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타임즈 : 영상의학수가 삭감, 병원과 환자에 ‘악영향’

임태환 회장

오주형 조직위원장

최근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한 심포지엄에서 “영상의학 수가가 높다. 이를 줄여 특정과를 살리는데 사용하겠다”며 예고한 무차별적인 수가 삭감이 병원은 물론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여기에다 내년 6월까지 상대가치 개정을 통해 “추가로 PET의 검체까지 인하하겠다”며 공언한 정부의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의 영상의학검사수가체계를 흩뜨려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턱없이 낮은 수가에 시달려오며 불만을 참아왔던 영상의학계를 자극할 것이란 불쾌한 전망치가 나오는가 하면 정부의 추가인하 방침을 빗대 아랫돌(PET의 검체 수가)로 윗돌(특정 과 수가 인상)을 막겠다는 입담까지 나왔다.

대한영상의학회(회장 임태환)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2014년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불만을 쏟아냈다

전체평균 40% 이상 삭감‥“원가도 안 된다”
“영상의학수가 줄여 특정과 살린다(?)” 현실 모른 모난 발언”

행사기간 중에 기자와 만난 임태환 학회장은 이런 정부의 수가조정 움직임에 “그동안 영상의학회는 MRI 30%-40% 낮출 때도 사회적 역할을 다해왔다. 잘 운영되는 PET의 검체 수가는 최소한 그대로 두되 어려운 것은 도와주는 게 올바른 정책으로 안다”면서 “영상의학 수가가 높다. 이를 줄여 특정과를 살리는데 사용하겠다. 상대가치 개정을 통해 인하하겠다는 터무니없는 수가삭감정책을 쏟아냄으로써 영상의학이 축소되고 위축됐을 때 과연 국민건강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힘들여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 영상의학회를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라며 우려 섞인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한영상의학회 오주형 조직위원장은 “정부가 지금의 사정을 파악하지 못한 채 CT, MRI 수가 삭감이 있기 이전의 자료를 근거로 영상의학 수가가 높다고 잘못 발언한 것 같다”면서 “최근 수가 인하소식에 개원 가는 물론 병원조차 영상의학검사비가 원가도 안 돼 언제 터질지 모를 불만을 드러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학회에 따르면 실제 정부는 지난 3년간 CT, MRI수가조정에 나서, 15-25%를 삭감한 데다 선택 진료비 인하에 이어 지난해부터 초음파를 급여화 했다.
또 올해 말부터는 MRI에 대한 급여확대도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평균적으로 영상의학 검사는 약 40%, 초음파의 경우 무려 60%까지 삭감, 원가에 못 미치는 저 수가로 비용문제에 봉착한 의료기관의 CT, MRI 장비노후화를 야기 시키며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진료왜곡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노후 영상장비를 계속 사용하게 함으로써 진단에 오류가 생기게 하거나 방사선 피폭 량이 높아지게 해 피해가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한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임 회장과 오 조직위원장은 “이러한 사실을 모를 리가 없는 정부가 검체와 영상수가를 추가 인하한 재원으로 수술 처치 수가를 올린다는 것은 너무 공정하지 못하다”며 “정확한 사실을 기초로 한 판단과 적절한 행위보상을 잣대로 풀어나가야 하는 것을 정치적인 차원에서 새로 개정되는 상대가치를 통해 일방적으로 내년 6월까지 수가를 삭감하겠다는 것은 절대로 안 되며 있어선 더욱 안 된다는 것이 영상의학회의 바램”이라고 밝혔다.

영상의학 검사 왜 중요한가?
내 외과에 ‘정확한 치료방향’ 제시‥‘최적의 치료→건보재정 보전’

이처럼 왜 영상의학 검사가 중요할까?

청진기대신 영상으로 진단하는 시대인데다 의료의 패러다임이 조기진단과 치료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내외과를 비롯한 모든 임상진료과정에서 환자에게 올바른 진료를 하기 위해 필수과정이어서 영상의학검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즉 신속하고 정확한 영상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결국 전체 건보보건의료재정의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거다.

반대로 영상의학 검사의 축소는 의사나 환자에게서 최적의 치료방법을 받을 기회를 앗아갈 수 있는데다 보건재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학회의 중론이다.

학회는 “영상의학 검사의 수입이 단순히 영상의학과의 몫이 아니라 병원 전체의 수입이기 때문에 누적된 영상의학 검사 수가 삭감은 곧 병원의 실질적인 경영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실제 개원가의 경우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번져 심각한 경영난으로 폐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영상의학 개원가가 폐업하면 이와 연계된 1, 2차병의원의 기본 진단, 검사 역할은 지체될 수밖에 없게 돼 1차 진료 기능의 활성화를 절대 기대할 수 없으며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검체나 영상수가 낮춘 재원
다른 처치나 수술수가 올려주는 방식은
또 다른 진료왜곡 초래”

이번의 경우 PET CT의 보험급여 산정기준이 강화되면서 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 결정했다고 하지만 영상의학회는 참여한 바 없어 전문학회의 의견반영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있다는 게 학회의 전언이다.

임 회장과 오 조직위원장은 “산정기준결정엔 핵의학뿐 아니라 영상의학회 입장의 근거중심 데이터를 기초한 적절한 인정기준의 적립이 필요하다”면서 “더 좀 더 나은 진료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오히려 선정기준을 완화하는 쪽으로 선회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학회는 새로 개정되는 산정기준 상대가치에 변화가 오기까지 과정에서 당시 오갔던 추측이나 의견을 공개했다.

임 회장은 “상대가치수가는 기본적으로 의사 업무량과 이외에 지적 진료비용을 포함한 적절한 진료 원가에 대한 판단과 보장차원에서 상대가치수가를 평가하는 게 맞다. 일부 진료 임상내과 계열 쪽에서 수가가 낮다는 것에 비례해 영상 수가가 높지 않았었나(?) 추측하는 정부의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보험급여수가는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괘는 한정된 재정 안에서 검체나 영상수가를 낮춘 재원으로 다른 처치나 수술수가를 올려주는 방식은 또 다른 진료왜곡을 초래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보험재정 확대 없이 한정된 재원 안에서 일부 진료 행위를 높이고 낮추는 행위는 곧 또 다른 외곡을 초래해 궁극적으로는 또 다른 특정 과로 번져 재발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학회의 판단이다.

임 회장은“최근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수가재조정작업의 자료들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무엇보다 영상의학 검사에 대한 역할축소가 의료계와 환자에 미칠 파장이 어느 정도나 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