모두에게 베이비 플래너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한다"면서 "저 출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바람에 여성종합진료센터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요즘 늘어나는 난임은 아기를 가질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임신을 하려다 생긴다. 먼저 영양, 습관, 운동을 제대로 지키고 실천하면 해결될 수 있다며 출산을 제대로 준비하는 똑똑한 부모의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난임은 임신을 할 수 있으나 쉽게 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치료가 가능하다는 표현이 담겨져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박 센터장은 “여성종합진료센터는 여성 질환은 물론 산과에 이르기까지 치료뿐 아니라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품격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여성종합진료센터는 2008년에 문을 연 이래 임신, 출산, 불임, 부인과 종양 등 각종 산부인과 질환의 맞춤 상담, 검진, 치료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91년, 92년, 2012년 3번을 받아 화제가 됐던 의학자다.

박 센터장은 1977년 한양대 의과대학 졸업한 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의대와 영국 옥스퍼드의대 산부인과에서 연수를 마쳤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과 한양대 의학전문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또 한국모자보건학회 회장, 대한태교연구회 회장, 대한산부인과학회 정보위원장, 대한주산의학회 상임이사, 대한태아의학회 상임이사 등 대외학회활동을 하고 있다.

Talk time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부부 모두 임신 전에 건강한 몸 만들라”

○여성종합진료센터 개소 4주년 됐다. 소개와 함께 기념 심포지엄의 주제를 난임, 불임으로 잡은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난임이 늘고 있고 의외로 환자가 많다. 35세 이하에서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부부가 1년간 임신을 시도하다 못한 경우를 불임이라고 한다. 아기 가질 준비를 하지 않고 임신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난임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준비하는 몸을 만들지 않고 임신을 하게 돼 건강한 아이가 만들어질 수 없는 거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듯 몸이 준비가 안 돼 유산되고, 조산하게 되며 변변치 않은 아이가 태어나게 된다. 큰일이다.

○심포지엄 ‘베이비 플랜’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웨딩 준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베이비 플랜이다. 대개 베이비 플랜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임신의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젊은 부부들은 임신 전(姙娠前) 환경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임신은 철저한 계획 하에 시도해야 하고, 가능한 인공적인 도움이 아닌 자연적인 상태에서 수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태능력은 여성과 남성의 나이뿐 아니라, 식단, 영양, 운동과 생활습관, 성생활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스스로 수태 전부터 자신의 몸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가장 적합한 몸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이 낳는 출산 수가 줄어들고 건강의 질도 나빠져 큰일이다.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도 중요하지만 임신 전 지원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홍콩이나 중국의 경우 혼인 신고할 때 두 부부의 건강진단서를 첨부하게 한다. 결혼 할 자격이 있는가를 따지는 거다.

○폐쇄적인 분만환경을 개선하려는데 많이 앞장서는데 긍정적인 면과 개선돼야 할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나?

▶99년 9월에 수중분만을 처음 시도했다. 그 다음에 분만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산모나 산모 가족이 원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바뀌었지만 정부가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수중분만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보상이 없다. 진료비를 더 받으면 불법으로 몰아 다양한 분만환경을 만들기가 어렵다.
의료분쟁조정법에 문제가 많다. 산모들의 5-10%는 고위험임신이다.
산모에겐 분만 전. 후 무슨 일이 생길 줄 모른다. 산과 의사들로선 폭탄을 안게 되는 꼴이다. 모자보건차원에서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위험한 산모들은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 산과의 레지던트가 1/3이나 줄어들고 90%가 여성이다. 발등이 뜨거운지 아직도 모른다. 정부가 모자보건에 적극 개입하지 않는 한 저 출산문제는 풀기 어렵다.

불임 남녀 모두 책임‥원인 약 1/2씩 차지
저 출산 남성에게 책임크다‥원인 ‘육아 소홀’

○불임 해결, 저 출산 문제에 남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불임의 원인은 여성이 1/3, 남성이 1/3, 그리고 양측 원인과 원인불명이 1/3다. 문제를 따지면 남성과 여성의 원인이 약 1/2씩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 불임의 굴레를 여성에게 씌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한다. 스트레스는 더욱 불임환경을 부추기는 주요원인이 된다.

저 출산 문제에서 남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프랑스처럼 남성이 육아에 참여하면 출산율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 저 출산국가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남성이 육아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
신혼부부가 1년간 회식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법을 만들어야 한다. 마초문화가 바꿔야 저 출산이나 불임이 해결된다.

태교 때는 물론 임신 전부터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성의 정자가 이미 3개월 전에 생성된 것을 아는 남성들이 거의 없다. 자신의 임신 전 영양상태, 비만상태 등이 수태환경과 임신의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는 남성들이 참으로 많다. 임신 전에 남자들은 6개월 동안 몸을 만들고 3개월 전에 임신을 해야 건강한 아이가 태어난다. 물론 불임환경에서도 중요한 것은 남성이 기본적인 것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건강에 중요한 3대 요소는 영양, 습관, 운동이다.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이 더욱 잘된다. 이 같은 평범한 건강의 3대요소를 소홀히 하면서 불임클리닉에 다니는 부부들이 참으로 많다.

임신 전에 아내가 엽산을 비롯한 영양제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남편인 자신이 수태환경과 건강한 임신유지에 도움이 되는 멀티비타민과 미네랄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들은 모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