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유방암 아형과 수술 후 시기'에 따라 재발률 다르다

이한별·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 공동연구
유방암 수술 환자 16,462명, 후향적 유방암 아형에 따른 '국소·구역 재발 양상' 분석
호르몬 음성 유방암 중 '허투 양성' 동측 재발↑‥'삼중음성' 구역·반대편 재발↑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 10,075명, '전체 61.2%' 최다
다음 '허투 양성 유방암, 삼중음성 유방암,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 유방암' 순
10년째 재발률 '동측 유방 내 4.1%, 구역 3.9%, 반대편 유방 3.5%'
동측 유방 내 재발률, 10년 동안 '허투 양성 유방암 지속 ↑'
논문, SCI 학술지 'JAMA Surgery 최근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유방암 아형과 수술 후 시기에 따라 국소·구역 재발 패턴이 다르며, 40세 이하 젊은 환자는 40세 초과 환자보다 아형 간 재발 패턴의 차이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논문보기)가 나왔다.

특히 호르몬 음성 유방암 환자는 치료 초기 1~3년에 높은 재발률을 보이며 이후엔 재발률이 급감한 반면,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는 수술 후 꾸준히 일정하게 재발률을 나타냈다.

현재 국제적 유방암 진료지침은 유방암 치료 후 국소·구역 재발을 추적 관찰하기 위해 매년 일률적인 유방 촬영술과 필요 시 유방 초음파를 권고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환자 나이와 유방암 아형을 고려해 재발률이 높은 시기에 더 빈번하게 검사를 시행하는 맞춤형 추적 관찰 전략을 세울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이한별(사진 좌)·서울시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우)팀은 2000~201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6,462명을 대상으로 후향적으로 유방암 아형에 따른 국소·구역 재발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13일 이같이 발표했다.

유방암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여성 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종이다.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여성 유방암 환자는 2만4,806명으로, 전체 여성 암의 21.1%를 차지했으며 타 암종보다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지만, 유병률이 높아 유방암 치료 후 체계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방암은 아형에 따라 서로 다른 재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몬 수용체 유무에 따라 호르몬 음성 유방암(허투 양성, 삼중음성)은 초기에 재발률이 높지만 2~3년 뒤 확연히 줄어든 반면, 호르몬 양성 유방암(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일 때 재발률은 낮지만 10년 이상 유지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재발 양상은 전신의 원격 전이까지 포함한 것이다.
유방 내 재발(국소 재발) 혹은 림프절을 포함한 유방 근처 부위에 발생하는 재발(구역 재발)의 양상에 대해선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2000~2018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16,462명을 대상으로 종양 아형에 따라 ▲ 동측 유방 내 재발 ▲ 구역 재발 ▲ 반대 측 유방 내 재발로 나눠 약 73.7개월간 추적 관찰을 통해 후향적으로 재발률과 연간 발생 패턴을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은 10,075명(61.2%), 허투 양성 유방암은 1,908명(11.6%), 삼중음성 유방암은 2,633명(16.0%),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 유방암은 1,846명(11.2%)이었다.

이 결과, 10년째 동측 유방 내 재발률은 4.1%, 구역 재발률은 3.9%, 반대편 유방 재발률은 3.5%로 각각 나타났다. (그래프)
이 치료 결과는 이전 타 연구들에서 보고된 국소와 구역 재발률(5~15%)보다 낮아 주목할 만한 수치다.

동측 유방 내 재발률은 10년 동안 허투 양성 유방암이 지속해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삼중음성,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 순이었다.
허투 양성 유방암과 삼중음성 유방암은 수술 후 1~3년째에 재발률이 높았다가 감소한 후 6~7년째에 다시 약간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 반면,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은 10년간 비슷한 재발률을 보였다.

구역 재발은 삼중음성, 그리고 허투 양성, 호르몬 양성·허투 양성,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 순으로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중음성과 허투 양성 유방암은 수술 후 1~2년째 아주 높은 구역 재발률을 보였다가 이후 급감했던 반면, 호르몬 양성·허투 음성 유방암은 큰 변화 없이 낮은 재발률을 유지했다.
수술 후 5년 이후에는 유방암 아형 간에 구역 재발률의 차이가 없었다.

반대편 유방 내 재발률은 모든 아형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했으며, 삼중음성 유방암이 다른 아형에 비해 재발률이 높았다.
측 반대편 유방암 재발을 더 많이 발생시키는 브라카(BRCA) 유전자가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허투 양성 유방암과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재발률은 비슷했다.

추가 40세 이하의 젊은 환자는 40세 초과 환자들보다 국소·구역 재발률이 더 높았으며 아형 간 치료 후 시간에 따른 재발률의 변화 폭도 컸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천종호 교수(외과)는 "유방암 수술 후 유방 내 혹은 유방 근처에 재발했을 땐 조기 치료할수록 생존율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적절한 유방 추적 관찰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가령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수술 후 꾸준히 일정한 재발률을 보이는 만큼 같은 간격으로 정기 유방 검사를 시행해도 되지만, 호르몬 음성 유방암은 수술 직후 초기 1~3년에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만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유방 검진을 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서울대병원 이한별 교수(유방내분비외과)는 "유방암 수술 후 재발률을 걱정해 아형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6개월마다 빈번한 유방 추적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환자 나이와 유방암 병기, 분자 아형을 고려해 권고하는 환자 맞춤형 추적 관찰 원칙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Locoregional Recurrence Patternsin Patients With Different Molecular Subtypesof Breast Cancer'란 주제로 외과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저명한 SCI 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 IF=16.9)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