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식도이완불능증', 증상 엇비슷한 역류성식도염으로 착각

박중민 교수 "두 질환은 발생 원인과 치료법서 차이 있다'
식도이완불능증, '식도 이완'되지 않으면서 발생

[보건타임즈] 요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수가 증가하면서, 가슴 쓰림, 역류, 목의 이물감, 목통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대개 '역류성식도염'으로 여겨 약을 복용한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 안 될 땐 '식도이완불능증'을 의심해 봐야할 것 같다.

#부산에 사는 윤00씨(남․32세)는 3년 전부터 음식물을 삼키면 잘 넘어가지 않는데다 식도에 걸린 것처럼 답답한 느낌이 들면서 음식물이 입안까지 역류되는 증상이 나타나 역류성식도염으로 단정지어 약을 복용해왔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러한 고통에 시달려왔던 그는 주변에서 수술을 하면 역류성식도염이 완치된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뒤 중앙대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식도조영술을 통해 검사한 결과는 뜻밖에 의외의 진단이 나왔다. 윤씨는 역류성식도염이 아닌 ‘식도이완불능증’이라는 난생 처음 듣는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사례처럼 '식도이완불능증'의 증상은 음식물을 삼키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가슴 통증과 음식물의 역류, 가슴 쓰림, 트림 장애, 딸국질, 목의 이물감 등을 나타내 이와 엇비슷한 역류성식도염으로 착각하는 환자가 많다.

음식은 식도 괄약근이 수축과 확장을 하는 연동운동을 통해 식도가 이완되면서 위장에 도달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의 연동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하부식도괄약근압이 증가하면서 충분히 이완되지 못해 음식물이 위장으로 내려가지 못해 식도 내에 막아 역류되는 질환이다.
식도이완불능증 환자에서 식도암 발생 율이 0.4∼9.2%로 보고되고 있으며 건강한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4∼14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달리 역류성식도염은 식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거나 식도를 통과, 내려오는 횡격막의 틈이 벌어져 위 내용물이 다시 식도로 역류, 발생하는 병이다.
이같이 두 질환간의 증상 발생 원인과 치료법이 차이가 있다.

이에 중앙대병원 외과 박중민 교수(사진)는 "비슷한 증상으로 식도이완불능증을 역류성식도염으로 오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두 질환의 발생 원인이나 치료법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며, "식도이완불능증 환자는 역류성식도염 약물을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삼킴 곤란과 역류가 지속되며 체중이 감소한다면 '식도이완불능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도이완불능증의 진단방법으로는 식도조영술 검사를 통해 식도의 연동운동이 없이 식도가 확장돼 있다거나 하부식도가 협착이 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식도 내부와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측정하는 식도내압검사를 통해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의 상승과 하부식도괄약근 이완이 불완전한지를 관찰, 진단할 수 있다.

또 추가로 삼킴 곤란을 일으키는 식도암을 확인하기 위해 위내시경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식도이완불능증 치료로는 약물치료, 보툴리늄 독소 주입법, 풍선확장술, 내시경적 근절개술, 복강경수술요법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 투여하면 효과가 점자 떨어진다거나 두통,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보툴리늄 독소 주입법과 풍선 확장술도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조치들은 근본적인 수술 치료법의 성공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고려해야한다.

이 때문에 내시경 또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식도 근육층을 직접 자르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복강경수술은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식도 역류를 방지하는 항역류수술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삼킴 곤란과 위식도 역류 증상을 한꺼번에 다 잡아 장기적인 효과에서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다.

박 교수는 "식도이완불능증은 방치할수록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높으며, 삼킴 곤란과 극심한 역류증상으로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돼 역류성식도염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제대로 된 치료 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