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고대 구로병원, '비알코올 지방간염' 구분하는 바이오마커 발견

총 2,588개 miRNA 중 지방간염 환자에게서 '뚜렷하게 발현 증가한 miRNA' 선별
김정안 교수 "연구결과 통해 진단 키트, 신약 개발과 연관된 인자 발굴 가능"
이영선 교수 "혈액 채취만으로 지방간염 감별할 수 있는 지표 발굴"
논문,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

[보건타임즈] 고려대 구로병원이 miRNA(혈청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논문보기)를 찾아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은 비알코올 지방 간 질환 환자의 약 25%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병은 단순 지방간과 달리 간의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돼 간경변증,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간의 진단은 초음파와 같은 영상 진단을 통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지만, 단순 지방간과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해선 간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간 조직검사는 고가의 검사비용, 합병증의 발생 우려돼 손쉽게 시행할 수 없어 단순 지방간과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구분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검사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이영선 교수(사진 左, 고려대 의대 의과학연구지원본부 김정안 연구교수 右) 연구팀은 원내에서 간 조직검사를 통해 비알코올 지방 간 질환으로 진단된 환자 24명의 혈액으로 miRNA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수행, 총 2,588개의 miRNA 중 지방간염 환자에서 뚜렷하게 발현이 증가한 miRNA를 선별했다.

이 결과 4가지 miRNA(miR-21-5p, miR-151a-3p, miR-192-5p, miR-4449)들이 지방간염 환자에서 유의하게 발현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 구분에 유용한 것을 밝혀냈다.

이들 4가지 miRNA를 조합했을 때, 진단적 정확도를 나타내는 AUC(Area Under the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 값은 0.875로 매우 효과적으로 지방간염을 구분할 수 있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4가지 miRNA의 비알코올 지방간염 바이오마커로서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모집한 비알코올 지방 간 질환 환자 37명의 혈액표본을 이용, 검증작업을 했다.

이 결과에서도 4가지 miRNA를 활용해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를 선별했을 때 AUC 값이 0.874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이 연구결과가 비알코올 지방간염에 기존의 연구결과들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사체 공개 발현 데이터와 통합해 네트워크화했다.

김정안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지방간염에서 miRNA가 TGF-β, Wnt 신호전달과 관련이 돼 있어 간세포의 염증과 간 섬유화를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진단 키트, 신약 개발과 연관된 인자 발굴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영선 교수는 "혈액 채취만으로도 지방간염을 감별할 수 있는 지표를 밝혀낸 만큼, 전체 비알코올 지방 간 질환 환자 중에서 지방간염 환자를 구분해냄으로써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악화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혈액 내의 miRNA 검사를 이용한 비알코올 지방간염 진단키트 개발과 miRNA를 표적으로 하는 비알코올 지방간염 신약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 연구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Circulating miRNA is a useful diagnostic biomarker for nonalcoholic steatohepatitis i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란 주제로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