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그저 돈만 벌려는 이익집단에 불과 건정심 논의기구서 추출"
"산부인과·소청과 없는 병원엔 '종합병원 지정 취소와 의원 수가 적용' 마땅"
[보건타임즈]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의료법상 종합병원 기준에서 지정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빼자는 의견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현장을 지키는 이들 분야의 진료과 의사는 물론 이들로 구성된 의사회가 힘을 합쳐 집단 반발에 나섰다. (사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左,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 右)
이 사태는 최근 병협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필수의료 종합대책 수립 관련 제안서'에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의 필수 개설 진료과목에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빼냄으로써 실제 필수의료 현장에 근무하는 의료인력을 원활하게 배치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종합병원은 1차 의료기관(병·의원)과 3차 의료기관의 중간 2차 의료기관이다.
현행 의료법상 100병상부터 300병상 이하의 종합병원 지정 기준은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또는 병리과를 포함한 7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춰야 하며 필수로 갖춰야 하는 진료과목은 전속하는 전문의를 두도록 돼 있다.
300병상을 초과하는 종합병원일 때는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병리과 또는 진단검사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치과를 포함한 9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개설해야 하며 9개의 필수 진료과목엔 전속하는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
이외의 진료과목은 전속하지 않은 전문의를 둬도 무방하다.
이렇듯 제대로 구색을 갖춘 종합병원, 어느 정도 규모가 큰 이름있는 병원들은 대개 2차 의료기관 이상으로 봐도 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병협이 국민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의료인 단체가 아닌 단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영자 단체에 불과함을 다시 한번 극명히 보여준 사례"라면서 "그간 때마다 필수의료를 강조하며 살리자는 외침 역시 돈만 벌겠다는 욕심에서 나온 주장일 뿐 결코 필수의료로 지정된 기피 전문 진료과의 고충과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님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모습"이라며 "병협의 '종합병원 지정 기준에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제외'란 헛소리 주장은 궤변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즉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두 진료과를 종합병원 지정기준에서 삭제함과 동시에 필수의료에서 뽑아내려는 병협이 의도한 속셈으로 보인다는 게 두 진료과 단체의 시각이다.
이로써 의료전달체계 과정에도 혼선을 줘 환자가 1차 의료기관(병·의원)에서 산부인과와 소청과가 없는 2차 의료기관을 건너 뛰어 3차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게 하는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봤다.
두 진료과 의사회는 "그나마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속내를 국민 앞에 만천하에 공개한 병협의 용기를 환영한다"면서 "국민건강과 의료인들의 이익보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 주장하는 이런 이기적인 집단이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협 등 의료인 단체와 같은 자격으로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며 "핵심적인 의료정책을 논의하는 필수의료 대책이나 건정심 등의 구성원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협이 제대로 된 의료 직역 단체라면 소신 있게 소청과와 산부인과가 없는 병원에 오히려 두 진료과를 개설할 수 있도록 의료당국과 올바른 방안과 지원할 대안을 찾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는 게 두 단체의 설명이다.
두 단체는 필수의료의 안착에 각 대안을 마련 중인 복지부에도 소신 있는 의료정책을 요구했다.
두 진료과 의사회는 "실태조사를 통해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 진료과가 없는 의료기관의 종합병원 지정을 즉각 취소하는 것은 물론 병원 수가 대신 의원 수가를 적용하라"며 ▲ 병협을 보건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뺄 것 ▲ 건정심에 위촉된 병협 소속 위원을 즉각 해촉할 것을 각각 강조했다.
병협에 대해선 "복지부에 제안한 내용을 철회할 것과 각 진료과 단체에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비롯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을 거듭 요구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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