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제약 산업 발전과 생존 위해선 R&D 투자를 통한 신약 개발, 우수품질 의약품 생산, 글로벌 제약 시장으로 진출, 리베이트 근절 등은 반드시 제약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26일 제약협회 창립 69주년을 맞아 다음날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 4층 회의실에서 치러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협회가 올 한 해 동안 회원사들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되는 다양한 국내외 활동과 정부의 의약품정책에 합리적인 개선의견을 건의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면서 “이 가운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 있지만, 일부는 아직까지 미흡하다고 느낄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내 제약 산업이 지닌 고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산업, 가치와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PIC/S 가입 후 한국 제약 산업 위상 ‘급상승’
동남아시장서 의약품 공급 입찰 ‘기타 3그룹→1그룹’에 배정
그는 “올해는 국내 제약 산업의 전 세계로 진출에 매우 의미 있는 사안들이 많았다”면서 “지난 7월 식약처가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함으로써 국산 약의 품질과 생산관리능력에 대한 국제적 공인을 이뤄내 한국 제약 산업의 위상이 높아진 점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강조한 사례에 따르면 한국산 의약품이 과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에서 의약품 공급 입찰 당시 가장 낮은 순위 ‘기타 3그룹’에 속했다가 ‘PIC/S 가입국’이 된 뒤 1그룹에 배정돼 상당한 프리미엄을 갖게 됨으로써 얻게 된 구체적 실익이 상당하다는 거다.
국내 개발신약 해외수출 급증 “매우 고무적”
“한국산의약품 세계의 높은 평가에 자긍심 갖게 됐다”
그는 국내 개발신약의 해외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현실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협회장은 “그동안 대통령의 스위스나 이탈리아 국빈방문당시 제약계의 협회장으로서 경제사절, 또는 보건복지부나 식약처와 함께 해외시장개척 활동이나 국제행사에 참석해보면서 한국산의약품에 대한 세계의 높은 평가에 자긍심을 느낀 일이 많았다”며 “외국정부나 제약계가 공인하는 수준 높은 품질과 경쟁력을 정작 국내에선 잘 몰라 무조건 폄하하려드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국내 제약 산업의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11월 18일부터 제약협회와 다국적의약산업협회가 서울에서 공동 주최하는 PAC(Pharmaceutical Associations Conference)은 매우 뜻 깊은 행사”라며 “다국적 사들이 가진 신약개발 전략을 서로 상의, 교류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 “국내 제약계 노력만으론 쉽지 않다”
‘약가나 제약정책’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가능
“하지만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이 국내 제약계의 노력만으론 도출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약가나 제약정책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돕거나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급선회, 개선돼야 가능하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이 회장은 “해외에서 한국의약품시장을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지만 이중 가장 어려운 게 가격문제다. 글로벌 산업으로 커 나가기 위해 정부가 나서 보험정책에만 국한시키려는 규제를 깔끔하게 털어냄으로써 국내 제약 산업이 발전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특단의 정책적인 배려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수출신약의 경우엔 더욱 필요하다”며 현행 약가정책을 겨냥, 쓴 소리를 냈다.
이 회장의 논리를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신약의 성장과 해외수출에 장애가 되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 등을 과감하게 개편, 약가산정을 적절하게 함으로써 제약기업의 장기적 R&D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사례로 미국을 꼽았다.
정부 한국산 신약 價 ‘값싸게 책정’ 수출에 장애
제약계 ‘리베이트 근절-윤리경영 정착’에 온힘
미국의 경우 신약에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두는 반면 우리나라 정부는 감싸야 할 한국산 신약을 값싸게 책정함으로써 가치를 깎아내려 수출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거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국내제약계가 한마음이 돼 리베이트 근절과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수립해나가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리베이트 근절과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윤리헌장과 윤리경영실천강령 제정, 표준내규 제시와 회원사 자율준수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윤리경영 워크숍 개최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불법 리베이트를 한순간에 없앨 수는 없지만 제약사들이 스스로 자제해온데다 처벌이 강화된 쌍벌제와 투 아웃제 등 영향으로 크게 개선돼 이젠 유통 투명성이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음을 확신한다”며 “앞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윤리경영 풍토가 정착되도록 모든 노력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음 달 개최될 APEC 정상회담에서 제약분야 윤리 환경 개선을 위한 자율규약과 실행계획을 제출, 전 회원국 제약 산업에 상대로 윤리경영 강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밖에 제약협회 엄승인 의약품정책실장이 다국적의약산업협회와 공동으로 갖게 될 11월 18~19일 개최하는 제약 산업 공동 컨퍼런스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글로벌 동반 관계’를 소개하는 한편 장우순 보험정책과장이 신약개발·글로벌 진출과 보험약가에 대한 현안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대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9:59:58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