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권 교수 "정기 안과 검진 통해 '조기 발견과 치료' 중요"
[보건타임즈] 녹내장이란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신경(시신경)에 무언가 이상이 생겨 시야 결손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야 결손이란 한쪽 눈을 감았다 떴을 때 보이는 전체 범위 내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어느 날 갑자기 심한 시야 결손이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는 한 만성 녹내장처럼 서서히 발생하는 시야 결손은 자각하기 어렵다.
녹내장은 내버려 뒀다간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해, 황반변성, 백내장(우리나라는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녹내장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사진)는 "안압(눈의 압력)이 높은 경우 고안압으로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시야 손상으로 이어진다"면서 "안압은 정상이어도 안압의 일중 변동 폭이 크거나, 근시로 시신경이 약해져 있다든지, 시신경 혈액 순환이 잘 안 됐을 때 혹은 유전자 이상 등의 이유로 녹내장이 생기기도 한다"며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약 80~90%는 높은 안압 수치로 ‘정상안압녹내장’을 앓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상안압녹내장을 포함한 원발개방각녹내장은 초기에 증상을 자각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
초기엔 주변부 시야부터 손상이 시작돼 서서히 중심 시야까지 진행하기 때문이다.
중심 시야는 말기까지 보존되기도 한다.
유 교수는 "이 때문에 말기 녹내장이더라도 시야만 좁아졌을 뿐 시력기 1.0까지 유지되는 사례가 빈번해 좁아진 시야를 인식하지 못한 채 뒤늦게 진단을 받는 사례가 많다"면서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 연구에 의하면 녹내장 인지율은 8%, 즉 이 안과 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00명 중 92명이 녹내장을 앓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좁아진 시야로 계단을 헛디디거나 자주 넘어지며 낮은 문턱에 머리를 부딪친다든지, 운전 중 표지판과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을 땐 녹내장을 의심,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스스로 눈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게 유 교수의 설명이다.
녹내장은 한번 진단받으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해 신중하면서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특히나 높은 안압은 녹내장 발병의 주요 원인이 돼 안압검사가 필요하며,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녹내장일 수 있어 반드시 시신경검사를 해야 한다.
또 전문의 판단에 따라 전안부 검사, 시신경과 망막신경섬유층 검사, 시야 검사, OCT 검사 등을 복합적으로 시행, 정확하게 녹내장을 진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 녹내장의 종류와 현재 병기에 알맞은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종류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다르다.
만성녹내장은 대개 서서히 진행하지만 급성녹내장, 폐쇄각녹내장, 거짓비늘녹내장, 신생혈관녹내장 등은 진행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을 명확히 진단받은 후엔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한 약물 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때에 따라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안압 낮추는 효과는 수술 치료가 약물이나 레이저보다 우수하지만, 수술 치료 후 시력을 떨어뜨리는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대개 약물치료가 우선 된다.
유 교수는 "녹내장은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주요 안과 질환이지만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며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녹내장을 발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대처법이라면서 "고도 근시, 40세 이상, 당뇨, 고혈압, 녹내장 가족력이 있을 땐 안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 치료 필요 여부와 검사 주기를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녹내장 치료는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에 기존 녹내장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최소침습녹내장수술(MIGS) 방법들이 나와 수술치료 선택의 폭이 조금씩 확장되고 있으나, 각 수술 방법마다 장단점들이 있어 안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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