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황인창·고려대 구로병원 최유정 교수와 공동연구
비후성 심근증 환자 좌심실 박출률 '급사와 합병증 위험' 분석
좌심실 박출률 50~60% 환자, 60% 이상 환자보다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 2배 이상'↑
최 교수 "저-정상형 좌심실 수축력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 집중 모니터링과 관리 필요"
황 교수 "저-성장형 좌심실 수축력 환자 최초 새로운 예후적 관점 제시"
김 교수 "예후 더 좋지 않을 수 있는 환자군 발굴하는 추가 연구 진행 중"
논문, 국제학술지 'BMJ HEART' 대표 논문에 선정‥편집위 논평과 함께 5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비후성 심근증의 예후를 평가하는 새로운 관점이 제시됐다.
심장 수축기능이 정상이지만 좌심실 박출률이 60% 미만인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60% 이상 환자보다 심부전으로 입원할 위험이 2.4배,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은 2.6배 증가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사진 좌)와 분당서울대병원 황인창(중)·고려대 구로병원 최유정 교수(우) 공동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비후성 심근증으로 진단받은 1,858명을 대상으로 좌심실 박출률로 평가한 좌심실 수축기능의 예후를 비교, 분석한 결과가 23일 이같이 발표됐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BMJ HEART(영국의학저널 심장학)' 대표 논문으로 선정돼 편집위원회의 논평과 함께 5월호에 게재됐다.
급성 심장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근육이 유전적으로 두꺼워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진단과 치료의 발전으로 급사를 예방할 수 있게 됐으나, 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계 합병증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 환자마다 다른 예후를 예측할 방법을 찾는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팀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예후를 평가하는 지표로 좌심실의 수축력을 나타내는 '좌심실 박출률(LVEF)'에 주목했다.
심초음파로 측정할 수 있는 좌심실 박출률은 좌심실에 들어온 혈류량 대비 대동맥으로 빠져나간 혈류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미국심장학회는 이 비율이 50% 미만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급성 심장사 위험을 높인다고 2020년 권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비후성 심근증 환자 1,858명을 좌심실 박출률로 나타낸 좌심실 수축기능에 따라서 ▲ 보존형(≥60%, 1399명) ▲ 저-정상형(50~60%, 415명) ▲ 감소형(<50%, 44명)으로 구분, 약 4.1년간 예후를 추적 관찰했다.
1차 평가 변수는 급성 심장사와 유사 사건(심실빈맥·세동, 삽입형 제세동기 작동 등)이며, 2차 평가 변수는 심부전 관련 입원, 심혈관 사망, 모든 원인의 사망이었다.
1차 평가 결과, 감소형(<50%) 환자군의 급성 심장사 위험은 보존형(≥60%) 환자군보다 5.2배 높았다. (그래프)
저-정상형(50~60%) 환자군의 급성 심장사 위험은 보존형(≥60%)보다 유의미하게 높지 않았다.
즉 감소한 좌심실 수축기능이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급성 심장사 위험을 독립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기존 유럽심장학회 급성 심장사 예측 모델(2014)에 '좌심실 박출률 50% 미만' 변수를 추가하면서 예측 정확도가 개선됐다.
기존 미국 심장학회의 비후성 심근증 예후 가이드라인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시각이다.
2차 평가 결과, 저-정상형(50~60%) 환자군은 보존형(≥60%)보다 심부전으로 입원할 위험이 2.4배, 심혈관계 사망 위험이 2.6배 각각 증가했다.
이 결과는 좌심실 박출률이 정상 수준이지만 낮은 편에 속하는 '50% 이상 60% 미만' 비후성 심근증 환자들도 심혈관 합병증 발생에 주의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에 고려대 구로병원 최 교수는 "이 연구 결과에 따라 의료진들은 감소형 좌심실 수축력을 가진 환자뿐만 아니라 저-정상형 좌심실 수축력이 있는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들을 상대로 집중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황 교수는 "이 연구는 비후성 심근증 연구에서 기존에 주목해 왔던 좌심실 수축력 감소 환자뿐 아니라 좌심실 박출률 50%~60%인 저-성장형 좌심실 수축력 환자들에게 최초로 초점을 맞춰 새로운 예후적 관점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는 "저-성장형 좌심실 수축력을 가진 비후성 심근증 환자는 정상 심근 기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 간과됐으나, 연구를 통해 이러한 환자들도 심부전과 심혈관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에 노출됐음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면서 "현재 저-성장형 좌심실 수축력을 가진 비후성 심근증 환자 중에서도 예후가 더 좋지 않을 수 있는 환자군을 발굴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로써 더 정확한 위험군 발굴 지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11:58:31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