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서울대병원, 젊은 성인 과음하면 '심방세동 위험 47% ↑'

'누적 음주량-심방세동 위험 연관성' 전국 기반 코호트 연구 결과 발표
'젊은 성인,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 연관 연구' 이번이 처음
최의근 교수 "젊은 성인도 중등도 이상 음주 지속 심방세동 발생 위험증가 증명"
한경도 교수 "윤리적 수행하기 어려운 음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연구 사례"
이소령 교수 "젊은 환자, 심방세동에 경각심 높이는 계기 되길 바란다"
논문, 미국의학협회 저명 학술지 'JAMA Network Open 9월호'에 게재

[보건타임즈] 최근 젊은 성인이라도 과음하면 '심방세동 위험'이 무려 47%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논문보기/아래 그림 이미지)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사진 상단 左)·이소령 교수(右)팀(한민주 임상강사 하단 左)과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右)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 20~39세의 젊은 성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한 누적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를 8일 이같이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심방에서 발생하는 빠른 맥의 형태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두근거림, 흉부 불편감을 호소하며 심할 땐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동반한다.
나아가 심방 내 혈전이 생겨 뇌혈관이나 신장 혈관 등을 막게 되면 뇌졸중과 혈전색전증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질환은 노인 인구의 약 10%에게서 발생,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젊은 사람에게는 드물게 발병한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게서 심방세동이 발병하면 항부정맥제와 전극도자절제술을 포함한 치료에도 불구, 재발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뇌졸중, 심부전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부정맥 질환인 만큼 젊은 성인도 심방세동의 위험인자 파악과 적극적인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음주는 교감신경 항진과 아드레날린 과분비, 심장 내 전기신호 전도계의 변화 등 다양한 기전에 의해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젊은 성인의 습관성 음주와 심방세동 위험 간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젊은 성인의 과음은 심각한 사회 문제이지만, 이 연령대를 상대로 한 연구는 지금껏 없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총 4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의 젊은 성인 153만7,836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착수했다.

연구팀은 각 해의 음주량에 따라 ▲ 비음주 ▲ 경도 음주(주당 105g 미만, 14잔 미만) ▲ 중등도 음주(주당 105~210g, 14~28잔) ▲ 중증 음주(주당 210g 초과, 28잔 초과)으로 나눠, 4년 동안 누적 음주량을 점수화했다.
다음으로 주종에 관계없이 1잔의 알코올 함량은 7.5g으로 정의했다.
이후 평균 6년간 이들의 심방세동 발생을 추적했다.

이 결과, 4년간 중등도 이상(주당 105g 이상, 14잔 이상)의 음주를 지속한 사람의 심방세동 위험이 비음주자와 경도 음주자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연속 중증(주당 210g 초과, 28잔 초과) 음주를 지속한 사람은 비음주자 대비 심방세동 위험이 47% 더 높았다.(그래픽)

이전에 이와 같은 음주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다룬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음주가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연구팀은 설명이다.

최의근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젊은 성인도 중등도 이상 음주를 지속하면 심방세동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젊은 성인에게 금주와 절주를 확실히 권장할 새로운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경도 교수는 "임상시험으로는 윤리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음주 연구를 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포함돼 있는 수검자 설문을 활용, 성공적으로 수행한 연구 사례"라며 "이 연구가 앞으로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한 양질의 연구들이 많이 이뤄지는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소령 교수는 "젊은 성인은 음주의 부작용으로 심방세동이라는 생소한 부정맥을 떠올리지는 않는다"며 "심방세동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은 뿐더러, 특히 젊은 환자는 뇌졸중, 심부전 등 합병증의 위험을 긴 여생 동안 안고 살아가야 해 이번 연구 결과로 심방세동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를 상세하게 정리한 논문은 'Habitual Alcohol Intake and Risk of Atrial Fibrillation in Young Adults in Korea'란 주제로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저명 학술지 'JAMA Network Open(IF 13.37) 9월호'에 게재됐다.

이 논문은 지난해 11월 미국 심장학회 뉴스(American Heart Association News)가 주목, 기사로 다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