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 교수 "영양 챙긴 식단‥때 걸러선 안 된다“
김휘영 교수 "잦은 음주, 간 손상‥횟수와 양 조절 필요"
[보건타임즈] 과거 처량하게 느껴졌던 혼자 밥 먹기, 술 마시기가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대중화되면서 현재 대한민국이 '혼밥(혼자 하는 식사)·혼술(혼자 하는 술)' 열풍에 더욱 빠져들고 있다.(사진 이미지)
요즘엔 한국인 1인 가구의 91.8%가 주로 혼자 밥을 먹고 있다.
1998년 20대 1인 가구 소비품목 13위에 불과했던 '술'은 2014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혼자여서 편하지만 홀로 대충 밥을 해결하다든가, 술을 자주 즐기다보면 건강을 해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위ㆍ대장센터 정혜경 교수는 "대충 때우기 식의 '혼밥'은 비만과 위장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여, 반드시 영양을 챙긴 메뉴에 맞춰 식사하며 때를 걸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의 약 55%가 식사를 대충 하거나 인스턴트식품을 주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자주 즐기는 식사 메뉴로는 라면, 백반, 빵, 김밥, 샌드위치였다.
최근 간편 식품 시장 규모가 1조를 넘어서며 4년 사이 51% 증가한 것도 이를 반영한다.
다만 이러한 간편식은 탄수화물과 지방 식 위주로 열량이 높아 비만을 유발하기 쉬우며 설탕과 인공조미료가 다량으로 들어간 경우가 많다.
또 밥을 함께 먹는 상대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식사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 식사를 빨리할수록 비만과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때론 혼자 TV나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며 먹지만 화면에 집중하다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거나 자신의 먹은 양을 쉽게 인지하지 못해 과식,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정 교수는 "혼밥이 하나의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무조건 경계하기보다는 건강한 식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첫 밥술을 뜬 듯 20분 정도 지나야 식욕 억제 호르몬이 분비되는 만큼, 20분 이상 느긋하게 먹는다거나 밥 먹을 땐 TV나 휴대폰을 멀리하는 생활습관을 들임으로써 식사에만 집중, 음식물을 제대로 씹고 과식하지 않게 돼 위장에 무리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식습관만큼이나 무엇을 먹는지 식단이 중요하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필수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조리 식품을 선택해야 하며비타민, 무기질 등은 채소나 제철 과일을 자주 먹어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눈치 볼 필요 없는 '혼술'
'알코올성 간질환 유발위험' 크다
'혼밥'과 함께 확산된 '혼술'문화도 1인 가구 건강의 또 다른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술은 과음하게 되면 신체 여러 기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며 특히 간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혼술은 1~3차로 이어지는 단체 음주문화와 같은 강제성이 없지만, 술 자체에 몰입하게 돼 이를 자제시킬 상대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과음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언제든 마실 수 있는 혼자 술 먹기가 습관처럼 굳어지면 음주 빈도가 늘어날 수 있다.
술은 마시는 기간간격이 짧다든가 양이 많아질수록 심각한 만성 간질환으로 악화될 위험이 커진다.
식약처가 전국 17개 지자체에 거주하는 20~40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016)를 한 결과, 66.1%가 최근 6개월 이내에 혼술을 겪었다.
이들 중 4명 가운데 1명이 6개월 전에 비해 음주 빈도가 늘어낫다.
혼자 한번 술을 마시면 남녀 평균 맥주(200mL) 4잔, 소주(50mL) 5.7잔, 과실주(100mL) 2.6잔, 탁주(200mL) 2.7잔, 위스키(30mL) 3.1잔을 마셔 여럿이 마실 때보다 음주량이 적었지만 37.9%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위험음주량 이상을 마셨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40.1%)이 남성(36.1%)보다 고위험음주량 비율이 높았다.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김휘영 교수는 "과음은 간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여성이나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사람,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소량의 알코올 섭취로도 심한 간 손상을 입게 돼 음주 횟수와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이미 간경화로 진단 받은 환자는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면서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남성은 하루 순수 알코올 20g 이하(소주 2잔 이내), 여성은 하루 10g 이하의 음주량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매일 혼자 마시는 습관은 알코올 의존성에 의해 음주량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잦은 음주를 경계했다.
김 교수는 "알코올 간질환은 많이 진행하기 전까지는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해 자신이 과음을 지속했다는 판단이 되면 검진을 통해 간질환 여부를 확인한다거나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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