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의사만 할 수 있는 '기본'으로 돌아가자”
“한의사 의료기 사용,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불법의료 피부미용사” 국민피부건강 위협
임이석 회장, “피부미용시장 위협, 직역 파괴‥의료면허 근간 흔드는 행위”
최근 피부과 의사들에게서 고유의 전문 진료영역에 충실하자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풀이하면 이렇다.
점 제거 등 단순치료보다 무좀, 습진, 아토피, 백반증 등 약물투약, 시술이나 수술 등 질환 예방, 검사,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피부과 의사만의 보험진료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진료가 타 업종이나 진료 과와 뒤엉켜 치열한 경쟁에 휩싸여 소모전을 벌여야 하는 피부미용시장(레드오션/red ocean)보다 피부과 의사에겐 보장된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이들에게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하는 한의 계와 이를 허용한 정부, 진료영역을 침범한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은 물론 불법의료행위를 일삼는 피부미용사들까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임이석 회장(사진 上)을 비롯해 임원진(사진 下)은 지난 29일 개최된 춘계학술대회 중에 기자와 만남에서 “이젠 피부과 의사만 할 수 있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한국의 피부과 의료계가 당면한 현안과 심각해진 문제를 하나하나 꼽아가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임 회장과 이상주 학술이사는 “지금의 피부미용시장은 타 직역과 업종, 진료 과가 뒤엉켜 고유영역을 넘어선 불법진료행위가 판치는 것은 물론 무자격자의 의료행위까지 판을 치는 데다 작은 지방도시에까지 몇 개월에 한 개씩 피부과를 표방하는 의원들이 생기는가 하면 서울 같은 큰 도시엔 이미 문을 연 피부과 의원이 있는 한 빌딩에 또 개원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은 물롱 한방병의원까지 피부미용시장에 무더기로 뛰어 들어 과포화상태”라면서 “피부과 개원의로선 운영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공급자는 넘쳐나는 개원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문트레이닝을 받은 피부과 의사만 할 수 있는 '기본 진료'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전문 영역 무좀, 습진, 아토피 등 '보험진료'가 피부미용환자의 시선이나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아 꺼려지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과 의사라면 타 진료 과나 다른 직역에서 적절하지 못한 치료를 받다가 내원한 환자들을 꽤 많이 경험했을 것"이라며 "피부과 의사만의 강점을 버리면 안 된다"면서 수입에 흔들리지 않고 기본 전문 진료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이를 염두, 이번 학술대회 교육프로그램엔 급 발전하는 의료기기와, 새로운 치료기술, 신약 등 차별화된 강의를 마련했다.
이중 피부과 진료에서 ▲양날의 칼 스테로이드 리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피부질환의 진료 노하우 ▲보튬리늄 톡신을 이용한 팔자주름과 하안검의 치료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와 함께 ▲여드름과 색소질환 ▲화장품 마스터 인증제도 ▲손발톱 무좀 치료를 위한 레이저 시술과 여러 최신의 레이저 장비 사용과 이후 결과 ▲리프팅 시술 ▲난치성 색소질환 치료와 레이저 약물 용법 등 차별화된 전문시술정보를 공유했다.
리프팅시술의 경우 레이저와 실, 필러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방법과 사용 후 결과에 깊이 있는 토의를 가졌다.
난치성 색소질환 치료에선 레이저와 약물요법 병용의 노하우, 비만치료와 피부과영역에서는 정맥주사를 통한 영양제 투약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임 회장은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선 질환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며 “피부과에서 하는 기본적인 질환과 약물치료를 강화하는 것이 특정 병원의 쏠림을 막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도 일고 있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조금이라도 줄여 모든 회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좋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의료기기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관계에 있는 한의 계와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피부과의사회는 “한의사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는 것은 곧 국민 건강을 볼모로 딜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 정책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한의협은 국민 건강을 경제적 관점으로 밖에 보지 않고 있다”면서 입장을 바꿔 우리가 한약을 조제하면 한의사들이 먹겠냐? 원론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쓴 소리를 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곧 전문 직역의 영역을 파괴하는 동시에 의사면허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는 게 피부과의사들의 시각이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2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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