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치러질 제1회 피부미용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대한피부과의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대한의사협회는 피부미용사제도 시행을 골자로 한 `공중위생관리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제기로 했다. (좌측사진은 자료사진)
피부미용사제도는 기존 공중위생법에 의거 이ㆍ미용사 자격을 일반 미용사와 피부미용사로 구분, 국가가 공인하는 자격제도다.
이 제도는 미용산업 종사자와 예비종사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관리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피부미용 세부 업무 기준안'에 따르면 피부미용의 범위는 `피부를 아름답게 유지, 보호, 개선하기 위해 질환적 피부를 제외한 피부상태를 분석하고 화장품이나 미용기기를 이용한 제모, 눈썹손질, 피부관리(클린징, 각질제거, 팩, 화장품의 흡수를 돕는 행위 등)' 다.
이에 피부과의사회는 피부미용사의 업무범위를 순수 미용행위에만 국한해야 하며 의료적 기능을 하는 기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과 시험 응시기준을 일정교육 이상의 이수자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부과의사회가 문제로 삼는 피부상태 `분석'이란 규정이 자칫 `진단'의 개념으로 확대, 해석돼 의료행위의 권한 부여로 비춰져 부당진료를 할 수 있게 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피부관리실에서 불법피부미용 시술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1995년 139건에서 1999년 786건, 2005년 1천863건으로 급증했다.
피부과의사회는 지난해 무면허 미용업자에 의한 `필러' 시술로 실명한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접수된 `피부관리실 불법 의료행위에 따른 부작용 사례'도 지난 4월에만 50여건이 나 된다.
이 중 영구화장(문신)으로 인한 부작용이 22%(11건)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점 빼기, 약물치료(필러.보톡스), 필링(박피) 등에 따른 부작용이 모두 18%(9건)나 접수됐다.
피부과의사회는 2006년 소비자시민모임이 서울시내 피부관리실과 체형관리 업소를 조사한 결과 초음파 의료기기 사용업소 39.8%,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업소 15.5%로 각각 분석된 통계를 문제로 꼽아 현행 의료기기법에 의거 의료인의 처방과 지도가 반드시 필요한 장비들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부과의사회는 피부미용 세부 업무 기준안에 따라 의료기기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미용기구를 피부미용사들이 사용하게 되면 의료용 기기의 이름만 바꿔 국민에게 시술토록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피부미용사 시험의 응시기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피부미용사 자격시험은 응시 제한이 없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만 피부미용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최소 1~3년(1천800시간), 스위스는 직업학교 3년(1천200)을 이수한 사람에게만 피부미용사 응시자격을 준다.
캐나다도 12개월(1천500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본은 미용기술학교 1년 이수 후 미용 실험장 실습을 1년 더 해야 한다.
이에 따라 피부과의사회는 우리나라도 최소 1천시간 이상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완료한 사람에게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밝히고 있다.
한승경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산적해 있는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피부미용사제도가 시행되면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피부미용 국가기능사를 양산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국민건강권 보호를 위해 관련법 개정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4: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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