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정서적 지지받지 못하는 노인 '치매 발병 위험↑'

김기웅 교수 연구팀, 60세 이상 노인 5,852명 8년간 추적관찰
정서적 지지 받지 못하는 노인 치매 발병률 '매년 1,000명당 15.1명'
충분한 정서적 지지받는 노인 치매 발병률 '1,000명당 9명'
정서적 지지 부족한 여성 '치매 발병 위험 61%‥알츠하이머병 위험 66%' 높다
논문,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최신 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이해, 보살핌 같은 정서적인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초고령사회 진입과 치매 환자의 폭발적 증가를 목전에 둔 한국 사회에서 고립된 독거노인에게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적절한 정서적 지지를 제공, 정기적 인지기능을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음이 확인됐다.

이처럼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지지'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공감과 이해 등 감정적 지원을 받는 '정서적 지지'이며, 다른 하나는 가사, 식사, 진료, 거동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물질적 지지'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사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 연구팀은 국내 60세 이상 노인 5,852명을 8년 동안 추적 관찰하며 정서적 지지와 물질적 지지가 각각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지 분석했다.

이 결과, 물질적 지지는 치매 발병률에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지 않았지만, 정서적 지지는 차이가 나타났다.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는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매년 1,000명당 9명에 그쳤다.
이와 달리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연 1,000명당 15.1명으로 높았다.(아래 표)

정서적 지지와 치매 발병 위험의 연관성은 특히 여성에게서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여성은 치매 발병 위험이 61%,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66% 높았다.

그간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이 치매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히 나왔으나, 이를 해소할 어떤 사회적 지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물질적 형태의 도움보다 정서적인 공감과 이해가 치매 발병 위험과 연관성이 있음을 밝힌 최초의 연구다.
이 연구결과는 치매 예방에 겉으로 드러나는 사회적 활동의 양보다, 사회적 활동의 질이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기웅 교수는 "연구결과에서 중요성이 밝혀진 정서적 지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정서적 공감을 바탕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표준화,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사회와 국가 단위의 치매 예방 전략 수립 시엔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위험 노인을 대상으로 가족이나 혹은 유관기관에 종사하는 이른바 사회적 가족들이 정서적 지지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연구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