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장기탈출증, 경증까지 포함 ‘여성 30~40%’서 발병
예전부터 남모르게 속앓이 하는 여성들 입소문 중엔 “밑이 빠진다”고 불리는 고통스러운 여성골반장기탈출증이란 병이 있다.
이 질환은 복부에 복압이 증가하면서 골반 내 자궁 등 장기와 질이 밖으로 빠져 나와 허리, 골반에 통증과 함께 아래쪽으로 무겁게 당기는 느낌, 요통, 잔뇨 감, 빈뇨, 배뇨와 배변장애를 일으켜 좌변기에 오래 앉아 있어야 겨우 볼일을 볼 수 있거나 보고난 뒤 영 시원치 않은 불쾌한 느낌을 준다.
성생활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골반장기 탈출증이 심해질수록 성교통은 물론 성교 시 요실금까지 나타나 아예 성생활을 기피하는 환자들이 많다.
게다가 앉아 있을 때나 보행 중에 골반장기가 질 밖으로 튀어나와 불편을 준다.
이처럼 별다른 이상증상 없이 빠져 나온 상태라면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악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경우엔 주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1~2기엔 ‘국소 여성호르몬-골반근육 강화요법’
3~4기 이상일 땐 안전한 자궁적출술‥‘유전적 요인’도 경계대상
요즘 비뇨부인과학·부인과내시경학 분야에서 ‘떠오르는 차세대 탈출증·거대 자궁근종 치료의 베테랑여의사로 주목받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사진)을 만나 이 질환의 실체와 치료, 예방법을 알아봤다.
이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은 경증까지 포함해 여성 30~40%에게서 발병한다”며 “내원환자 중엔 이미 어느 정도 증상이 진행된 3, 4기가 약 3~10% 정도 이른다”면서 “초기인 1~2기엔 국소적인 여성호르몬 요법과 골반근육 강화 운동요법으로 어느 정도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이를 넘어선 3,4기 이상일 땐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골반장기탈출증의 병기는 0기서 4기로 분류하며 이중 1~2는 경증, 3-4는 이미 악화된 중증으로 진단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골반장기탈출증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은 무엇일까(?)
이 교수는 복압을 계속 상승시키는 복부비만, 정상 출산을 하더라도 골반 지지 구조물이 약화되는 분만 또는 난산,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생활, 변비, 모계유전 등을 가장 큰 문제로 잡았다.
이와 함께 자궁 절제술을 받았거나 노화, 폐경 등도 증상 악화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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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sacrocolpopexy, 로봇 |
“과체중의 아이를 출산하거나 정상 분만을 하더라도 골반 지지 구조물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환자 자신만 가진 질환으로 착각해 숨겨가며 진료받기를 꺼려하거나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이 질환은 정상 분만여성, 폐경을 거쳐 노년기에 들어가는 50~60대, 난산이나 여러 원인에 의해 30~40대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는 유전적 요인도 경계대상으로 삼았다.
이 교수는 “모계유전인 경우 발병 율이 30% 더 올라간다”면서 “모친이나, 자매 중에 병력이 있었다면 예방법을 유념해 더욱 주의를 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골반 장기 탈출증 유병율과 노화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매 10년마다 유병 율이 30~50% 증가하다가 70세 이후는 정체기(plateau)에 들어선다”면서 “40-59세에서 3기 이상은 1.5%, 2기는 53.4%, 60세 이상 3기 이상 은 12.1% 2기 57.5%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3~4기이면 수술하게 되며 재발 율은 예전까지 합쳐 40%, 최근 수술이후엔 10~30%로 떨어졌다”며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통계에 따르면 40대 후반의 경우 15%가 수술한다. 우리나라여성에게선 유병 율은 높지 않지만 예방이 무엇보다 가장 먼저다. 이를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하며 복부비만으로 생기는 복압증가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평소 쭈그려 앉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은 복압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반장기탈출증 최신 치료법은 ‘두 가지’
‘자궁적출 로봇수술-골반장기 받쳐 주는 자궁경부캡(Pessary) 시술’
골반장기탈출증의 최신 치료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이 교수는 “초기상태인 1~2기엔 국소적인 여성호르몬 치료와 골반근육 강화 운동요법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3,4기 이상일 땐 수술이 원칙”이라며 “자궁적출 로봇수술과 실리콘 보형물 페사리를 질속에 삽입한 뒤 빠져 나온 골반장기를 받쳐 위로 올려놓는 자궁경부캡(Pessary) 시술 두 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페사리는 고령 또는 전신적 상태가 안 좋아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동반된 내과적 질환으로 마취나 수술이 금기 또는 불가능한 환자에 시술한다.
수술은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마취조차 어려웠던 고령의 환자를 약 40분~1시간에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발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98세 최고령 환자의 골반 장기탈출증을 안전하게 수술, 건강하게 퇴원시킨 사례가 있다.
이 교수는 “2세 계획이 있는 30대의 젊은 환자들의 경우 골반 장기탈출증을 앓게 되면 실리콘 링 페사리 시술을 받아 아기를 출산한 뒤 수술하는 게 바른 선택일 수 있으며 이후 2달이 가장 중요하다. 힘든 일을 하거나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수술환경에 ‘변형 가능한 모니터와 수술대 높낮이 조절’
인체공학적인 수술장 고안 ‘첫 국내특허’ 취득
단일공 복강경 통해 ‘거대 자궁근종’ 최첨단 치료
이 교수는 연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골반장기탈출증의 유전적 요인, 미세침습적 골반재건술, 비뇨부인과 로봇수술 등 여러 편의 논문과 초록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연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원인이 되는 복압을 증가시키는 생활형태, 복부비만 예방, 분만 방법 등 고위험여성을 조기에 발견, 2차 예방 유전적 요인을 찾아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자궁내막증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내시경 수술기구 개발과 함께 과거 개복 수술에 맞춰져 있던 불편한 부분을 새로운 수술환경의 변화에 맞도록 개선하기 위해 변형이 가능한 모니터와 수술대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인체공학적인 수술장을 착안, 2013년 국내특허를 낸 바 있다.
이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 여성요실금, 만성외음부 통증 등을 전문 진료하는 골반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로봇수술, 환자의 배꼽 부근에 절개한 하나의 구멍을 통해 시행하는 ‘단일공 복강경’ 무흉터내시경수술을 통해 거대 자궁근종을 최첨단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이밖에 소아와 미성년 클리닉을 열어 여아의 생식기질환, 선천성기형, 생리통 등을 진료하고 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16: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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